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 없는 결혼식
주례 없는 결혼식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11.0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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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문화에 하나의 작은 변화가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주례 없는 결혼식’이다. 흔히 결혼식은 주례가 등장한 뒤 신랑신부가 입장한다. 성혼선언문에서부터 주례사까지 전반을 주례가 담당한다. 그런데 성혼선언문을 주례가 아닌 사회자가 낭독한다. 이어지는 모든 진행을 사회자 한 사람이 맡아 하는 것이 점차 늘고 있다고 한다. 유행이 될 조짐이라고 하니 생각이 많아진다. 


주례가 없는 결혼식이 가능할까. 필자와 같이 대부분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주례란 것이 굳이 필요하다고만 할 수 없다. 저명인사와 인연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남들이 대단하다고 느낄 정도의 커리어를 자랑하는 주례를 모신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전문 주례자를 쓴다. 비용이 그리 많지 않고 주례를 부탁하는 번거러움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생면부지 전문 주례자를 세워 판에 박힌 덕담을 하게 하느니 축복은 부모와 일가친척, 지인들에게 받고 결혼식 진행은 사회자에게 맡기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하는 데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의 결혼문화에 대해 뭔가 잘못되어 있다는 젊은 세대들의 사고가 참으로 신선하다.

주례 없는 결혼식. 이 하나만으로 결혼문화의 올바른 변화를 얘기하는 것은 섣부르다. 하지만 이 작은 하나의 변화가 올바른 결혼문화를 만드는 씨알이 될 것을 크게 기대한다. 축복이어야 할 결혼이 과다한 비용부담으로 부모들은 물론 당사자인 젊은이들에게도 고통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젊은이들의 바른 생각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난감한 우리 결혼문화의 재정립해 가는 하나의 당초가 되기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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