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모든 범죄의 근원이 된다
술은 모든 범죄의 근원이 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1.10 17:41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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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사람은 죽었을 때보다 살아있을 때가 훨씬 행복하다. 살았다는 것은 숨을 쉬는 것이다.


그래서 생사(生死)여부를 확인할 때는 숨결을 관찰한다. 지금 숨을 쉬고 있다는 가장 큰 행복을 잊고 사는 것은 복 속에서 복을 모른 것이다. 사람이 복 받기는 매우 어렵지만, 재앙은 연거푸 겹쳐오기 마련이다. 불행한 사람은 ‘화’와 ‘욕심’때문이다.

뇌성벽력은 귀머거리도 듣는다. 벌컥벌컥 화내지 말라. 화와 욕심을 다스릴 줄 알아야 지혜로운 사람이며, 이걸 다스릴 줄 모른 사람은 어리석고, 지혜롭지 못한 사람이다.

병풍에 그려진 모과처럼 이리저리 굴러다녀도 탈이 없는 사람이 되어보자.

상황이 어려우면 화가 나고, 어떤 것에 많은 욕심이 생길 때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먼저 살펴보라. 교정이 될 것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빙그레 웃는 사람은 바보가 아니다.

또 화가 나면 술부터 마시는 사람이 있다. 이런 행위는 복 들어온 문을 닫는 행위다.

옛날, 어떤 수행자가 있었다. 어느 날, 악마가 찾아와 수행자에게 첫째, 살인을 하라. 둘째, 유부녀를 성폭행을 하라. 셋째, 술을 마셔라. 이 세가지중 하나를 골라 즉시 실행하라.

거절하면, 이 자리에서 죽이겠다며 협박했다. 수행자는 첫째, 살인은 살생중죄(殺生重罪)다.

미물 한 마리도 죽여서는 안 된다. 절대 불가다. 둘째, 유부녀 성폭행은 사음중죄(邪淫重罪)다. 어림도 없다. 셋째, 술 마시는 것은 불음주(不飮酒)로서 이것도 불가하다.

그러자, 악마가 목에 칼을 들이대고 빨리 결정하라 다그치며, 목을 베려했다.

긴박한 순간, 수행자는 우선 목숨은 건져놓고 봐야겠기에 세 번째의 술을 택하고 말았다.

취하지 말자, 거듭 다짐을 했지만, 못 먹는 술을 마시고 취했으니 제정신이 아니었다.

비틀거리며 동내를 헤매고 다니다, 대문이 열려있는 집으로 들어갔다. 여름인지라, 마루에서 반라의 유부녀가 낮잠을 자고 있었다.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자니 기분이 묘해졌다.

머릿속에서는 안 돼, 안 돼 하면서도 성폭행을 시도하고 있는 찰라, 밖에서 돌아온 남편이 너 이놈! 하며, 낫을 들고 달려들었다. 순간, 수행자는 낫을 빼앗아 남편을 내리치고 말았다. 결국 술 마시고, 성폭행과, 살인까지 저지른 것이다. 이렇게 술은 모든 범죄의 근원이 된다. 근원이 좋으면 결과도 좋고, 근원이 나쁘면 결과도 나쁠 수 밖에 없다.

화난다하여 술 먹지 말라. 화와 욕심을 잘 다스려야 사는 길이 열린다. 보석도 닦아야 빛이 나듯 사람도 끊임없이 수양하고, 단련해야만 훌륭한 재능을 발휘할 수가 있다.

사람 노릇 못하며 밥이나 축내고, 무의미하게 사는 사람을 ‘버러지 같은 놈’이라 한다.

우리는 사회에 이익을 주는 요익(饒益) 인간이 되어야 한다. 보는 바가 커야 이루는 바도 크다. 폭넓은 안목으로 큰 뜻을 세워보자. 쉽게 화내고, 욕심 부리며, 남 속이는 유해(有害)한, 벌레 같은 인간은 되지 말자. 발가락으로 나뭇가지를 꽉 움켜쥐고 있는 새는 날아오를 수 없다. 움켜쥐었던 발가락에 힘을 빼야 창공으로 날아오를 수 있다. 몸에서 힘을 빼자.

우리는 생명지탱에 가장 소중한 호흡도 누구에게 배우지 않고도 스스로 터득한 무한한 능력의 보유자들이다. 이런 능력자들이 화내고 욕심내는데 시간을 허비한다면 아까운 인생을 허비하는 것이다. ‘절’ 중에서 가장 좋은 절은 ‘친절’이다. 남들이 내 생명유지에 도움주고 있으니, 나도 남들 생명유지에 도움 되도록, 친절을 베풀며 살아가자.

‘법구경’에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주인공,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하였다.

나도 한세상, 너도 한세상, 벌레도 한세상이다. 소중한 존재들끼리 더불어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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