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당청 갈등 가속화
‘반값 등록금’당청 갈등 가속화
  • 뉴시스
  • 승인 2011.05.2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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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MB노믹스 근간 흔들 수 있어 속내 불편

▲ 배우 김여진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한국대학생 연합 반값 등록금 촉구 1인시위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주장한 ‘반값 등록금’ 정책을 놓고 당·청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황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당 쇄신의 핵심은 등록금 문제”라며 “대학 등록금을 최소한 반값으로 했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원내대표의 구상은 소득 구간 하위 50%까지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기존 기초생활수급대상자, 차상위 계층에 한하던 등록금 지원을 절반까지 대폭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서는 약 2조5000억원에서 3조원 가량의 예산이 추가로 든다는 전망도 나왔다.
황 원내대표가 취임 이후 꺼내든 반값 등록금 정책은 사실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이미 2008년 총선 전부터 대학생의 등록금 부담을 절반으로 줄여준다는 의미의 반값 등록금 공약을 내놨고, 민주당도 올해 초부터 반값 등록금을 추진해왔다.

◇불편한 심기 드러낸 청와대
황 원내대표가 꺼내든 반값 등록금 카드에 청와대는 일단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아직 소요 예산과 실현 가능성 분석이 끝나지 않은 발제 수준의 의견에 굳이 토를 달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4일 “반값 등록금 문제는 아직 우리와 협의가 안 된 것”이라며 “일단 당 차원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김희정 대변인은 이날 “반값 등록금에 대해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얘기 할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속내는 불편하기 그지없다. 여당에서 주장하는 반값 등록금 정책이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재정규모를 투입하는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성격이 강하고, 감세철회는 곧 ‘MB노믹스’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아직 당에서도 완전히 의견이 하나로 통일된 것이 아닌 만큼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며 “당 내부적으로도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와대의 이 은 반응은 세부적인 당청간 조율 없이 대규모의 예산이 필요한 사업을 먼저 언론에 공개한 것에 대한 당혹감과 불만의 표시로 해석된다.

◇긍정적 사인 보내는 박근혜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는 황 원내대표가 주장한 반값 등록금 정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사인이 잇따라 관측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최근 유럽 순방 중 기자들을 만나 교육 정책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박 전 대표는 높은 대학 등록금 문제와 관련, “가난 때문에 교육의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도록 ‘새희망 장학기금’을 설치해서 초·중·고교와 대학 등록금을 지원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작년 지방선거에서 약속했던 대학등록금 반값 정책도 저소득층 자녀에게 집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에는 교육 정책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글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라오자 “나도 (교육 정책에) 많은 관심이 있고 앞으로 내 생각을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우리 학생들이 미래에 대해 꿈을 꿀 수 있고 그것을 열정을 갖고 실현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소 원론적인 답변이지만, 교육비 부담을 경감해야 한다는 반값 등록금의 본래 취지와는 일맥상통한다.
박 전 대표의 이같은 반응은 지난 19일 황우여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한나라당의 친서민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에 나온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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