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동창회 체육대회는 정치판 볼모
지역 동창회 체육대회는 정치판 볼모
  • 창원/전상문 기자
  • 승인 2011.10.1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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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도착 때까지 개회식 미뤄 ‘잡음’ 일파만파

창원의 한 초등학교 총동창회가 체육대회를 치러면서 지역구 국회의원이 도착할 때까지 개회식을 미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확산돼 지역정가에 잡음이 일고 있다.

지난 9일 창원시 진해구 덕산초등학교 제25차 총동창회 체육대회에 600여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총동창회 집행부가 이날 오전 10시부터 발레무용단과 부채춤, 마술 등 식전 행사를 선보인 뒤 오전 10시30분에 개회식을 갖기로 했다.

하지만 덕산초등 일부 동문들에 따르면 집행부가 식전행사를 끌어오다 30여분이 경과한 뒤 지역구 K 국회의원이 모습을 드러내자 오전 11시께 개회식을 갖고 K 의원이 축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일부 동문들은 “순수해야 할 총동창회 체육대회가 일부 집행부의 잘못된 발상으로 동문들을 한 시간여 동안 따가운 햇빛이 내리쬐는 운동장에 앉혀 놓고 정치판을 위해 볼모로 잡는다면 이는 어처구니 없는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들은 “K 의원이 늦게 도착한 이유는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인근 경화초등학교 총동창회 체육대회 개회식에서 축사를 한 K 의원이 오전 10시45분께 행사가 끝나는 바람에 덕산초등학교는 부득이하게 늦게 도착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날 총동창회 회장은 대회사에서 “K 의원이 진해고를 기숙형 공립고등학교로 전환시키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발언하는 등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칭찬을 아끼지 않아 선거법 저촉여부도 검토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총동창회 회장은 “식전행사인 발레무용 등이 시간을 끌어 행사가 다소 늦어졌을 뿐 K 의원을 의식해 개회식을 늦게 한 것은 아니다”며 선거법 위반여부에 대해서는 “진해고 발전위원장을 맡고 있다 보니까 K 의원의 치적을 거론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K 의원은 이날 오후 3시께 창원시 진해구 경화초등학교 총동창회 체육대회를 축하하기 위해 재차 방문했다가 창원 통합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동문 A씨로부터 봉변을 당한 사실이 일파만파 확산돼 지역정가를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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