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고 있는 일이 받은 밥상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받은 밥상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9.15 16: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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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는 인간의 탐욕이 밥보다 고추장이 더 많은 것처럼 자연파괴와 다른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사라지게 하여 우리의 정신세계를 빈약하게 만들어버렸다.


사람은 태어난 환경과 현재의 형편에 따라 삶의 색깔이 달라진다.

비록가진 것 없어 차이고, 밟히고, 할퀴며 밑바닥 인생을 힘겹게 살더라도 한탄하지 말자. 선한 마음으로 타 생명과 더불어 공존하며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갖자.

깊은 물은 소리가 없듯, 생각이 깊은 사람은 잘난 체하거나 뽐내지 않는다.

직업은 목숨이다. 남의 직업 깔보지 말라. 그 직업이 그 사람의 목숨을 부지시켜주고 있다. 범죄행위가 아닌 이상, 남의 직업 깔보는 행위는 남의 목숨을 깔보는 거와 같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떳떳하게 생각하라. 다 좋은 직업이다. 놀고먹지만 말라.

어느 분야든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부지런히 일하면 일한만큼 풍족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실업자가 많은 나라는 망하고, 실업자가 없는 나라는 흥한다. 놀면서 먹고 지내면 발바닥에 털밖에 더 나겠는가. 인생이란 나이 먹고 늙어서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젊은 시절에는 안보이고, 못 보았던 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부족한 사람보기를 발가락의 티눈만큼도 안 여기며, 반풍수 집안 망친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는 반성도 하게 된다.

잘나갈 때는 남들 충고가 귀에 들리지도 않고, 남들의 어려운 모습도 보이지 않아 제 잘난 맛에 팥죽 단지에 생쥐 들락거리듯, 제멋대로 우쭐거리며 살아온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나이 먹고 철이 들면 귀를 막아도 들리고, 눈을 감아도 보이는 게 많아진다.

그러니 지금 잘나가고 있더라도 남의 충고에 귀 기울이며, 주변도 살피고, 미래도 내다보자. 유명해 지려거나 출세에만 집착하지 말고, 겸손하게 살아가야 후회를 줄일 수 있다.

청나라 세조 순치가 18년간 황위에 있었지만, 18년래부자유(十八年來不自由)며, 산하대전기시휴(山河大戰幾時休)라 하였다. 18년 내내 영토 확장의 정복전쟁에 사로잡혀 황제이면서도 행복이라곤 없었다는 것이다. 어깨를 짓누른 탐욕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홀가분함의 희열을 느끼며 살아가보자. 살다보면 때로는 욕도 먹고 칭찬도 들을 때가 있다.

욕이건 칭찬이건 손해도 이익도 없고, 그런 것이 신세를 망치거나 출세시켜주지도 않는다.

인기에 영합하지 말라. 목석도 땀 날 때 있고, 건강한 사람도 아플 때가 있다.

그저 다리가 의붓자식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으로 고통의 밤이 깊어 갈수록 새벽이 가깝다는 확신 속에 묵묵히 제 할 일만 하며 살아가자. 자신이하는 일을 하늘이 내려준 일이라고 믿고, 나는 이일을 통해 사회와 국가에 공헌하고 있다는 자부심속에 힘차게 살아가자.

발바리 쫓아내면 미친개 뛰어든 법이다. 급하다고 밤송이 채 먹으려 덤비지 말라.

느긋한 마음으로 자기 직에 충실하면서 그 일에서 열심히 개선점을 찾아내어 고쳐나가자.

노인불수(老人不修)라 하였다. 늙고 병들면 닦으려 해도 닦을 수가 없다.

수시로 내 인생 이대로 좋은가 자문자답만이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스스로의 질문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답하는 자세라야 삶의 올바른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아는 것은 모른 사람에게 성의껏 가르쳐주고, 내가 모른 것은 정성껏 배우려는 자세가 자기성장의 지름길이며 무쇠도 녹이는 힘을 얻게 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받은 밥상이다.

받은 밥상을 차면 망한다. 자문자답 할 줄 모르면 성장으로 가는 문이 닫혀버린다.

수시로 ‘나’이대로 좋은가 스스로에게 질문 하고 답하는 하루하루를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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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남 2017-02-26 11:02:54
너무도 감사합니다.
50대후반 이제야 철이?들었습니다.
좋으신 말씀 그대로 가슴에 새기고 실천하겠습니다.
세상의 모든이에게 언제나 좋은일이 가득하기를
일본도쿄에서 기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