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 형식에만 신경 쓰면 낭패 보게 된다
겉 형식에만 신경 쓰면 낭패 보게 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8.1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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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우리는 사치에 가까운 호화로운 생활을 하며 산다. 풍부한 영양식, 메이커 옷, 취미생활, 여가활동 등 물질적 풍요를 마음껏 누리고 살면서도 조금 잘못되면 남 탓하기 일쑤다.


더러는 스트레스로 짜증도 부리며, 우울증과 공격적 성향을 갖기도 한다.

물질적으로는 행복한 수준이면서도 게임중독이나 도박에 빠져 많은 시간을 낭비하기도 한다. 몽둥이 깎는 사이에 도둑놈 다 도망간다. 우물쭈물하며 시간 낭비하지 말라.

또한 학력만 높다보니 ‘내가 많은 것을 안다’, ‘지식이 많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수행자들은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아는 게 없다’며 자신을 낮추며 산다.

수행자는 물질적 풍요를 경계하여 거처는 조촐하고 빈한하고 검박하지만 행복하다.

세상은 이런 수행자들의 강철 같은 의지의 삶에 호의를 베풀지 않는다. 주둥이로 무는 말주변에는 발로 차는 말도 많다. 비정한 사람 주변에는 인간성 메마르고 고약한 사람들이 파리 때처럼 모여 있다. 그들에게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과 불행만이 따를 뿐이다.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과 내가 원하는 것은 다르지 않다” 나의 행복을 추구할 때 남의 행복도 생각하자. 인생은 행복의 꽃길만 갈 수 없다. 그래도 희망의 등불을 켜고, 신용과 양심을 지키며, 지혜와 능력을 총집결하여 바른길만 가면 성장은 보장된다.

늘, 자신을 멋지다 생각하고, 어쩐지 자신감 넘치고, 기분도 좋아 생애 최고의 날이 될 것이라 믿고 하루를 살아가야 행복하다. 행복한 생활은 살아서 미리 누려보는 극락이다.

모기도 많이 모이면 천둥소리를 낸다. 약한 사람일수록 화합하여 큰 힘을 발휘하자.

누구나 천하의 명검을 지니고 있지만, 그 명검을 집착하는 ‘나’를 죽이는 활인검(活人劍)으로 쓰기보다는 사냥칼로만 쓰며 살아간다. 모든 것이 꿈, 허깨비, 물방울 기초, 그림자, 이슬, 아지랑이, 거울 속의 모습, 물 속의 달그림자란 걸 모르다보니 부귀공명, 처자사랑에만 몰두하며 스스로 오욕락[五欲樂]의 격투기장으로 용감하게 뛰어들고 있다.

결과는 못 먹는 잔치에 갓만 부수듯, 결국 상처투성이의 인생을 살게 된다.

나이 여든에 능참봉을 하면 한 달에 스물아홉 번 출장 간다는 말처럼 하루걸러 악연만 맺으며 끓는 가마솥, 타는 불길로 뛰어들어서 익혀지고 볶아지는 애타는 생활을 거듭하고 있다.

죄의 근본은 무지와 애욕이다. 심장이 멈추고 나면 누가 이 몸의 주인인가.

탐욕 속에 살면 죽는 순간, 지난날 잘못 살아온 것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고통을 겪게 된다. 생사란 바다의 파도가 끝없이 일어났다 스러졌다 한 것처럼 삶과 죽음도 반복적으로 윤회한다. “탐내는 욕심에서 근심이 생기고, 탐하는 욕심에서 두려움이 생긴다.

탐욕을 벗어나 탐욕 없으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랴”-법구경-

중생들의 눈, 귀, 혀는 오직 부귀권력을 향하여 불타고 있다. 모양내다 얼어 죽는다는 말처럼, 더 큰 밥그릇만 찾아 나서면 불난 집에 기름 들어붓는 꼴이 된다. 돈이면 흰 것도 검께 만들고, 권력이면 네모도 세모로 만들어내며, 죄지은 놈 잡아들이라면 없는 놈 잡아들이는 변칙, 반칙은 하지 말라. 그런 행위는 스스로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최후의 발악이다.

잘못된 길을 알면서도 ‘내 마음이다’, ‘이것이 잘사는 길’이다,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따라가면 결국 비극만 초래된다. 어떤 분이 행복의 길을 가는 것을 ‘왕(往), 잘못 간 길을 참회하며 되돌아오는 길을 ’복(復)이라고 하였다. 우리는 행복을 위해 길을 나섰다.

잘못 간 길이면 빨리 발길을 돌려서 바른 길로 가는 왕복(往復)을 잘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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