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는 탐욕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부자는 탐욕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2.0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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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오늘은 24절기 중 첫째 절기로 새봄을 시작하는 입춘일이다. 그동안 집안 곳곳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같은 입춘첩(立春帖)을 써서 입춘시간인 오후12시58분에 붙이고, ‘용(龍)’자나 ‘호(虎)’자를 써서 대문에도 붙여보자.


옛날에는 입춘 날 여주인이 소복을 하고 지신(地神)신에게 삼배를 올린 후 보리를 뽑아보아 뿌리가 세 가닥이면 풍년, 두 가닥이면 평년, 한 가닥이면 흉년이 든다고 믿었다.

그리고 입춘 날, 삼재(三災)풀이를 하는 전통을 불가에서는 지금도 이어가고 있다.

금년은 돼지, 토끼, 양띠가 날 삼재며, 삼재자의 속옷에 ‘삼재팔난(三災八難)’이라 쓰고 부처님께 기도 후 속옷을 불태운다. 충청도에서는 이날 보리밥을 먹으면 좋다하여 보리밥을 해 먹는 풍습이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져가고 있다. 새해 새 출발을 하면서 우리는 나눔의 생활을 다짐하여야한다. “조심하여라. 네 형제가 잘못을 저지르거든 꾸짖고 뉘우치거든 용서해 주어라.”-신약성서-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믿음의 사회로 나아가자.

세상은 정직한 사람들이 살아남아 번영시킨다. 등겨 먹던 개는 들키고 쌀 먹던 개는 안 들킨다했지만, 자신이 지은 죄는 남 주지 안 는다. 고위층들의 부정비리는 가장 큰 죄악이다.

우리사회에는 뻔뻔하기가 구멍 난 양푼이 같고, 비단 보자기에 개똥같은 고위층들이 많다. 빨리 먹은 콩밥 똥 눌 때 보자는 말이 있다. 그들의 도덕성과 이성에 얽힌 사생활이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지자무위(智者無爲)어 늘 우인자박(愚人自縛)이로다, 지혜로운 자는 함이 없거늘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얽매이도다.”

지혜로우면 자유스러운 삶을 살고, 어리석으면 자신을 구속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고위층이란사람들이 오뉴월 쉬파리 찜 쪄 먹듯 탐욕스럽게 살다가 검찰수사가 시작되면 비 오는 날 수탉골몰로, 아주간단하게 자살로 인생을 끝장내버린 경우를 보면 밥맛이 떨어진다. 만사무석(萬死無惜)이라, 중죄를 지어 만 번 죽어도 아까울 것은 없지만, 빛 좋은 개살구들이 고층건물에서 뛰어내리고, 목을 매고, 한강에 투신하고, 돼지처럼 묶여서 감옥으로 끌려가는 꼴이 국민정서를 망쳐놓는다. 이럴 땐 부정을 한 본인도 자신이 미웠을 것이다.

잠이 들었을 때는 자고 있는 줄을 모른다. 아! 잠을 잤구나! 느끼면 이미 잠에서 깬 상태가 된다. 아 차하는 일 없도록 공과 사를 정확하게 구분하라. 근무시간에 술 먹고, 목욕, 이발, 운동하면 직무유기며, 근무이탈이다. 공금으로 밥 먹고, 물건 사면 공금횡령이다.

좋은 버릇 길러 품행을 단정히 해도 모자란 판에 과부 집 문고리 빼어 들고, 엿장수 부른 격이로다. 봉급자가 봉급 외에 받은 돈은 대부분 부정한 돈이다. 부정한 방법으로 얻은 부(富)는 무(無)로 돌아가고, 곧바로 손해로 연결된다. 인생이 불노불사(不老不死)라면 생명의 가치가 소중하지 않다. 건강하면 병든 때를 알지 못하고, 젊어서는 늙음이 무엇인줄 모른다. 진실은 반드시 드러나고, 질그릇은 모두 깨지며, 공직자는 언젠가는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있을 때 잘하라. 부자는 탐욕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생명도 마지막은 죽음으로 끝날 수밖에 없으니, 인간에게 주어진 양심과 이성만은 잃지 말아야한다.

우리는 성자처럼 행동할 수도 있고, 돼지처럼 행동할 수도 있다. 순간순간마다 성자처럼 판단하면 고층건물에서 뛰어내리고, 목을 매거나, 한강에 투신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시는 비리로 인한 자살이나 쇠고랑차고 감옥이란 돼지우리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사람이 없도록 하자.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올바른 선택을 하여 바른 길로만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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