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마지막 비경 산청 장당골 계곡
지리산 마지막 비경 산청 장당골 계곡
  • 산청/정도정·장금성기자
  • 승인 2015.07.3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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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생태휴양 특화 프로그램’ 실시
 

산청군 삼장면 대포리에 소재한 장당골 계곡은 산을 즐겨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지리산의 마지막 비경이라고 꼽는다. 중산리와 대원사 쪽 등산로가 잘 개발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 지리산의 원시성이 보존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김임규)는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가 시작됨에 따라 장당계곡의 건강한 수생태계를 배우고 숨겨진 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장당계곡 생태휴양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여름성수기 동안 장당계곡을 트래킹하며 생태해설과 자연체험을 통해 탐방객들에게 생태휴양의 기회를 제공할 목적으로 20일부터 오는 8월 15일까지 주2회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내원자동차야영장을 이용하는 탐방객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는 국립공원 레인저와 동행해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평소 출입할 수 없는 장당계곡에서 깨끗하고 건강한 계곡 생태계와 숨겨진 비경을 감상하고 일상의 피로를 덜어낼 수 있는 특화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전 9시 내원자동차야영장 생태연못 집결해 장당계곡 입구에서 네 번째 다리~장당계곡 입구(왕복 약 3km)로 되돌아오는 이번 프로그램은 ▲장당골 유래, 수서생태계, 반달가슴곰을 비롯한 서식생물 해설 등 자연생태해설을 통한 환경교육 ▲집음기를 활용한 자연의 소리 듣기 체험과 휴식시간을 활용한 명상프로그램 운영 등 오감활용 자연체험을 통한 생태휴양으로 오전 중에 진행된다.

내원사 계곡의 한축을 이루는 장당골은 그 이름처럼 골짜기가 길고 깊다. 치밭목 아래 무제치기 폭포에서부터 연결된 골짜기는 행락객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6·25 동란 전까지 50여가구의 화전민들이 살았으나 지금은 중간지점에 집 한 채만 남아 있다.

그만큼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기에 장당계곡의 교량주변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달의 흔적 비롯해 주변에 모래가 쌓여있는 곳을 보면 동물들의 발자국을 볼 수가 있다. 지금은 비록 이렇게 흔적으로만 찾아 볼 수 있지만 지리산에 있는 멸종위기종인 천연기념물 제329호 반달가슴곰 27마리 중 4마리가 서식할 정도로 동물들이 살기 적합한 환경을 보유하고 있어 수많은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

‘장당(長堂)’이란 이름의 유래는 확실하지 않으나 장수가 태어난 집이 있었다고 하여 원래는 ‘將堂’으로 불렀다는 설도 있다. 또 지난날에는 이 골짜기가 큰 가람인 내원사를 비롯해 암자가 많았던 만큼 불가에서 쓰이는 용어인 ‘장등(長燈)’이라 불렀는데 그것이 음운 변화해 장당골로 됐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장등(長燈)이란 부처 앞에 불을 밝히거나 밤새도록 등불을 켜두는 것으로 장명등(長明燈)은 대문 밖과 처마 끝에 매달아 놓고 밤새도록 켜는 등을 말한다.

들머리의 숲도 그렇지만 장당골에서 흘러내려오는 계류 위를 걸치고 있는 반야교(般若橋) 주변의 경치가 어느 곳 보다 빼어나다. 반야교에 서면 한 여름에도 소름을 돋게 하는 계곡의 찬 기운을 느낄 수 있고, 기암괴석 사이로 미끄러지듯 유연한 계류를 볼 수 있다.

내원사 앞에서 경상대 연습림까지 널찍한 길이 있고 대원사 쪽에서도 무제치기폭포까지 쉽게 갈 수 있다.

장당 계곡은 써리봉에서 발원해 치밭목 산장 아래에는 해발 1000m 상에 위치한 무제치기 폭포는 스스로 무지개를 만드는 폭포라 하여 ‘무지개치기’의 준말인 ‘무제치기’로 불리며 40여m의 거대한 암벽 위에 3단을 이루고 있다. 위쪽 1단에서는 세 가닥으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2단에서는 여덟 갈래로 흩어졌다가 3단에서는 다시 양 갈래로 모아져 쏟아진다. 폭포수가 여러 갈래로 떨어지다 보니 소리 또한 피아노의 건반을 두드리는 듯, 여러 악기들이 합주를 하는 듯, 수량에 따라 달리 들릴 정도로 앙상블을 연출한다. 일설에는 우륵이 이곳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나무에 실을 매달아 튕겨가며 가야금을 만들었다고 한다.

 

 

무제치기 폭포를 내려서면 2200여그루나 된다는 잣나무 숲이다. 잡목 더미 일색인 다른 계곡과 달리 하늘을 가릴 정도로 치솟아 있는 나무들하며 계곡을 울리면서 힘차게 흐르는 계류는 선경이 따로 없을 정도다. 장당골을 감춰진 지리산 비경이라 하는 이유도 이곳을 다녀가면 알 수 있다.

내원사는 지리산의 웅장함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그 자태는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가람답게 당당해 보인다. 먼저 오랜 풍상 속에서도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있는 삼층 석탑의 단아한 자태는 용맹정진 중인 스님의 모습처럼 결기가 있어 보이고 비로전에 안치돼 있는 비로자나석불은 자비가 가득한 표정으로 중생제도의 넉넉함을 보여준다. 이 나라에 불교문화가 꽃을 활짝 피우는 시기인 8세기의 석탑과 불상의 양식을 볼 수 있다.

지리산국립공원사무소 김현교 탐방시설과장은 “내원자동차야영장을 이용하는 탐방객이 국립공원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산청/정도정·장금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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