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산악회 합천 매화산 송년산행기
즐겨찾기 산악회 합천 매화산 송년산행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1.29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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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 기암괴석 가야산 만물상 한눈에

▲ 정수만

진주즐겨찾기산악회 회원
(하이트진로 특판 창원지점장)

2014년 마지막달 12월이다. 마지막은 뭐든 먹먹한 느낌이다. 하지만 시작도 끝도 없는 것이 시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시간이라는 틀에서 구속 받으며 살고 있기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적응된 것 뿐이라는 거? 나는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반복이라 생각한다.

자전과 공전에 의해 밤과낮 사계절이 생기고 그 굴레에서 생과 사 생성과 소멸이 자연적,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현상이 무한 반복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우주의 규칙속에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사는 우리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뤄지는 소소한 일상생활, 그속에서 아둥바둥 힘들게 고생하는 것은 미생인 바로 우리, 조그마한 기쁨을 보람과 낙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 될 수 있는 한 적은 없어야 하지 아니한가? 다들 잘 지냅시다.

12월 이번 산행지는 매화산이다. 매화산(1,010m)은 가야산 국립공원 내에 있는 아름다움이 함축돼 있는 수려한 산이다. 산의 규모는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하며 기암괴석이 줄을 서서 우리를 맞이하는 가야산 만물상의 축소판이라는 것이 적당한 표현일 듯하다.

날씨는 완전 쾌청한 상태는 아니지만 포근하며 산에 오르기 딱 좋은 날씨다.

연말산행이라는 특성으로 진주에서 가까운 거리이며 산행시작 지점의 고도가 높아 전반적으로는 높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부담없는 산이다 .

오늘 산행길이는 총 5km정도며 시간상으로는 3시간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이젠 본격적인 산행이다. 산행 초입지는 청량사다. 우리나라의 절중에는 어느 정도의 규모와 역사를 지닌 절이라면 유명인사나 고승이 관련되지 않은 절이 없을 정도로 네임마켓팅과 전설을 제대로 잘 활용해 오고 있는 듯 하다. 이 절도 해인사보다 먼저 창건됐다하고 최치원이 즐겨찾던 곳이라 한다.

하지만 예전의 내 기억으로는 중간중간 개보수를 많이 해서인지 그렇게 역사성도 보이지 않았고 주변의 입방아에도 자주 오르내리지 않아 유명해 보이지도 않았고 그래서 굳이 다시 보려하지 않았다. 청량사 왼편으로 나 있는 등산로를 따라 완만하면서 경사진 길을 쭉 따라오른다.

1차 목적지인 전망대까지 힘껏 나아간다. 약 1km의 거리다. 처음부터 그리 힘든 코스는 아니지만 전망대를 오르는 능선을 300-400m 앞두고는 경사가 45~50도 정도로 꽤 가파르다.

매화산 전 구간을 걸쳐 이구간이 제일 난코스일 듯하다. 여기저기서 중간중간 쉬엄쉬엄하는 것으로 오르는 속도는 꽤 느리다. 제일 까다로운 코스를 무난히 통과하고 새로운 산행의 시작점인 능선에 걸쳤다. 여기에 모여 한숨 쉬어 가는 코스로 물과 과일로 목을 축이고 기운을 챙기며 가벼운 담소로 가뿐 숨을 고른다. 중간중간 음담패설과 유머러스한 말로 산을 오르는 일행들에게 힘과 용기를 전해주던 과유행님은 사천케이프 회원들과 어디로 사라졌는지 흔적이 없다.

선두산행으로 우리와는 거리차가 꽤 있는 듯 하다. 욕을 해도 욕같이 들리지 않고 야한 농을 해도 성적 희롱이라 여겨지지 않고 그저 일상인 듯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릴 수 있게 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

그러면서 주변을 부드럽게 만들고 자연스레 융화를 만들어 내는 사람. 나는 이런 사람이 참 부럽다. 이러한 사람은 분명 능력자다.

하지만 조심해야 함다~과유행님~모든사람이 나와 같은 생각은 아니니~

이제 능선을 출발해 제일봉을 향해 나아간다. 완만하다. 100여m를 더 오르니 전망대다. 이 전망대에 서면 가슴이 터이고 열린다는 표현이 딱 맞을듯 하다.

이 전망대에는 가야산 정상에서 그 아래와 주변을 조망하는 것도 나름 장관이라 할수 있으나 여기서가야산 전체를 조망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다는 생각이다.

차경(借景) -경치나 풍경을 빌리다. 옛 어르신들 특히 양반이나 선비들이 경치 좋은 곳에 별채나 정자를 짓고 시 한수와 여유가 생각나는 특별한자연과 더불어 좋아하는 벗들과 함께 할 때 바로 필요한 것이 술과 차경이라!! 풍류를 아는 어르신들의 멋과 흥이 차경이라는 단어에 함축돼 있듯이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가야산은 그 어디와도 견줄데 없는 차경이 아닌가 싶다.

가야산 정상인 우두봉과 칠불봉을 중심으로 사다리꼴로 펼쳐진 가야산 국립공원 전망이 한눈에 들어오고 왼편 끝자락의 해인사와 여러 암자 그리고 정중앙 오른편 속에 숨겨진 만물상군상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오늘은 약간 흐리고 겨울인 탓에 눈에 확 띄는 조망은 없지만 4~5월쯤 쾌청한 날씨에 푸른색감으로 가득찬 가야산 전체를 조망하는 상상을 해보라. 장담컨대 이 자리를 떠난다는 것은 보물을 한아름 안고 있는 사랑하는 여인을 버리고 간다고 여겨질 정도로 어려운 일일 것이다.

여기저기 구석구석 내가 알고 있는 가야산의 속살들을 파헤치려 기억과 상상력을 총동원해 본다. 기념사진을 찍는 회원님들과 타지역에서 온 산벗들로 요란하다. 올 한해 멀리하고 싶은 기억들을 넓은 마음으로 다 받아줄 듯한 가야산과 해인사에 던져버리고 홀가분하게 다음코스로 산행을 이어간다. 얼마를 더 올라가니 본격적인 매화산을 알리는 솟을 대문같은 바위기둥 두쪽이 우리를 맞을 공간을 비워둔 채로 두팔을 벌린 듯 하늘높이 치솟아 있다. 한쪽은 이층바위로 여기를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최고를 외치는 듯하다.

위쪽으로 일자형으로 줄지어 있는 이 산 규모로는 가제트 형사처럼 호리호리 하지만 속은 뽀빠이처럼 알차다. 일렬로 쭉 뻗은 등산로는 기암괴석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고 암벽을 타거나 암벽사이로 철사다리나 철길이 만들어져 있어 산행하기에는 어렵지는 않다. 역시 국립공원이라는 딱지는 대단한 것이다.

매화산의 중심인 암벽과 기암괴석을 이어주고 걸어주는 아슬아슬한 대공사가 없었다면 어찌 이런 풍광과 혜택을 즐길 수가 있었겠는가? 주변의 기암괴석은 이름을 붙이는 데로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가야산 만물상과 형제지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한 이 산.그 안에서 왕관바위, 주먹바위, 미어캣 등 각종 상상의 나래를 펴는 갖가지의 바위들이 산을 오르는 재미를 한층 북돋워 주고 있다.

철사다리와 바위를 올라갔다 내려갔다. 평평한 철다리를 지나면 서주변의 풍광을 감상하고 지나온 길을 내려다보면서 올해의 마지막이라는 12월 자락을 떨궈 남산 제일봉에 점차 가깝게 다가가면서 찬바람과 낮은 온도를 느끼며 녹다만 눈의 곱지않은 심보로 뺀질뺀질한 살얼음과 땡땡히 굳은 얼음은 암벽을 오르는 우리를 긴장하게 한다. 전망대에서 시작된 본격적인 매화산 능선산행은 남산 제일봉까지 1.5km의 길이로 그리 긴 거리는 아니지만 스릴과 긴장의 연속이다. 최후의 고지 남산제일봉을 점령하기 위해서는 한발짝 후퇴하는 과정이 필요한 약간의 경사진 내리막을 한참을 쭉 내려간다. 그러면서 까마득 한철계단이 우리 앞에 버티면서 위세를 부리고 있다. 마지막 고비인 남산제일봉 철계단이다. 숨소리 헉헉대며 철계단을 오르는데 한발짝 디딜때마다 그 만큼의 신세계를 보는듯하다. 가야산만 바라보던 우리들에게 멀리 비슬산과 화왕산이 구름위로 나열돼 있고 그리고 팔공산으로 추측되어지는 산이 그 윤곽을 드러내면서 나의 눈은 더 크고 장대한 또 다른 산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 사진제공/한국의 산하

헐떡거리며 정상으로 오르는데 조나단회장은 정상으로 오르는 회원들에게 사진을 찍어 주고 있다.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은 참으로 넓다. 비슬산, 화왕산, 팔공산뿐만 아니라 거창의 우두산, 기백산, 금원산 합천의 오도산의 산세가 그대로 드러나고 특히나 남덕유와 북덕유를 새하얗게 만들어 놓은 일직선상의 종주산세는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하고 탄성을 만들어 내고 있다. 덕유산 종주구간 전체를 한눈에 조망하기란 쉽지가 않은데 여기에서 그 전체를 선명하게 조망할 줄이야!!! 남덕유산, 삿갓봉, 무룡산, 동엽령, 중봉, 향적봉 나하나를 내 눈속에 집어넣고 내기억이 필요할 때 꺼집어 낼 수 있도록 되새김하면서 오늘의 이 황홀한 순간을 간직하려 한다. 이제 밥먹을 시간이다. 쓰고문과 일행은 남산 제일봉을 지나 하산길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는 무전이다.

조회장과 우리일행 몇명도 하산길에 들어서 적절한 장소를 물색해 용이, 행복남, 볼매, 고웨스트, 조나단, 짱아, 씽씽이, 애니 등과 같이 둘러앉아 맛나게 점심식사를 마쳤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얼마 내려오지 않아 과유불급. 코코아찌. 키드 등 사천케이프회원들과 다시 합류하게 됐다. 이때부터 과유행님의 능력은 다시 발휘돼 내려오는 동안 줄곧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하였다.줄곧 우리의 귀를 즐겁게 했다. 내려가는 길은 힘든 코스는 아니다.

살방살방 내려가는 코스는 2.5km정도 되는 코스로 한시간 정도면 충분할 거라 생각된다.

하지만 하산길은 응달구간이 많이 있고 그전에 내린 눈으로 얼음이 얼어있고 또 얼음위에 나무잎으로 덮여 있어 조심해야 했다. 올라올 때 눈과 얼음에 대해 큰 어려움은 없었기에 아이젠 착용은 전혀 생각지도 않았다. 평탄한 길이고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돼 그대로 내려가는데 여기저기서 미끄러지는 장면이 연출되면서 엉덩방아를 찧는 극도의 긴장감과 무게 중심을 잡으려 노력하면서 내려오니 시간은 조금 지체된 듯하다.

금월 산행지의 종착지인 해인사주차장으로 하산완료한 시간은 약 2시반쯤 3시쯤에 오늘의 하이라이트 연말송년회겸 하산 식사하러 가는 시간이다. 장소는 삼가의 유명한 한우고기집이다.

이날은 즐겨찾기 집행부가 울회원들을 대상으로 시원하면서도 통크게 쏜 날이다. 4인분 기준으로 나온 한우고기는 넉넉한 양과 맛있는 질감으로 우리모두를 만족시켰다. 고기맛도 맛이었지만 오랜만에 모인 회원들과 같이해 더 뜻 깊은 자리가 아니었나 한다.

코코아찌, 과유불급, 키드, 용이, 발목이 안좋았던 애니 등등 모처럼 울 산악회의 신구회원 화합의 장이 됐던 흐뭇한 자리였다.그리고 산행인원이 모자라 힘들어할때 사천케이프산악회와 연락해 총 9명의 지원산행을 성사시킨 랄드의 도움도 컸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렇게해 2014년 산행은 마감됐다.
 

 


1월-추월산. 2월-경주남산, 3월-남해 호구산 시산제, 4월-비슬산, 5월-여수금오도, 6월-기백산, 7월-남원구룡계곡, 8월-덕유산삿갓봉, 9월-마이산, 10월-주왕산, 11월-조계산, 12월-매화산, 즐겨찾기산악회의 무궁무진한 발전을 항상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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