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경제위기 조속히 극복해야
메르스 경제위기 조속히 극복해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7.0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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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주)동명에이젼시 대표·칼럼니스트

작년 4월 세월호 참사후 우리사회에서 최대 화두는 ‘안전’이었다. 세월호 참사로 한국사회는 안전에 비상이 걸려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는 등 정부조직도 바꿨다. 그런데 최근에는 ‘메르스 사태’로 보건안전에 구멍이 뚫리고 말았다. 발병초기에 보건당국이 방역에 대한 골든타임을 놓친것이 ‘메르스 공포’로 확산되어 국민의 일상생활에 혼란을 초래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서울의 명동거리, 동대문 시장, 시내 대형 백화점에는 쇼핑하는 중국 관광객들로 붐비었는데 메르스 사태로 중국 관광객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이유는 현재 한국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고와 ‘안전불감증’ 때문이다. ‘사스’로 인한 ‘호흡기 증후군’에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중국인들이 한국관광을 기피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조속히 메르스 사태를 해결해 그들에게 안전한 대한민국을 보여주어야 그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질 것이다. 정부와 의료계, 국민모두가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메르스 파동은 국내 관광산업 등에 괴멸적 타격을 입힌 것으로 파악됐다. 파동이 시작된 6월 초 이래 최근까지 약 12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한을 취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 6월 첫째와 둘째 주 입국 관광객은 각각 11.8%와 41.1%나 격감했고, 같은 기간 전월 대비 여행사 카드승인액도 18.5% 급감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메르스 변수를 제외해도 우리 관광산업의 국제경쟁력이 뚜렷이 약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엔저에 더해 외국인비자면제 확대, 부가가치세 환급 편의 등을 앞세운 일본의 공세적 유치책에 이끌려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일본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실적이 7년 만에 우리를 제친 것이 그 결과다.

정부가 메르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관광산업을 위한 대책도 시급히 세워야 한다. 올 1∼5월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서 우리나라(592만여명)가 일본(753만여명)에 7년 만에 역전당한 것도 예삿일이 아니다. 엔화 약세로 중국인의 일본 관광이 가속화된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우리의 낙후된 관광 인프라 탓이 크다. 메르스 여파에 따른 6월의 외국인 관광객 이탈까지 포함하면 관광과 유통업계로선 초비상 사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넘게 역신장하고 전통시장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수학여행과 각종 행사 취소 등으로 지역 경제가 파탄에 이른 작금의 메르스 사태는 단기적 처방이 우선돼야 한다. 경제는 심리라고 한다. 지금 상태로는 정부의 어떤 정책도 통하기 어렵다. 구조개혁에 앞서 가계는 의식적으로 소비를 늘리고, 기업은 고용 및 판촉활동에 나서는 등 경제심리를 되살리는 경제 주체들의 전향적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우리는 1997년 IMF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국민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 ‘금 모으기’ 라는 애국적 경제활동을 했었다. 이를 통해 외환위기를 빠르게 극복할 수 있는 심리적 원동력을 얻었다. 메르스로 타격받은 우리 경제의 건강을 회복시키려면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만으론 힘에 부친다. 정부와 국민 그리고 기업체 모두가 손을 맞잡아야 한다. 치열한 경제심리 침체 방역을 전방위적으로 펼쳐 우리 사회의 면역력을 끌어올려야 할 때다.

국가 경제가 흔들리면 여야가 어디 있고 진보와 보수가 어디 있겠는가. 국가경제가 위기에 처해있고 국민의 고통이 매우 크다. 이런 와중에 여야가 친박과 비박, 친노와 비노로 집안싸움이나 할 때인가. 국회도 조속히 민생과 경제살리기 법안을 통과시켜 청년실업과 경제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시급한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해 메르스로 인한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보건당국이 메르스에 대한 골든타임을 놓쳐 비싼 대가를 치루고 있지만 메르스로 인한 경제침체를 막는 것은 국민과 정부, 정치권이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아니 될 것이다. 작은 충격도 합쳐지면 치명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경제는 국내적으로는 메르스 사태로, 국제적으로는 그리스의 금융위기, 중국 경제 침체 등 여러가지 악조건에 처해있다. 자칫 하나만 잘못 대응해도 우리 경제가 나락에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모두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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