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봉산에 대한 진주시민의 책무(責務 )
비봉산에 대한 진주시민의 책무(責務 )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3.1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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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주/환경부 환경교육홍보단ㆍ경남환경연구원장

지난번 ‘진주의 진산 비봉산의 상흔(傷痕)’ 기고 이후 많은 분들의 큰 관심과 격려를 받았다. 그럼에도 진주 8경 ‘비봉산의 봄’은 여전히 안타깝기만 하다.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선인들의 진주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자 진주의 형승을 “시내와 산의 경치가 영남제일이요, 큰 산과 큰 강이 있어 인물이 많고, 동방지육해(東方之陸海)라고 부를 만큼 수산(水産)과 토산(土産)으로 나라에 바치는 물산이 영남 여러 주의 절반이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비봉산은 북쪽에 멈춰 있고, 망진산은 남쪽에서 공손히 절한다. 이 두 산 사이에 긴 강이 흐르는데 동서의 여러 산이 구불구불 사방을 둘러섰다”고 지형을 언급하고 있다. 한편 산천조에서는 진주읍 터전을 이루는 산줄기는“덕유산의 한 맥이 동으로 달려 의령 자굴산이 되고, 자굴산이 서쪽으로 구부러져 집현산(集賢山)이 되었고, 진산 비봉산(飛鳳山)은 집현산이 남으로 내려온 것”이라 하였다. 즉 진주목의 진산은 비봉산인데, 비봉산-집현산-자굴산-덕유산까지 백두대간이 이어온 맥(脈)을 기술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비봉산은 진주의 인물을 낳고 키웠으며 진주의 풍요를 지켜온 산이라 선조들이 예우하고 아껴왔다. 하지만 지금은 개인 지주들로 인하여 잠식되고 파헤쳐져 “봉황전설의 도시”진주의 진산임이 무색할 정도이다. 예부터 흥성하던 시대에는 숲을 잘 기르고 벌목을 엄금하여 산천의 비호와 맑은 기운이 고을에 모였고, 인재가 무성하고 재상이 배출된 것이 어찌 신령한 산 기운의 효험이 아니겠는가. ‘숲이 없어지면 고을이 망하고, 누각이 높으면 고을이 망한다.’하였는데 세월이 지나 금기가 해이해지고 숲을 지키지 못하게 되면서 진주는 인물도 줄게 되었다는 지적이 있다.

“많은 것을 받는 사람은 많은 책무가 요구된다” 미국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가 1961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한 말이다. 즉 기회의 나라인 미국에서 받은 혜택만큼 봉사와 책무를 요구하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프랑스어로 ‘고귀한 신분(귀족)’이라는 노블레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가 합해진 단어로서 ‘높은 사회적 신분(진주시민)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한다. 즉 봉황이 깃든 비봉산의 덕분으로 함께 살아가는 진주시민으로서 비봉산을 지켜야 할 의무가 따른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비봉산에 대한 도덕적 의무를 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진주시장을 비롯한 국회의원 등 위정자들은 지역출신 인사들과 협의하여 비봉산 생태 숲 복원을 위한 예산확보를 서둘러야 한다. 진주시는 지난 5일 미국 텍사스주 리오그란데 밸리 히달고시에서 열린 ‘2015 보더페스트’(국경 축제)에 한국 축제를 대표해 참가해 현지인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하며 큰 호응을 얻었으며, 10일 에는 중국 쓰촨성 쯔공시 등축제 현장을 찾아 쯔공시 관계자와 양국 등축제의 교류 등에 관해 환담하는 등 ‘남강유등축제의 글로벌’화를 위해 노력을 하고 있듯이 ‘비봉산 생태숲 조성’예산확보를 위한 노력 또한 서둘러야 한다.

비봉산 언덕길은 숲길을 걸어서 느낄 수 있는 힐링체감이 아니라 콘크리트 포장으로 인한 스트레스 체감의 길이 되어 있다. 산림녹지 담당공무원은 탁상행정을 집행할 것이 아니라 포장된 농로 걷어내는 ‘신새마을 일꾼’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설치된 불법 건축물을 철거하고 훼손된 지역은 복구시켜 놓아야 한다. 비봉산 자락에서 경작을 하고 있는 지주들은 생계를 위한 경작이 아니라면 토지가의 보상을 통한 기부를 하여 비봉산 본래의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협조가 되어야 한다. 언론방송 또한 가려진 비봉산 전면만을 보도할 것이 아니라 콘크리트와 불법구조물 방치, 그리고 개인의 경작으로 파헤쳐진 실상을 보도하여 시민에게 알려야 한다.

이 참에 진주시민에게 제안을 하고자 한다. “비봉산 생태숲 조성 범시민모금운동”을 펼쳐서 일부 개인 경작자들의 텃밭이 아니라 비봉산과 남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안산(案山) 망진산(望晉山)을 비롯하여 봉황의 날개 선학산과 함께 진정한 진주시민의 진산으로 되찾아 꽃이 피는‘비봉산의 봄’과 생태 숲을 복원하여 삼림욕을 하며 진정한 힐링을 할 수 있는 35만 시민의 비봉산이 되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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