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상대일수록 대화가 필요하다
어려운 상대일수록 대화가 필요하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5.2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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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요즘은 삼천리강산이 온통 싸움판인 것 같다. 세상살이는 대립과 투쟁을 해소하는 과정인데도 불구하고, 독사 아가리에 손가락 넣는 것 마냥 매우 위태위태한 느낌이 든다.


어느 곳을 살펴봐도 너무 험악하고 전투적이다. 좀 더 개방적인 사람이 되어보자.

사람이 폐쇄적으로, 겉과 속이 다르면 이중인격자다. 상대의 제의가 진보적 발전적이면 제안자가 누구이든 간에 동의하고 동참하여야한다. 표정 없는 자 근육이 굳게 된다.

돌도 십 년을 보고 있으면 구멍이 뚫린다하였으니 모든 일을 정성들이고, 애를 쓰면 안 되는 일이 없다. 우리사회는 대화에 매우 인색하고 서로에 대한 불신이 너무 크다.

만남의 약속이 수차례씩 무산되기도하고 어렵게 마주하고서도 자기주장만 강요하다 독설만 퍼붓고, 헤어지기일쑤다. 독사의 입에서 독이 나온 법인데, 상대를 물어뜯고자 사냥개 입이라도 빌릴 태세로 적대시하다보니 만나지 않은 것만 못할 때가 더 많다.

대화는 상대의 말을 들어보겠다는 열린 자세에서 시작되어야한다. 서로 가슴만 열면 반드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건만 내편이 아니면 모두 적으로 돌려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독수리는 모기를 잡아먹지 않고, 대포로는 참새를 쏠 필요가 없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다. 반드시‘관계’속에서 살아가야한다. 점점 내 주장만 강하게 강조하는 괴상한풍토가 형성되어가고 있다. 목소리 큰 사람만 있고, 귀가 열린 사람은 줄어들고 있다.

도포입고 논을 갈아도 제멋이겠지만, 자기 몸에서 힘을 빼는 것도 중요한 능력이다.

푸근한 마음으로 귀를 활짝 열어보자. 말이 안 통한다 한탄하지 말고, 쥐도 도망갈 구멍을 터주고 쫓아라, 하였다. 상대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며 진심을 다하면 못 풀어낼 일이 없다. 범죄가 없다면 법이 무슨 필요 있겠는가. 어려운 상대일수록 진지한 대화가 필요하다.

쉽고 편한 상대란 있을 수가 없다.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대화가 진전될 수 있도록 애를 쓰고 참는 것만이 양양한 앞날의 축복과 성패를 좌우하는 좋은 밑거름이 된다.

흙탕물이나 맑은 물이나 옷 젖는 것은 똑같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돈보다 올바른 교육을 받는 것이다. 올바른 교육을 받아야 대인관계에 성공할 수 있다.

사람을 차별하지 말자. 두뇌를 움직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행동하는 젊은 사고를 갖자.

미소 띤 얼굴, 평화롭고 인자한 얼굴과 부드러운 음성 속에 온갖 해결책이 다 들어있다.

자기를 개방하고 더 큰 삶을 향해 ‘대화’의 능력을 향상시켜 공동의 가치를 창출해 나아가자. 프랑스 지성 볼테르는 “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이 그 의견 때문에 박해를 받는다면 나는 당신의 권리를 위해 싸울 것이다”하였다.

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대화를 포기하거나 폭압적 방법으로 상대의 말문을 막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똥 푼 사람이면 창녀 똥, 과부 똥을 가리지 말라. 개백정이나 소백정이나 백정은 백정이다. 사람을 차별하거나 무시하지 말라. 포용하는 마음의 대화만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 수행자는 대중의 존경을 받을 때, 명예욕에 끌리지 않도록 매우 조심한다.

그래서 늘 허리를 굽히고, 머리를 숙이며, 내가 과연 존경받을만한 인물인가 돌아본다.

자신의 언행이 단정치 못하고, 모범적이지 못하다면, 군중들의 환호가 무슨 소용 있겠는가.

명성이란 속빈 강정이다. 곧 휴지통에 버려질 화려한 포장지에 불과한 것이다.

모든 사람들을 나보다 훌륭한 면이 있는 분들이라 여기고 공경하며 살아가자.

자신을 낮추고 또 낮추며, 자신을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부끄러운 마음으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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