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 시대, 산청에 한방휴양명소를
백세 시대, 산청에 한방휴양명소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1.2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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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인숙/진주보건대학교 관광과 교수

의료복지의 혜택이 백세까지 사는 일명 Homo Hundred시대를 열었다. 다양한 복지혜택으로 오래 사는 것은 가능한데 중요한 문제는 신체건강이 얼마나 유지되는가이다. 전 국민의 신체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의무적으로 하도록 권장해오고 있다. 건강을 잃고 고치려는 비용보다는 건강 유지에 드는 비용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또한 노령으로 인해 치매 등 각종 신체, 정신적 질환대상자는 장기노인요양보험 심사를 거쳐 혜택을 받도록 제도적으로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그런 제도에도 틈새가 있다.

작년 가을 구순을 넘기신 시어머니가 돌아가셨고, 동갑이신 시아버지는 종기가 생겨 수술을 받으셨다. 경과가 좋아 한달 정도 입원 치료하니 퇴원을 앞두게 되었다. 지리산 자락에 있는 집으로 혼자 보내는 것이 염려되어 겨울동안 입원을 더 희망하였지만 일반 병원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는 수 없이 진주 인근의 요양병원을 알아보러 다녔지만 정신적, 신체적으로 건강하신 분에게는 휴양 장소가 아니었다. 그래도 다른 대안이 없어 요양병원 입원을 권해드렸으나 결국 내 집이 편하다는 이유로 지금도 혼자 거주하고 계신다. 92세 건강한 독거노인인 셈이다.

나에게 닥친 일이다 보니, 노인들 보호문제에 대한 틈새가 보였다. 시골에 혼자 계신 구순 어른이 염려스러워 정기적인 돌봄 서비스를 알아보았지만 파킨슨이나 치매와 같이 정신적인 건강에 문제가 있어야 장기요양보험 대상자가 되기 때문에 해당되지 않았다. 단지 독거노인 서비스가 가능한데, 말동무가 되어드리는 정도라고 하였다.

연령으로는 구순이 넘었지만 표면적으로 보았을 때 거동이 자유롭고 정신적으로도 건강한 분들은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을 이용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보호자 입장에서 원하는 것은 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개인 비용을 들여 추운 겨울동안 한 달 내지 두 달을 휴양차 입원할 곳을 찾아 비슷한 연배 어르신들과 거주하며 쉬는 것이었다. 워낙 시골이라 도우미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자녀 집으로 모시기에는 낮에 우두커니 혼자 계시는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함양, 산청 인근에 그런 틈새를 메꿀 수 있는 시설이 있다면 주변 지역 노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이미지에 맞는 수익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산청은 지리산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국내산 약초를 선별하여 한방축제, 약초축제를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2013년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가 45일 동안 열렸을 때 우리 대학에서 학생들이 도우미로 참가한 적이 있다. 도우미 인솔자로 엑스포에 가보니 몸에 좋은 다양한 정보들이 있었고, 국내산 약초를 구매할 수도 있었다. 남녀노소 많은 방문객들이 있었지만 특히 노인 단체들이 아침 일찍부터 방문하여 체험하는 것을 보았다.

해마다 일주일 정도 기간으로 산청에서는 약초축제를 열고 있다. 그런데 그런 축제는 일 년에 며칠만 이루어지는 이벤트이며, 관광수익의 가장 이상적인 계획은 바로 지속성인 점을 고려해볼 때 한방휴양지를 운영한다면 일거양득의 이익을 지역에 가져다 줄 거라고 본다.

아픈 노인들을 위한 요양병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현재는 아프지 않아도 앞으로 아플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휴양 장소가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본다. 그 이유는 수명이 길어지면서 건강한 노년을 보내고 싶은 요구가 높아질 것이고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려는 필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산청의 이미지에 맞는 한방처방과 명상 등 다양한 정신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가미한다면 중장년층까지도 고객으로 유입시킬 수 있을 것이다.

복지정책이 보완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모든 대상자들을 고루 만족시켜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와 같이 틈새에 있는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된다면 그것이 제도를 보완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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