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8.2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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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창원국학원 부원장

중국에서 다음달 3일 베이징에서 항일 전쟁승리기념행사(열병식)에 우리 박 대통령을 초청했다고 한다. 북경올림픽으로 국제적 위상을 올린 중국이 이제 재미를 붙여 자국행사에 타국 내빈을 초청 같이 즐겨보자는 뜻인데 우리정부에서는 미ㆍ일의 눈치를 보느라 눈동자가 구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두통치료제 같은 조언을 하자면 당연히 참석하여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제목이 항일 전쟁승리기념행사이다. 독립정신을 계승한다는 의미인데 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 아마도 열병식에는 일본에 대한 정확한 메시지가 담겨있을 것이다. 100년 전 중국으로 보고 일본이 경거망동을 할 때는 어떠한 일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무언의 경고가 1차 목적이다. 그 메시지는 우리가 일본에게 요구하지만 화석화되어가는 사과성명보다 훨씬 효과가 클 것이다. 일본은 지금 무척 당황해하고 있다. 제목에서부터 이번 행사는 일본을 겨냥하고 있고 일본에게 당한 동남아 국가에도 다함께 일본을 경계하고 나아가 달라지지 않는 일본을 고립시키자는 깊은 의도가 숨어있다. 한편 미국도 심기가 다소 불편하다. 지금이야 아직 상대가 되지 않지만 군비 면에서 점점 강해지고 있는 중국의 군사대국화가 무척 신경쓰이는 마당에 그럴듯한 명분으로 열병식을 가진다는데 박대통령에게 가지 말라고 말릴 적당한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일본에 대한 100년전의 상흔이 중국과 우리가 공동으로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언제라고 미국의 도움 없이 주변국을 이제 침략할 준비를 다 갖추었기 때문이다. 그런 일본에게 친구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고 미국은 이런 일본을 더욱 활용할 것이다. 중국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적어도 “극동에서의 기득권은 이제 우리에게 넘겨주시게”라는 메시지를 미국에게 전달할 것이다. 한편 러시아는 두말 않고 참석하겠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박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하게 되면 우리에게는 다음과 같은 시너지 효과가 있다. 먼저 북한의 도발의지를 더욱 줄이게 된다. 우리와 중국의 친밀도향상은 북한 김정은을 자숙시키는 역할을 하게 한다. 미국은 이번 행사를 말릴 수도 없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함부로 가지 말라고 말릴 수도 없는 것이다. 중국은 이런 묘한 제목의 행사를 점점 늘려가며 동북아 패권근육을 키워갈 것이다. 그럴수록 속이 점점 타들어가는 곳은 당연히 일본이다. 중국의 군비증강은 평화를 위한 힘의 균형역할을 당분간 할 것이다. 그들은 우리와 같이 일본에게 당해보았기 때문에 군사력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뼈저리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저럴수록 미국은 우리에게 점점 아쉬운 주문을 많이 해야 할 상황이다. 우리가 완전히 중국과 손을 잡고 북한도 친 중국으로 바뀌면 그것은 일본에게 재앙과 같은 사태가 되는 것이며 이는 미국에게 동북아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하는 판으로 전개되는 상황이기에 우리에게 사정해야 할 일이 중국의 강해짐과 비례해서 커지기 때문이다. 우리 외교는 100년전 아니 1000년 전에는 굴욕의 외교가 점철되어 왔으나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한마디로 중국, 미국, 일본의 과욕으로 우리는 꽃놀이패를 즐길 수 있는 상황이다. 이 패를 즐기려면 가장 자주 써야하는 말이 “우리역사”이고 “평화애호국“이라는 용어이다. 우리는 그들에게 인류평화를 위해서 우리가 이런 선택을 한다는 줏대 있는 선언을 해야 한다. 중국은 역시 중국답다. 이런 중국은 우리에게 점점 도움이 된다. 대통령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녀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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