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승천자도 먹어야 산다
만승천자도 먹어야 산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6.3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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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우리사회에 청년실업자가 많은 것은 불행한 일이다. 모든 일이 내 맘대로 된다면 하늘에다 집도 지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세상살이다. 하는 일이 없으면 부정적으로 되기 쉽고, 공자님 말씀도 짜증만 유발하게 된다. 사자도 때려잡을 만큼 패기 넘쳐야할 젊은이들이 기죽은 모습에 맨발로 바늘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한국인에게 가장 중요한 신체부위는 얼굴이다. 만약 어떤 여성이 길거리에서 나체가 된다면 미국, 프랑스, 스웨덴, 여성들은 손으로 치부부터 가린단다. 중국여성들은 발부터, 사모아 여성들은 배꼽부터, 한국여성들은 얼굴부터 가린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무슨 잘못을 저지르고 나면 얼굴을 들 수 없다. 볼 낮이 없다. 낮 부끄럽다. 낮 짝도 두껍다.

내 얼굴을 봐서라도 네가 양보해주라며, 얼굴타령이다. 말이 미치면 소도 따라 미치듯, 너도 나도 덩달아 성형수술에 집착하기도 하고, 얼굴 때문에 죽음도 불사한다. 놀고먹는 것은 낮 부끄러운 일이다. 사람의 모든 책임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 때문에 스스로의 노력에 의지해야지, 외부의 어떤 힘으로도 자기를 구제할 수 없다. 스스로 자신이 나갈 길을 모색하라.

몸이 아파 병원 가서 의사의 진찰을 받고, 약을 처방받았다면 그 약도 환자가 직접 복용해야한다. 가족이 대신 먹어줄 수는 없다. 만수산에 구름 모이듯, 대기업과 공무원채용에만 젊은 구직자가 몰리는 것은 안타까운 현상이다. 이젠 그런 사고에서 벗어나보자.

“극소동대(極小同大)하야 망절경계(忘絶境界)하고, 지극히 작은 것이 큰 것과 같으니 상대적인 경계가 모두 끊어진다” 기업을 서로 비교하니까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있는 것이다.

알고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차별이 없다. 차별이 없는 상태로 전화하자.

천리마 꼬리에 쉬파리 따라가듯 대기업만 탐내지 말고, 중소기업에 입사하여 대기업으로 발전시킬 마음을 가져보자. 이제는 마음을 크게 한 번 바꾸어먹자. 첫째, 무슨 일이든 해내겠다. 둘째, 힘든 일에 수입이 적어도 좋다. 셋째, 가장 낮은 직책도 좋다.

넷째, 바보 같은 상사의 명이라도 절대복종하겠다. 이렇게 나를 낮추며 생각을 뒤집어보자.

사람은 안 먹고는 못산다. 만승천자도 먹어야 산다. 놀고먹는 것은 인생낭비다.

소득보다는, 올바른 사고방식으로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무슨 일이라도 시작하여 활발하게 살아 숨 쉬는 삶을 살아가자. 마음만 비우면 크고, 작은 기업이 따로 없다.

맥도 모르면서 침통 흔들지 말라. 큰 것만 찾는다면 허공밖에 없다. 큰소리나 작은 소리도 같은 목구멍에서 나온다. 손바닥 크기의 CD에는 불과 몇 십 곡의 노래가 담겼지만, 손톱만한 칩 하나에 팔만대장경이 들어가는 이치를 알아야한다. 중소기업은 싫다는 사고를 뿌리뽑아버리면 일자리는 있다. 나는 일하지 않으면 굶는다. 돈은 내가 직접 번 돈만 쓴다.

이렇게 결심하자. 대기업에만 눈독 들이지 말고, 폐지라도 줍겠다나서 보라. 결심만하면 놀랍도록 성공적인 삶이된다. “세상에 허튼 일이란 없다. 노력한 만큼 쓸모도 커진 것이다.”

만약, 호랑이가 밤낮으로 건강하면서 놀고먹는 사람만 모조리 물어간다면 너나없이, 보수 안 받고도 일하려 줄설 것이며, 청년실업자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삶이 어렵다고 포기할 수 없다. 잠에서 깨어난 사자처럼 무섭게 활동하며 살아가자.

어렵고 힘든 그 자체가 삶의 한 과정이다. 밥벌이도 못하면서 불평하거나, 심각한 얼굴을 하고 다닌다면 그 또한 낮 짝 부끄러운 일이다. 반항심과 용기를 구별할 줄 알자.

인재는 어려움 속에서만 탄생한다. 고물 속에서도 골동품을 찾아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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