떳떳한 길만 찾아가자
떳떳한 길만 찾아가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1.03 15:38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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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중생들은 남의 장단에 춤추기 일쑤이며,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하여, 나보다 헐벗고 굶주리고 아픈 사람을 보지 못하고, 늘 자신의 문제만 들여다보며 시달린다.


못난 인간일수록 고집쟁이여서 한번 다투거나 화를 내고나면 원한을 품고 줄기차게 마음속에 간직하고 날마다 분노의 창으로 자신을 찌르며,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살아간다.

병들기는 쉬워도 병 고치기는 어려워서 한번 잘못된 길로 들어서면 헤어나기가 어렵다.

그러니까 늘 마음이 평화로울 수 없다. 모든 것은 그 순간에 끝내버리자. 그리고 나쁜 것에는 더더욱 집착하지 말아야한다. 사람이 병에 걸린다고 다 죽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약을 잘못 쓰면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당하게 된다. 분노라는 병은 자비관으로 치유해야하며, 자비심 격발을 위해서는, 자신이 영구적이라는 착각과 자기애적인 거짓의 가면을 벗어던져야한다. 세상에는 영원한 승리나 패배, 영원한 행복과 불행도 없다.

우리는 평화롭고 행복해야한다. 삐딱한 심성 자는 뛰는 놈 다리 붙들고 늘어지기 일쑤다.

나쁜 친구와는 어울리지 말라. 재수 없으면 엿 먹다가도 이빨 빠지는 수가 있다.

생활에서는 스승보다 친구가 더 중요하다. 나쁜 친구와 밀착하면 훌륭한 스승의 가르침도 허사된다. 심성 나쁜 사람은 도리깨로 콩 타작하듯 닥치는 대로 두둘겨 패고 돌아다녀서 접하는 사람마다 박 터지는 상처뿐이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병에 찬 물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교양과 수양을 쌓은 사람이라도 남 앞에 자기를 내세우려 하지 말라.

언제나 양보하며 살아가자. 지금까지 자신의 잘못을 찾아서 인정하고, 깊은 반성 속에 용서를 구하며, 다시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 않겠다는 다짐 속에 살아가자.

반성이란, 자신의 정신과 행동에 대한 내면의 본성을 살피는 것이며, 성찰이란, 자신의 행위에 대한 허물을 덜어내는 것이다. 남을 용서하고 배려하는 마음은 스스로의 인격을 순화시키고, 타인과의 생활을 원만하게 이끈 원동력이며, 튼튼한 반석이 된다.

중생은 ‘나’를 한번 고집하면 벽을 문이라고 우기기 일쑤다. 그리고 나와 반대 되는 것은 모두 ‘남’이 된다. ‘남’도 또한 하나의 ‘나’이다. 온갖 ‘나’의 무리가 모여서 집단이 되었다.

그래서 ‘남’이 없어지면 ‘나’도 없어진다. 병풍도 각장마다 구부리면 꼿꼿하게 서지만, 다 펴면 넘어진다. 자신의 허리를 조금만 구부려보자. ‘나’만 고집하는 성격은 유리그릇처럼 위험하고, 장마철 방죽처럼 위태롭다. 항상 자신을 깊숙이 들여다보자. 남을 보는 눈은 밝지만 자신을 보는 눈은 장님이어서, 자신의 미래를 보는 눈이 캄캄하면 큰일이다.

우리는 “사회가 치유하기 어려운 부조리와 불평등에서 진실이 통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지만, 날선 도끼로 열 번 찍어야지, 무딘 도끼로 찍어봐야 소용없다. 늘 자신을 갈고 닦아나가자. 부러진 칼 용접해도 새 것 되지 않는다.

정도(正道)만 걷도록 꾸준히 노력하자. 바른길, 옳은 길, 떳떳한 길만 찾아가자.

자기중심적 비교판단과 애착, 그릇된 견해와 무지가 작동되지 않도록 조심하며 전진하자. 왜곡이나 편견, 부정, 투사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자. 공자는 “사람이 자신을 깨끗하게 하고 나오면 그 깨끗함을 인정할 뿐이지 그 지난날을 탓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오늘은 새로운 날이다. 병든 까마귀 어물전 돌듯 이익의 주변만 맴돌지 말자.

삿됨과 올바름을 구분 못하여 무너진 사람이 너무 많다. ‘목마른 자 냉수 찾듯, 굶주린 자 밥 찾듯, 병든 자가 약 찾듯, 우리들에게는 바른 길을 찾아가는 자세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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