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마음으로 미술활동…인생 제2막 열어
청춘의 마음으로 미술활동…인생 제2막 열어
  • 글/황지예·사진/이용규기자
  • 승인 2015.07.14 13: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직자에서 예술가로’ 화가 손점섭 선생

 
손점섭(72) 선생은 첫 인사에서 내가 말할 것이 뭐가 있겠냐며 겸손의 말을 했다. 그는 학창시절, 감수성으로 그림과 시에 매료돼 틈틈이 그림을 그리며 꿈을 키웠다. 미술에 대한 못 다한 꿈을 마음 한 켠에 간직한 채 반평생 지역을 위한 공직자의 길을 걸어왔다. 이후 찾아온 병환을 쾌차하고 2006년, 청춘의 마음으로 다시 붓을 잡고 캔버스 앞에 앉아 초심으로 늦깎이 미술학도가 됐다. 지금까지의 삶처럼 성실함으로 실력을 다져 2013년 첫 개인전을 가졌으며 최근 한국미술협회에 소속된 화가가 되기까지. 인생 제2막에서 비로소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룬 셈이다. 요즘의 젊은이들, 노후를 바라보는 중년들도 그 열정과 새로운 도전에 가슴 뭉클한 감회를 느낄 만하다. 그의 다부진 열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 기대된다.
그는 특히 진주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촉석루, 남강 풍경을 화폭에 담아내며 진주의 자부심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있다. 지난날 머릿속에 온통 진주에 대한 생각으로 살아온 손점섭 선생의 그림에는 진주와 한국 곳곳의 자연 풍광에 대한 애착이 담겨있다. /편집자 주

다음은 손점섭 선생과의 일문일답.

-어떤 길을 걸어오셨나
▲35년간 진주시의 공직에서 일했다. 진주시 기획담당관, 환경사업소장, 시의회 사무국장, 기획실장을 거쳐 총무국장으로 있었다.

-언제 공직을 떠나셨나
▲지난 2003년 4월 17일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그 후 7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한나라당 진주시 사무국장으로 1년 있었다.

-퇴직하시기 전에도 틈틈이 그림을 그리시기도 했나
▲마음속에 늘 하고 싶은데 못했던 게 두 가지 있는데 대학에 진학해 공부를 병행하려 했으나 공무에 몰입하다 보니 학위를 취득하지 못했다. 미술에 대한 마음도 늘 있었지만 일과 후에도 업무에 대한 구상으로 시간을 쪼개서 쓰면서 내손으로 그릴 여유가 없었다. 다만 전시회는 휴일에 시간을 내어 구경을 가기도했다.

-어린 시절 그림에 대한 꿈에 대해
▲학창시절, 진주남중 미술선생님이셨던 故 정홍섭 선생님의 미술작품에 감명을 받아 미술부 활동을 시작했다. 선생님의 지도를 받아 학교를 대표해 사생대회와 개천예술제를 비롯한 공모전에 출품하기도 했다.

 
-다시 그림을 그리시게 된 계기
▲2004년 10월 폐암진단을 받았다. 다음해 1월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하면서 회복기를 가졌다. 그러고 나니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2006년부터 중·고등학교 시절 특별활동으로 했던 그림을 다시 하게 됐다.

-주로 작품에서 다루는 소재는
▲촉석루의 사계절, 망경산, 대원사계곡, 유평계곡 등이다. 첫 개인전에서 83점을 전시했는데 그 중 촉석루를 그린 작품이 20점이었다.

-유독 촉석루를 많이 그리는 데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
▲진주성, 촉석루, 남강, 의암을 통해서 진주의 정신을 되새기는 의미다. 진주시민의 가정에 촉석루 그림이 하나씩 있으면 좋겠다. 그것은 진주에 대한 자부심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
진주를 위한 공직생활 35년 길
청춘의 마음으로 다시잡은 화필
미술가로 거듭난 인생의 제2막

진주에 대한 애정 화폭에 담아
촉석루·진주성 풍경 나타내
2013년 첫 개인전 ‘참 익숙한 풍경’

후배공직자들에 청렴·겸손 당부
스스로에게 엄격·실수허용 안돼
개인보다 전체위해 일심단결해야

-----------
-첫 개인전에 대해서
▲2013년 6월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참 익숙한 풍경’이라는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우리가 한 번씩 보았던 익숙한 풍경을 미적차원에서 한 번 더 본다는 의미다. TV나 영상에서 높은 곳에서 항공 촬영한 풍경이 멋져 보이지만, 우리가 보는 ‘일반적인 눈높이’에서 보이는 풍경을 그림으로 옮겨 ‘눈에 익은 풍경’을 나타내는 것에 초점을 뒀다.

-개인전에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나
▲첫날 오프닝식에 400명에 가까운 손님들이 찾아주셨다. 저의 칠순을 맞이한 기념 전시회라 많은 분들이 와서 감사했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개천미술대상전에서 입상을 하셨는데 어떤 작품이었나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회 입선했다. 2008년도에는 ‘모란꽃’을 소재로 그렸고, 2009년부터 촉석루 야경 두 점, 선암사 등을 그렸다. 2013년도에는 대원사 계곡을, 2014년도에는 망경산에서 내려다 본 화려한 도시의 모습을 그렸다.

-그 외 어떤 회원전에 참가하셨나
▲한불 문인화교류전에 6회, 진주시 행정동우회 서화전에 3회, 과기대 원우회전 6회 , 진주야외 사생회전에 4회 참가했다.

-진주 야외 사생회에 대해
▲분기별로 회원들과 함께 작품의 소재를 위해 산과 들을 찾아 야외스케치 여행을 통해 작품을 준비하고, 매년 11월에 전시회를 연다. 2009년부터 야외사생회전을 가져 지난해 11월 6회째를 맞았다.

-최근에는 주로 어느 곳을 다녀오셨나

▲대마도와 제주도를 갔었는데 날씨가 좋지 않아 아쉬웠다.

-‘아꼴회’에 대해서
▲경남과학기술대 평생교육원 서양화반을 수강하고 있는 수강생들로 올해 결성돼 지난 2월 칠암동 금륜문화원에서 창립전을 가졌다. 아꼴회는‘나 아(我)’에 순우리말 ‘꼴’로 ‘나의 모습을 찾는다’는 의미다. 제가 서양화반 회장을 맡고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아꼴회 회장을 맡게 됐다. 회원은 40명 정도, 매년 2~3월에 정기회원전을 가질 예정이다.

-최근에는 어떤 작품을 작업 중인가
▲촉석루를 소재로 다시 재구성하려 한다. 그리고 꽃과 인물을 나타내려 한다.

▲ 손점섭 선생이 지난 2013년 6월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참 익숙한 풍경’이라는 주제로 첫 개인전을 가진 가운데 이창희 진주시장에게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직생활 35년을 돌이켜보며 기억에 남는 일
▲물론 기억에 남는 일이 많다. 먼저 2001년 진주시청 신청사로 이전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또 1993년도 제32회 도민체육대회를 성공적인 문화체육대회로 개최했던 것이 기억이 남는다. 분야별로 제1안이 안될 경우 제2안을 짜놓는 등 시나리오를 기획해 진행에 한 치도 실수가 없도록 추진했다. 1995년도 기획담당관 재직 시에 주민생활불편사항을 즉시 처리하는 ‘120기동대’를 전국 최초로 창설해 방송에 나오기도 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에서 나아가려고 하는 것에 전체의 힘을 모으지 못한 것이 아쉽다. 담당했던 서부시장현대화사업, 초전지구 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성과를 이루어내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 남는다.

-후배 공직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요즘 전체보다는 개인의 영달에 치우치는 부분이 안타깝다. 공직자는 자기자랑을 할 것이 아니라 항상 겸손해야 한다. 잘하는 것이 당연하다. 밥 한 그릇에 돌이 한 두개 있으면 ‘있을 수가 있지’하고 당당히 넘어갈 것이 아니라 일을 완벽히 하고, 청렴해야 한다. 실수, 잘못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요즘 사건사고가 많은데 이것은 공직기관과 사회기관의 해이에서 온다. 시장을 기점으로 전 공무원들이 일심단결해 협력, 보완해서 시정을 추진해야 한다.

-가족은 어떻게 되나
▲부인과 2남1녀가 있다.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항상 생각하면 넉넉히 뒷받침을 못해준 것 같아 짠한 마음이 든다. 자기할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도록 기원한다.

-앞으로 개인전 계획을 하고 계시나
▲원래 올해 6월에 가질 예정이었으나 건강이 좋지 않았다. 작품을 좀 더 준비해 내년 봄 4~5월 정도 개인전을 가지려고 생각하고 있다.  글/황지예·사진/이용규기자

- 작가 노트에서...
“나의 그림은 행복이자 그리움이다. 중학교 다닐 적에 미술과목 고 정홍섭 선생님의 풍경담채화와 연필소묘에 매료되어 미술부에 들어갔고 시간이 날 때마다 미술실에서 선생님의 지도를 받아 학교를 대표해 사생대회와 개천예술제를 비롯한 공모전에도 출품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문예부에서 한창 풍부했던 감수성으로 시작(詩作)을 공부했고 문예부 시인 고 전기수 선생님의 사랑으로 나의 시에 내가 그린 그림으로 교내 시화전을 열기도 했다. 그러나 어려운 가정 형편의 장남으로 예술분야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그림과의 인연은 내 곁을 떠났다.

지난 2006년 가을, 붓을 놓은 지 44년이 지나서 나는 다시 그림을 마주하게 되었고, 어느새 70의 나이 앞에 서서 빠른 세월을 아쉬워 할 수만은 없었다. 저질러 보지도 않고, 두려워하며 사는 인생은 나에 대한 모독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거니와 나이 들어가면서도 나를 아는 모든 분들에게 나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                    

■손점섭 선생은

-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회원
- 진주미술협회회원
- 2013년 개인전1회
- 국제환경미술대전 우수상 특선2회
- 경남환경미술대전 특선4회,입선3회
- 개천미술대상전 입선7회
- 기타단체전 30여회
- 진주야외사생회회원
- 경남과학기술대 평생교육원 서양화반 아꼴회 회장
- 진주시 지방행정동우회 고문
- 성현 문인화연구회장
- 진주부산 발전 위원회위원
- 진주시 명예감사관
- 진주시 교통발전위원회 위원
- 진주시민상 추천위원회 위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