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화물운송의 시작, 정량 적재에서부터
안전한 화물운송의 시작, 정량 적재에서부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8.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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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필입/교통안전공단 경남지사장

지난 11일, 남해고속도로에서 대형 화물 트럭과 승용차의 추돌사고로 승용차 운전자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고속도로 위 낙하물과 1차 추돌 후 정차된 승용차를 화물 트럭이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추돌한 사고이다.


경찰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화물자동차 사망자는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4,762명 가운데 1,073명으로 22.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교통사고 치사율도 화물차가 전체 사고에 비해 78%나 더 높아, 교통사고 사망자 수 감소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화물차의 구조적 특성과 운전자의 근로환경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화물차는 적재중량에 비례하여 제동거리가 길고, 적재물 낙하 등의 위험성이 늘 도사리고 있다. 또한, 화물차의 1일 운전시간은 타 운행차종의 운행시간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교통안전공단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대형화물차 5대 중 1대는 한 번에 쉬지 않고 4시간 이상 연속운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운전자의 과로로 인한 졸음운전 및 전방주시태만의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발표되었다.

또한, 화물차 과적(9.5톤 화물차에 18.5톤 적재)시 제동거리를 정량 적재(9.5톤 화물차에 9.5톤 적재)시와 비교하여 측정한 결과, 마른 노면에서의 제동거리인 33.9m보다 68.1% 증가한 57.0m를 지나 차량이 정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적 시 각종 추돌사고의 위험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화물차는 한 번 사고가 나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형사고’의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장거리 주행으로 운전자의 피로가 쌓이는 고속도로에서 가장 높은 치사율을 보였다. 도로교통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고속도로에서의 전체 사망자는 273명으로, 이 가운데 41%인 113명이 화물차 사고로 사망했다.

그동안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자동차의 대중화와 맞물려 1991년 13,429명으로 정점을 찍고 꾸준히 감소해왔다. 특히 2014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37년 만에 처음으로 4,000명대로 진입하여, 2013년보다 330명 줄어든 4,762명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OECD의 다른 국가들에 비하면 한국은 아직 교통 후진국이다. 대표적 지표인 자동차 1만 대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013년 기준OECD 평균 0.9명의 2배 이상인 2.2명을 기록하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 감소 목표를 4,500명으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경남지역에서는 사업용 자동차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12.9%가 증가(7월 말 기준)했으며, 화물자동차 사망사고 비율 또한 급증하고 있다. 교통안전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떨치기 위해서는, 화물자동차 사고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화물자동차의 사고를 줄이는 첫 출발은, 정량 적재에서부터 시작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과속·과로·과적 없는 안전한 화물운송이야말로, 대한민국을 교통안전 선진국으로 다가가게 하는 의미 있는 한 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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