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 통로 열어야
남북대화 통로 열어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6.1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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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주)동명에이젼시 대표·칼럼니스트

2000년 6월, 분단이후 처음으로 남북 정상이 만났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평양의 순안 비행장에서 뜨겁게 포옹하였고, 통일 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에 합의한 6.15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합의를 토대로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육로 관광, 경의선 철도 연결 사업, 개성공단 설치 사업이 추진되었음에도 15년이 지난 지금 한반도의 긴장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최근 남북관계 경색으로 6.15공동선언 1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남북 공동개최가 무산된 가운데 6.15 공동선언에 대한 남북간 갈등은 계속될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징조는 지난달 20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북한 방문을 불과 하루 앞두고 북한의 전격 철회로 무산된것에서 엿볼 수 있었다. 비록 반 사무총장이 한국인이라고 해도 남.북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자처했던 반 총장의 방북마저 막은 것은 ‘당분간 남한과의 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북한의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반 총장의 방북 승인을 돌연 취소한 이날도 북한은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의 핵 타격 수단은 본격적인 소형화, 다종화 단계에 들어선지 오래며 중단거리 로켓은 물론 장거리 로켓의 정밀화, 지능화도 최상의 명중 확률을 담보할 수 있는 단계”라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북한이 구체적인 설명 없이 반 총장의 방북 허가를 갑자기 취소한 배경은 “점차적으로 도발 수위를 높이면서 한반도의 긴장을 조성하려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킨다. 북한은 최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와 서해상 남측 함정 조준타격 위협,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야간 포사격,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설, 개성공단 임금협상 파행까지 군사적 긴장의 수위를 계속 끌어 올리고 있는데서도 북한의 의도는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당분간은 김정은이 내부 단속을 위한 대외적 긴장을 조성할 가능성이 높거니와 우리 정부가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대화를 위해 다각적으로 움직여도 북한이 쉽게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화국면을 만들기는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현영철 이민무력부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박영식은 대남 강경파로 알려져 있으며, 박영식이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기 위해 무력도발 등으로 한반도 긴장을 높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박영식은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자신의 색깔을 내보일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초강대국들의 세력 다툼 속에서 우리의 주권을 지키고 자존을 확보하는 길은 우리의 역량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남북이 서로 화해하고 공동의 미래를 위한 협력은 궁극적으로 통일을 위한 초석이 될것이지만,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현실과 미래 전망은 대단히 회의적이다. 북한의 핵개발과 공포정치로 인한 남한 주민들의 대북 거부감과 이질감은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관계가 악화된 근본적인 원인과 출발점은 북한에 있다 해도 북한의 변화를 기다리고만 있어서는 곤란하다. 공존과 평화를 향해 북한이 대화의 광장에 나오도록 적극 유도해야 한다. 국민들이 현실적 문제에 몰두하느라 민족의 미래에 관심을 갖지 못할 때에도 언론과 국가지도자들은 국민의 통일 열망을 키우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한반도에서 군사적 대립과 갈등을 억제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가 선순환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 오바마 미국정부의 대북정책으로 볼때 지금은 남북대화를 통한 화해협력 분위기에 의해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개선된 남북관계가 북미관계의 개선을 가져오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우리정부가 남북대화와 관계개선에 먼저 대승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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