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치’ 열망이 선거 패러다임 바꿨다
‘새 정치’ 열망이 선거 패러다임 바꿨다
  • 뉴시스
  • 승인 2011.10.2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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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은 첫 출근날인 27일 시청 서소문별관 기자실을 찾아 기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박 시장은 "허니문은 보통 6개월"이라며 협조를 구했다.
무소속 박원순→범야권 단일후보→승리 ‘대이변’
  정치권 “한국 정당정치 근본적 진단·처방 필요”

 이번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현재의 정치지형을 뒤흔들고 낡은 정당체제의 붕괴를 촉발시킨 선거라고 평가할 수 있다.
기존의 선거 패러다임은 한나라당과 민주당 간 여야 정당 경쟁구도 속에서 전개됐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새정치 바람’을 탄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범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되는 ‘대이변’을 나타냈다.
야권 통합 후보 선출과정에서 박 후보가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누르고 범야권 후보로 선출된 점은 기존 정치지형을 흔드는 일대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시민사회 발(發) 새로운 정치에 대한 열망이 박 후보에게 쏠리면서 탄탄한 조직에 기반을 둔 제1야당의 후보를 누른 것이다.
또 민주당을 비롯해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기존 야당들이 모두 야권 통합 경선 결과를 인정하고 박 후보를 지원키로 한 점 역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여당인 한나라당 역시 기존 정치의 위기를 인정하고 나섰다.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까지 정당 정치에 대해 변화와 개혁을 강조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달 6일 “책임이 있으려면 정당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당의 뒷받침없이 책임있는 정치를 하기는 어렵다”며 “정당정치가 비판받고 잘못됐다고 필요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재보선 승리도 중요하지만 정치권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는 현 정국 인식의 심각성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을 지켜보면서 제1야당인 민주당은 후보도 내지 못하게 됐고, 한나라당의 경우에도 선거 초반 인물난에 시달리는 등 기성 정당의 위기가 심각한 상황임을 느끼고 해법 마련에 고심해왔다는 반증인 셈이다.
▲ 26일 저녁 한나라당사 상황실에 마련된 10·26 재보선 TV 중계방송을 시청하던 한나라당 홍준표대표 및 지도부가 출구조사에서 박원순 후보가 크게 앞서자 상황실을 나서고 있다.
아울러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자와 유권자 간 소통이 기존 선거 문화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됐다.
과거에는 후보자들이 신문, 방송 등 대중매체를 통해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기반을 둔 쌍방향 소통에 주력했다.
나 후보와 박 후보 모두 본인의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방식으로 기존 매체보다 더욱 신속하고 직설적으로 유권자들과 소통을 시도했다.
선거 유세 과정에서도 기존 정치 패러다임에 변화가 나타났다. 선거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떠올랐던 대형 유세차량과, 확성기 등은 점점 선거 과정에서 사라지는 양상이다.
이 같이 이번 선거로 드러난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만과 변화에 대한 요구가 향후 정치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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