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은 일은 오뉴월에도 손이 시린 것이다
하기 싫은 일은 오뉴월에도 손이 시린 것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3.1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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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한라산이 금덩어리라도 쓸 놈 없으면 무용지물이듯, 진리의 가르침도 배워서 실생활에 적용해야만 진가를 발휘한다. 탐욕이 우리를 고통의 바다로 밀어 넣고 있다.

남의 것 부러워하기 전에, 내가 갖고 있는 것의 소중함부터 알아야한다. 늘 부족한 마음으로 살면 행복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앞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과 지금 누리고 있는 자리에 감사부터하자. 행복하게 살줄 아는 사람만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배고프면 밥 먹으면 된다. 짜증내지 말라. 폭넓은 인생이 되어보자. 우리에게 가장 급한 문제는 평화로운 가정건설이다. 지금은 대부분 맞벌이 부부다. 서로 직장 일에 전력도록 배려 해줘보자. 직장인은 직장에서 성공해야만 경제적 안정과 명예로운 가정을 이룰 수 있다.
해장술을 마시면 온종일 정신이 맑지 못하고, 안 맞는 신은 그 신이 헤질 때까지 발에 고통을 주며, 성품이 좋지 못한 사람을 배우자로 두면 평생을 고생하게 된다.

부부는 서로가 배우자를 튼튼한 기둥으로 키워낼 의무가 있다. 상대가 힘들다할 때 “나도 호강한 몸 아니다. 나는 더 힘 든다”며 반박하지 말라. 직장에서 가로 뛰고, 세로 뛰며 버티고 있는 상대를 안타깝게 보고, 발이라도 씻겨주면 피로가 확 풀리고 살맛이 나 더욱 신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억지로는 씻겨주지 말라. 하기 싫은 일은 오뉴월에도 손이 시린 것이다.
잠시 성현의 말씀에 귀 기우려보자. 말에는 생명을 ‘살리는 말’과 ‘죽이는 말’이 있다.

어떤 말을 사용하느냐는 각자 자유지만, 하늘이 만든 화는 피할 수 있어도 자신이 만든 화는 피할 수 없어 결과는 반드시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세족식은 ‘살린다’는 뜻이자, 가장 낮은 자리를 ‘섬기는’ 일이다. 교황께서는 처음 보는 사람발도 닦아주고 입맞춤해 주는데, 우린 왜 내 배우자의 발도 못 씻어준단 말인가. 이런 것을 보고 배워 실천에 옮기는 사람에게 행복한 가정을 이룰 자격이 주어진다. 하루 물림이 열흘 간다하였다.

퇴근한 배우자의 발 씻겨주는 것 미루지 말고 꼭 실천해보라. 행복을 모른 사람에게는 불행만이 점점 가까이 오게 된다. 한번 벼르지 말고, 열 번 치라는 말이 있다.
그래 보자며 미루지만 말고, 실제 행동으로 옮겨보라. 대우받는 배우자는 신나게 일한다.

대우받지 못한 배우자는 의기소침하고 항상 불만이다. 우리의 삶이 흔들리고 재미없는 것은 내가 왜 살아야하고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삶의 존재 이유를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전투적이 되어 여차하면 부딪치고, 걸핏하면 폭발한다. 이 얼마나 살벌한 삶인가.
언제까지 그렇게 살 수는 없다. 나만 힘들고 고통스럽게 산다는 생각부터 버려야한다.
사람은 누구나 다 힘들게 살고 있다.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한 사람 눈빛은 섬뜩하다.
불평과 분노로 꽉차있어 누구라도 걸리기만 해보라는 난폭성을 지니고 있기에 사는 것 자체가 지옥이다. 그래서 매사 트집만 잡는다. 직장에서도 봉급은 괜찮은데 인간대접을 안 한다거나 상사가 꼴 보기 싫다며, 끝없는 핑계로, 열심히 하지 않는 이유만 늘어놓으며, 네 탓, 주변 탓, 여건 탓만 하게 된다. 그러면서 세월은 가고, 자식은 크고, 나이만 먹게 된다.

하늘도 한 귀퉁이부터 개인법이다. 어떤 일도 한꺼번에 해결되지는 않는다.
가화만사성이다. 평화로운 가정건설을 위해 다시 시작해보자. 육신의 눈이 아무리 멀쩡해도 마음의 눈이 닫혀있으면 세상 보는 눈이 깜깜하다. 사람은 한 몸에 두 지게를 질 수 없다. 서로 내 배우자가 마음의 눈을 뜰 수 있도록 격려하고 토닥거려주며 이끌어 나가자.
마음의 눈이 감긴 장님들 속에서 크게 눈을 떠 튼튼하고 단단한 기둥이 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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