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희망의 발목이 잡힌다
놀면 희망의 발목이 잡힌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09.2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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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시간은 우리를 죽음의 문턱으로 사정없이 몰아가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은 건강하고 일해야 할 사람들이 밥을 죽이라고 우기며, 평일에도 산천구경이나 다니고 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죽음이 닥치는 날, 땅을 치고 후회한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놀고먹는 것은 내세(來世)에 변방의 하천한 존재로 태어날 원인을 짓고 있는 것이다.

실업자 많은 한국사회, 가벼운 약을 쓰기에는 병이 너무 중한 것 같다.

“안거위사(安居危思)라, 편안할 때에 위난이 닥칠 것에 대비하라” 가진 것이 많아도 남들이 논다고 따라 놀지 말라. 옛날, 할아버지가 바보 손자에게 글을 가르치고 있었다.

내가 하는 대로 따라하라 한 후, “하늘 천 해봐” 그러자 손자도 “하늘 천 해봐”, 할아버지가 “해봐는 빼놓고” 하시자, 손자도 “해봐는 빼놓고” 한다. “해봐는 글이 아니야” 하자, “해봐는 글이 아니야” 한다. “이런 놈 봤나?” 하니, 손자도 언성 높여 “이런 놈 봤나?” 할아버지가 머리통을 탕! 때려주자, 손자도 할아버지 머리통을 탕! 때려준다. 솜으로 가슴 칠 일 아닌가.

남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한 것은 생각 없는 로봇이다. 머리는 모자쓰기 위해 달고 다니는 것이 아니다. 놀 힘 있으면 일할 힘도 있다. 담배는 길에서 주운 꽁초 맛이 제일이란 말이 있다.

풍족할 때는 잘 몰랐다가 부족할 때에 그 참된 맛을 알게 된다는 말이다.

남들 다 놀아도 나는 일하겠다는 각오라야 한다. 지금 힘 있을 때 과거 계급장 다 떼고, 돈이 많거나 적거나 일할 머리를 써보라. “미리 아는 것은 미리 준비한 것이다.”

할 일이 없다하지 말고 ‘힘차게, 신나게, 멋있게’ 사회 봉사활동이라도 나서보라.

우리는 아직 젊다. 젊음의 특징은 끊임없이 새로운 사고와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며 능력의 확장과 행동반경을 넓혀나가는 것이다. 밥은 주는 대로 먹고, 일은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삶이란 항상 뜻하지 않는 것과 만나는 다양한 사건사고의 영원한 반복의 연속이다.

오늘 보다 더 좋은 미래의 바른길을 찾아 나서는 것이 곧 희망이다.

놀면 희망의 발목이 잡힌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내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아야한다. 남 따라 거름지고 장에 다니며 불행을 자초하지 말라. 무위도식은 마른가지 부여잡고, 썩은 넝쿨 잡아당기는 거와 같다.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품위를 지키며, 자신의 가능성을 인정하는데 인색하지 말자.

마음속으로 1,나는 적극적이다. 2,나는 합리적이다. 3,나는 부지런하다. 4,나는 끈기가 있다. 5,나는 목표가 있다. 6,나는 나의능력을 믿는다. 7,나는 나의 일이 자랑스럽다. 8,나는 나의 일로 나라에 공헌하고 있다. 굳게 다짐하며 살아가자.

자기 삶은 자신의 몫이어서 결국 자기가 가꿀 수 밖에 없다. 어느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다. 매일 똑같은 사람만 만나 똑같은 생활방식과 습관대로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며 살지 말라. 충분히 가졌어도 어려운 일, 귀찮고 힘든 일, 새로운 일에 도전하라.

놀고 먹으면 남의 말도 잘 안 들리고, 남의 입장도 생각 못한 고집쟁이가 된다.

소동파는 ‘무릇 심하게 좋아하는 무엇인가가 있으면 반드시 그에 따르는 폐단이 있다’고했다. 맹물 같이 살면서, 새로운 것, 낯선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경직된 사고는 자기를 가두는 두꺼운 벽이 된다. 조기를 말리면 굴비가 되고, 명태를 말리면 북어가 된다는 것쯤 알고 살아가자. 놀고먹을 시간에 내일의 성장을 위한 과정을 성실하게 밟아가며, 그만한 대가를 먼저 치룰 생각부터하면 내세에 변방의 하천한 존재로 태어나지 않는다.

일이 없어 논다고 말하지 말라. 마음만 먹으면 우리에게는 할 일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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