대학생이 바라보는 최저수준의 정치신뢰도
대학생이 바라보는 최저수준의 정치신뢰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1.2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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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구/함안군 함안면 예비군면대장

지난 1.18일 2.1 지속가능연구소와 대학생언론협동조합 YeSS가 작년 11월 현대리서치 등에 의뢰하여 나온 설문결과(전국 130개 대학의 대학생 2천 3백 명)를 보면, 정치계를 바라보는 신뢰도(信賴度) 시각이 매우 충격적이다. 비극의 차원을 넘어 불신의 대명사로 부상했다. 이런 결과는 정치계에 던져진 발등의 불이다. 옛 말에 백성의 마음을 얻어야 나라를 얻을 수 있고,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나라를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가장 신뢰도가 높은 대상은 가족(95.8%), 친구(88.1%)로 1,2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는 국제기구(38.1%), 병원(33.3%), 학교(26.6%), 법원(20.7%), 시민단체(19.4%) 순이다. 그리고 신문(17.3%), 라디오(17.2%), TV(14.0%)가 뒤를 이었고, 특히 정부기관 중 경찰(15.5%)이 검찰(12.9%) 보다 다소 높게 나왔다.
10% 이하의 신뢰도가 낮은 부류는 처음 만나는 사람이 8.4%, 외국인이 8.3%, 기업이 7.7%,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7.6%, 국회가 4.8%, 정치인이 2.6% 순이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상위권과 중위권 대상사이의 신뢰도 차이가 너무 크다. 즉, 가족 친구가 88%이상의 신뢰도를 보이는 반면, 3위인 국제기구는 38.1%로 신뢰도 차이가 무려 50%이다. 역설적으로 이것은 대학생들이 믿고 기댈 수 있는 대상이 가족과 친구로 대상이 좁혀진 것은 그만큼 대한민국에서 신뢰할 수 있는, 믿음이 가는 대상이 없다는 뜻이다.
사실 이런 결과는 젊은 꿈과 패기로 무장한 대학생들의 머리속에 세상에 대한 믿음보다 가족, 친구에 대한 믿음이 더 강한 것은 우리 대학생들이 경쟁적인 학교생활에 치중하다보니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좁고, 사회분위기 전체가 너무 각박하고 그만큼 여유가 없다는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다. 바꾸어 보면, 사회진출의 대기자로 사회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아직 성숙되지 못한 단면이 잠재되어 있는 것 같다.
특히 신뢰도가 가장 낮은 집단 중 처음만나는 사람(8.4%)이나 외국사람(8.3%)들 보다 국회(4.8%)와 정치인(2.6%)에 대한 불신이 너무 크다. 기성세대와 같이 대학생들에게 조차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결과를 보고 정치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반성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사소하지만 이런 정치계에 대한 불신을 해결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결국 쇠퇴하고, 개인과 국가의 비극이 시작될 것이다.
아직도 가족과 친구만 찾는 유아기적(幼兒期的) 사고를 갖고 있는 대학생들의 설문결과를 보면서, 이제는 기성세대와 사회가 대학생들에게 신뢰의 희망을 주어야 한다. 가족에서 친구로, 친구에서 사회로 나가기 일보 직전의 대학생들이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온통 불확실성이고, 마치 구름 속 안개 같다. 이러한 장애물을 해소하는데 사회의 표상인 정치계가 앞장서기를 기대해본다. 무엇보다 신뢰도 꼴찌의 불명예를 제거해야 한다. 정치란 비정상을 정상화시키는 것(政者正也)이기 때문이다.
대학생들의 가슴에 신뢰가 넘치는 대한민국, 희망이 꽃피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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