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물선
포물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0.21 18:10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만선/나라사랑 보훈 강사

시월상달, 풍요의 계절이고 사람의 감성도 따뜻해져 독서하기에 좋다고 예부터 말해 왔다. 그러나 문명의 이기(利器) IT에 중독되어 청소년도 성인도 책을, 심지어 일간지 조차 멀리 하고 있다. 성인이 1년평균 9.2권의 책(잡지포함)을 읽을 뿐이라니 책속에 길이 있다거나, 양서를 읽으며 인품을 닦던 시절은 아닌게 분명하다. 지난 세기 사람이지만 “한손에 성경을 한손에 신문을”이라고 설파한 종교지도자 칼바르트(Karl-Barth-Wir brauchen doch-die Bibel und die Zeitung)의 말을 떠올려 보면서, 부피가 있는 책이 부담스럽다면, TV나 오락기구에서 잠시 눈을 돌려, 그날그날의 신문이라도 읽어보자. 신물나는 정치면을 덮어 버리고 사회, 경제, 체육, 문화 기사들을 꼼꼼히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뒤쳐지지도 않고 유익한 삶의 정보들이 쏙쏙 들어올 테니까. 독자에게 그 많은 정보 전달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기자들도 박봉이지만 보람을 느끼게 되고...


사실 필자는 오랜 세월 병상과 친하다 보니까 인쇄매체와 접촉을 많이 하는 편이다. 이제는 열정 패기 그런 모든 것이 사라져 낙하의 포물선이 속도를 더해가는 인생 황홀의 언덕이라서 그런지 수천권의 책들중에서도 종교서적을 자주 손에 쥐고, 그 중에서도 몇구절의 성경은 빠뜨리지 않고 읽는다. 십여년 넘게 월간지에 써왔던 글도 있고, 어쭙잖게 중ㆍ장편의 전쟁기억을 모티브로 소설도 썼었다만, 지금은 원고지를 붙들고 씨름하기가 벅차서 쓰는 일은 접은지 오래다. 월 두어번씩 나가던 출강도 멈추었고. 이젠 추억을 먹고 산다고나 할까.

후학들에게 부탁하고픈 말은 세상이 삭막할수록 감성을 살찌우는 독서를 많이 하라는 것이다. 앞으로의 문명의 이기들은(로봇이나 첨단기기) 감성이 곁들여진 지능형 IT기기가 대세라고 하지 않는가! 생각하고 생각을 읽는 기기들 말이다. 책속의 보석, 길을 찾기를 바란다.

계절의 순환처럼, 역사의 흥망성쇠처럼, 우리네 인생도 상승과 하강의 포물선을 그리고 어느 누구도 피할 수가 없다. 태어나서(Birth), 열정과 패기로 선택한 삶을 살다가(Choice),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듯 사라지는(Death) 것이다. 필자는 그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 남들은 가난의 옷을 입고도 긍휼과 자비 온유한 사랑이 넘치는 겸허의 삶을 사는데, 필자는 탐심의 이기적 잘못된 삶을 살아온 것만 같아 너무도 허망함을 느끼고 있다. 유수(流水) 같다는 말, 덧없다는 인생이라고 필자처럼 탓하지 말고 책을 벗삼아서 독자들의 人生을 살을 살찌우리라. 루트2의 값처럼 인생이 무난하지 않으니까!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루트2는 피타고라스가 발견한 밑변1, 높이1의 직삼각형 빗변의 길이이며 그 값은 무한으로 끝없이 이어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