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조광래 감독 "기술위원장이 명단을 팽개치다니"
성난 조광래 감독 "기술위원장이 명단을 팽개치다니"
  • 뉴시스
  • 승인 2011.05.2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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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광래 감독
축구국가대표팀의 조광래(57) 감독이 대한축구협회(KFA) 기술위원회의 행보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조 감독은 2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달 3일과 7일 열리는 세르비아와 가나전에 나설 27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선수 선발에 대한 질의응답을 이어가던 조 감독은 기자회견 말미에 기술위원회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을 받자 굳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조 감독은 곧바로 미리 준비한 A4 한 장 분량의 '국가대표팀 운영에 대한 질의'를 읽어 나갔다.

조 감독은 "6월 예정된 두 차례 평가전과 이를 준비하는 과정은 9월 시작될 월드컵 예선전을 위한 실질적인 최종 훈련"이라며 "중대한 시점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는 정확한 대표 선수 선발이다. 그런데 최근 대표팀을 둘러싼 주변 사정은 국가대표팀을 가장 앞장서 보호하고 존중해야 할 기술위원장에 의해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감독 업무 수행의 본질적 고유 권한인 선수선발권에 대해 과거 어느 대표팀에서도 자행된 적이 없던 사태가 벌어졌다. 최근 기술위원회의 독자적 선수 선발 결정은 감독 고유 영역을 침해함은 물론 감독을 불신임하거나, 대표팀 전체를 곤경에 빠드릴 수 있는 행위로 생각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감독은 최근 15명 내외로 구성된 대표팀 우선 선수 명단을 기술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올림픽 및 청소년대표팀에서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을 구단 측에 자유롭게 선발 요청하면서 선수들과 하위 대표팀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었다.

물론 15명 내외의 선수들이 상황에 따라 올림픽 및 청소년대표팀의 겸업하는 것을 막지 않을 방침이었다. 그럴 만한 권한도 없었다. 조 감독은 기술위원장 및 기술위원들을 찾아다니며 그림을 직접 그려가며 선수 선발의 타당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기술위원회는 조 감독이 15명 내외를 보호선수로 묶어놓고 차출을 거부한다는 것으로 받아 들였다. 그러면서 지난 9일 3차 기술위원회를 열고 중복 차출이 예상되던 홍정호(22·제주)와 김영권(21·오미야), 윤빛가람(21 경남)은 국가대표팀으로 우선 차출하고 구자철(22· 볼프스부르크)과 김보경(22· 세레소오사카), 지동원(20·전남)은 올림픽대표팀에 포함시키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조 감독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조 감독은 대표팀 감독의 견해가 단 번에 묵살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현했다.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의 선수 차출 논쟁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 듯 했다.
그는 이회택(65) 기술위원장이 선수 선발 명단을 던진 사실도 공개했다.

조 감독은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차출 대상 선수 명단을 전달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기술위원장이 명단을 함부로 내팽겨쳐 버린 행위는 감독의 직위를 떠나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다"며 "명단이 적힌 서류는 단지 종이 한 장의 무게가 아니다. 그것은 곧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며 피땀 흘린 노력과 인내로 선발된 선수들이기에 충분히 존중받아야 하는 대상"이라며 기술위원장의 행동을 비난했다.

조 감독은 기술위원장에게 두 가지 질의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대표 선수 선발권에 대한 기술위원장과 감독의 권한이 어디까지인가와 대표팀 감독의 언론 인터뷰 시 협회의 사전 통제를 받아야 하냐는 것이다.
조 감독은 "이회택 기술위원장의 공식적인 답변을 검토한 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한국축구와 국가대표팀 미래를 위해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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