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에 대학·실업팀 만들어 씨름명성 되찾겠다
진주에 대학·실업팀 만들어 씨름명성 되찾겠다
  • 글/김상목·사진/이용규기자
  • 승인 2015.08.19 13:1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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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남중 씨름부 정영배 감독

 
전국씨름대회 중등부를 휩쓸고 있는 진주남중 씨름부 정영배(45) 감독은 씨름부 선수들을 내 자식이라 생각하고 열정과 혼신을 다해 지도해 현재 출전하는 대회마다 단체전 우승은 물론 개인전에서 다수의 메달을 획득해 타 팀 감독들로부터 ‘금메달 제조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등 독보적인 감독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감독의 마인드와 역량도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인성과 선후배간의 우애를 강조하는 정 감독은 프로의 재출범과 진주지역의 대학팀이나 실업팀을 창단하기 위해 대한씨름협회 경남지부 전무로서 고분군투 하고 있다.

다음은 정영배 감독과의 일문일답.

-전국대회 4관왕 축하한다
▲감사하다. 열심히 운동한 우리 아이들 덕분에 가능했다.

-이번 대회를 비롯해 4개대회 단체전 우승하게 된 원동력은
▲선수들의 착실함을 들 수 있다. 선수들이 특별히 기술의 능숙함을 떠나서 게으름을 조금 피우지만 다른 씨름부에 비하면 열심히 하는 편이다. 그리고 제가 제일 중요시하는 선후배간의 우애를 들 수 있다.

▲ 정영배 감독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보통 운동부의 경우 선후배간의 위계질서가 확고하지 않나
▲제가 옛날에 운동할때만 해도 1년선배도 하늘처럼 모셨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조금만 힘들어도 운동을 그만둔다. 그렇기 때문에 2~3학년 선배들을 자주 불러 위로도 하고 격려도 하며 밑에 후배들을 친동생처럼 생각하라고 말한다. 너희들이 힘들게 운동했다고 해서 동생들도 그렇게 하지말고 선배들이 잘 다독이며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아직까지 선배가 괴롭혀서 운동을 못하겠다고 하는 선수는 없다.

-개인전에서도 다수가 입상했다
▲이번 대회에서 전 체급에서 골고루 입상했다. 먼저 소장급 금메달을 획득한 원신실 선수를 비롯해 소장급 김상현, 청량급 이상환, 장사급 유서욱 선수가 2위, 용장급 정종진, 창량급 이현진, 역사급 박상혁 선수가 3위를 차지했다.

▲ 제45회 회장기전국장사씨름대회 단체전 우승 후 기념촬영 모습.
-남중 씨름부의 역사는 어떻게 되나
▲1970년대에 최욱진 선배 때부터 시작했다. 중간에 잠깐 없어졌다가 1980년대 초에 들어와서 다시 재창단 돼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2006년 최욱진 선배가 남중 체육부장으로 부임하고 나서부터 전국대회 5관왕을 하는 등 전국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언제 감독으로 부임했나
▲2003년도에 부임해 올해 12년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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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대회 4관왕 개인전 다수 입상
선수들 훈련과 함께 인성교육 중시
지도방식 마인드 업그레이드 필요

선수수급 시합경비 등 재원 어려움
인재발굴·육성 씨름 활성화 기틀   
진주지역 대학 실업팀 창단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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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을 맡은뒤 몇차례 우승을 했나

▲단체전 우승은 10번이 넘고 개인전의 경우 전국소년체전에서 연속으로 금매달을 10년 동안 13~14개 정도 가져왔다. 전국적으로 씨름부 감독들에게 ‘금메달 제조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씨름부 학생은 총 몇 명인가
▲지금 현재 14명이다. 평균적으로 한학년에 3~4명 정도 영입한다.

-선수 수급은 어떻게 하고 있나
▲사실 아이들을 지도하고 훈련시키는 것보다 선수수급이 제일 어렵다. IMF쯤 해서 씨름 프로팀이 없어지고나서 여러 실업팀이 창단되고 연봉이나 대우가 많이 좋아졌는데도 TV로 방송이 잘 안되다보니 비인기종목이 되었다. 또한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세계대회가 없다보니 부모들이 씨름을 잘 시키려고 하지 않아 선수수급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현재는 진주시내 천전초등학교과 금성초등학교에서 주로 스카웃하고 전국대회에서 선수발굴을 하고 있는데 고성이나 하동 산청 등지에서도 스카웃을 통해 영입하고 있다.

▲ 제52회 대통령기 전국장사씨름대회 단체전 우승 후 선수들이 정영배 감독을 행가레 하고 있다.
-학생들의 진로는 어떤가
▲고등학교 진학까지는 거의 경남정보고에 진학한다. 경남정보고가 옛날 진주상고시절부터 씨름으로 유명했다. 천하장사 김칠규, 최욱진, 문희경, 김태호, 이기수 등 많은 장사들을 배출했다. 그러나 현재 진주시내 실업팀이나 대학팀이 없어 고등학교 이후 다들 타지역으로 진출한다.

-훈련은 어떻게 시키고 있나
▲훈련은 학기중과 방학때가 다르다. 학기중에는 방과후 4시부터 8시까지 기술훈련 및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고 방학중에는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새벽부터 오전까지 체력운동을 하고 오후에는 기술 및 전술훈련을 하고 저녁때는 웨이트를 하고 있다.

-예전과 다르게 요즘 운동부는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걸로 안다. 힘들어하지 않나
▲많이 힘들어 한다. 그래서 저 뿐만 아니라 전국의 감독이나 지도자들이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 애들이 한창 사춘기라 놀고 싶어하고 공부도 하기 싫어하고 부모님 말도 잘 안들을 나이인데 저는 칭찬도 많이 하지만 잔소리를 많이 하는 편이다. 또한 선수들 개개인을 파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씨름부 감독을 하면서 언제 보람을 느끼나
▲물론 우리 애들이 좋은성적이 났을때도 보람을 느끼지만 학교 선생님들이나 주위 어르신들에게 “남중 씨름부는 인성이 참 좋네”, “애들이 운동선수인데도 사고도 안치고 인성이 밝다”라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 제가 아이들을 스카웃할 때 부모님을 면담하면서 다른 것은 장담을 못해도 인성교육과 선후배간의 우애, 일반학생들과의 교우관계는 확실하게 해줄 수 있다고 말한다. 운동이야 10년정도 하면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인성은 지금 잡아주지 않으면 평생 간다. 그래서 인성교육 하나만큼은 잘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등부 팀중 최대의 라이벌이 누구라고 생각하나
▲저희들이 한 5:5로 보는팀이 두 군데 있다. 경기도 용인에 있는 백암중학교와 수원에 있는 동성중학교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경기도쪽은 체육회나 협회에서 지원을 많이 한다. 그래서 선수 수급 문제에서도 5~6개의 초등학교 팀이 있을 정도로 선수층이 탄탄하다.

-매년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데 비결이 무엇인가
▲보시는 바와 같이 이틀전 시합을 갔다 왔지만 꾸준하게 연습하고 있다. 저는 아이들에게 운동선수는 3일이상 쉬면 안된다고 강조한다. 운동선수가 3일이상 쉬게되면 근육도 풀어지고 나태해지기 쉽다. 그래서 꾸준하게 운동을 시키는 편이고 아이들도 잘 따라온다.

-씨름부를 이끌면서 애로사항은
▲선수수급문제와 재원이 문제다. 학교자체에서도 시합경비와 운영비를 지원하고 대한씨름협회와 진주시체육회에서 지원을 하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여러 곳을 지원하다보니 많지가 않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다 보니 잘먹는게 중요한데 그런 부분에서는 조금 모자란 면이 없지않아 있지만 학부모들의 협조와 지원으로 해결하고 있다.

-운동부 학부모들에게 하고싶은 말
▲학부모들이 서로 단합이 잘되서 학생들에게 음식도 만들어주시고 대회가 있을때 마다 버스도 지원해주시는 등 학부모님들의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계셔서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현재 씨름이 과거의 명성에 비해 많이 위축되어 있는데
▲IMF이후에 프로팀들이 해체되면서 위축됐다고 생각한다. IMF로 기업들이 씨름팀을 먼저 없애고 하다보니 씨름선수들의 진로가 막혀서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

▲ 진주남중 씨름부 선수가 뒤집기를 선보이고 있다.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활성화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나
▲제가 대한씨름협회 경남지부 전무로 활동하고 있는데 지금 씨름협회에서는 프로팀 재창단을 위해 여러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프로팀이 창단되고 언론에 노출이 자주되고 하면 어느정도 활성화의 기틀을 마련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그 다음에 우리 지도자들도 지도방식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옛날처럼 애들을 구타한다던지 욕설을 한다던지 하루종일 운동을 시킨다던지 하는 방식으로는 안된다. 상담도 하고 쉬는타임도 주고 왜 근력이 안올라오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도 필요하고 요즘은 아이들이 조금만 힘들어도 그만두려는 경향이 있다. 이때는 상담과 체계적인 운동으로 아이들을 바로잡아주고 즐겁고 하고 싶은 운동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감독이나 코치들도 마인드와 지도방식을 업그레이드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진주가 씨름의 메카로 명성이 자자한데 진주출신 유명씨름인은 누가 있는가
▲천하장사를 지낸 최욱진부터 김칠규, 백두장사 문위경이 있고  금강장사 김태호, 한라장사 이기수, 이영호 등이 있다.

-앞으로 바램이 있다면
▲진주지역에 대학팀이나 실업팀이 꼭 창단되었으면 한다. 옛날에는 경상대에 씨름부가 있었다 그때 경대 출신들이 각종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하면서 진주가 씨름의 메카로 불리던 시절이었다 현재 전국 시·군에 씨름 실업팀이 다 있는데 진주만 실업팀이 없다. 대학팀과 실업팀이 없다보니 도민체전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또한 진주남중과 경남정보고를 거치면서 전국을 휩쓴 우수 인재들이 김해나 인천 울산 창원 등 타지역 대학팀이나 실업팀이 있는곳으로 유출되는 상황이다.
진주에 대학팀이나 실업팀이 창단돼 앞으로 진주가 과거 씨름의 메카로 명성을 회복하고 씨름선수의 발굴과 육성을 위해서도 반드시 대학팀이나 실업팀이 필요하다. 글/김상목·사진/이용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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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신문 2015-08-21 14:07:43
대한씨름협회 경남지부 전무로 수정하였습니다.

상신지 2015-08-20 14:11:07
대한씨름협회 전무는 김재곤씨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