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보다 해몽이 훨씬 더 중요하다
꿈보다 해몽이 훨씬 더 중요하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6.16 17: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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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현재에 충실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명쾌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우리들 머릿속에서는 일을 하면서도, 식사를 하면서도, 마구 뚫은 창처럼, 지난날의 특정한 시간으로 돌아가 있거나, 미래의 수많은 계획 속을 헤매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게 되면 현재의 생생한 경험을 놓치게 되므로, 지금이 순간에 주의를 집중하여 내가 존재하는 참모습을 보아야한다. 고갯마루에서 놓친 손수레 밀려내려 가듯, 삶이 너무 바쁘고, 모든 일을 빨리빨리 처리하는 것이 몸에 베여서 마음이 산란하고 불안한 것이다.

오늘도 지구는 우리를 위해 돈다. 일을 추진해가다 정상이 아니다 판단되면 원점에서 다시시작 해야 한다. 넉살좋고 비위도 좋을 망정 항상 예의만은 바르게 지켜나가자.

고생을 참고 기다리면,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온다. 모든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고 유익하게 해석하며 사는 습관이 중요하다. 같은 꿈도 해몽 따라 신념에 변화가 온다.

옛날, 과거를 보러가던 세 명의 사내가 있었다. 개나리 봇 찜을 지고 한양 길을 가던 중 날이 저물어 주막에서 잠을 자게 되었다. 그날 밤 모두 꿈을 꾸었다. 첫 번째 사내는 거울이 땅에 떨어져 박살난 꿈을 꾸었다. 두 번째 사내는 허수아비목이 문 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꿈을 꾸었다. 세 번째 사내는 광풍에 꽃이 다 떨어져버린 꿈을 꾸었다.

아침에 서로꿈 이야기를 하다 보니 셋 모두 지독한 악몽이 분명했다. 생각할수록 기분 나쁘고 마음도 몹시 불안해졌다. 세 사람은 의논 끝에 해몽가의 집을 찾아갔다.

마침 해몽가는 집에 없고, 그의 아들만 있었다. 급한 김에 아들에게 각자의 꿈 해몽을 부탁하였다. 식당 개 3년이면 라면을 끓인다고, 아들은 첫 번째 사내에게는 거울이 깨진 것은 당신의 희망이 박살날 꿈이다. 두 번째 사내에게는 허수아비목이 문 위에 대롱대롱 매달린 것은 남에게 손가락질 받고 조롱받을 꿈이다. 세 번째 사내에게는 꽃이 떨어진 것은 시험에 떨어질 꿈이다. 이렇게 해몽해 주었다. 이때, 해몽가가 밖에서 돌아왔다.

아들에게 자초지종을 듣던 아버지는 아들을 심하게 나무란 뒤 다시 해몽해주었다.

첫 번째 사내에게는 거울이 땅에 떨어져 깨지면 어찌 소리가 나지 않겠는가. 당신은 과거에 급제하여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명령할 꿈이로다. 두 번째 사내에게는 높은 문짝에 허수아비가 걸렸다면 사람들이 올려다보게 된다. 당신은 과거 급제하여 말을 타고 지나가거나, 대청마루에 올라가 앉으면 모두가 올려다 볼 꿈이로다. 세 번째 사내에게는 꽃이 바람에 떨어지고 나면 어찌 열매를 맺지 않겠는가. 그동안 공부한 것이 이번에 틀림없이 과거급제란 결실을 맺을 꿈이로다. 안심들하고 가던 길이나 서둘라며, 아주 명쾌하게 해몽해주었다.

그동안 죽을상이었던 사내들 얼굴에는 생기가 돌았고, 활기찬 발걸음으로 다시 한양길을 재촉하였다. 꿈보다 해몽이 훨씬 더 중요하다. 세상살이가 마른땅에 말뚝 박기처럼 어렵고 힘들더라도, 모든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고 유익하게 해석하는 습관을 길러나가자.

뒷집 마당 벌어진 데 솔뿌리 걱정하듯, 덮어놓고 걱정하는 맹목적인 행동을 삼가 하자.

성급하게, 덕 될 것이라 믿고 선택한 것은 결국, 자신을 파괴하는 해로움이 된다.

마음에 있어야 꿈도 꾸는 법이다. 인간으로써 갖출 건 갖추고, 배울 건 배워나가자.

몰두정신으로, 현재에 충실하자. 그러면 행복도 나의 것, 천하도 나의 것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 되는대로 살아버리면 동풍에 원두한의 탄식처럼, 애써한 일도 헛수고가 되기 쉽다.

그러면 결국 똥 친 막대기처럼, 가치 없는 인생이 되어 세상으로부터 버림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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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섭 2015-08-12 09:33:57
직장동료의보증서는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