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잘 끓는 방에서 자고 싶다
잘잘 끓는 방에서 자고 싶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1.16 19:11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수경/다움생식 회장·이학박사

구들장 온돌방에 불을 때면 돌이 달아오르면서 방바닥이 따끈따끈 해지는데 그 뜨겁기가 맨살을 대면 데일 것 같은 느낌이 올 때 잘잘 끓는다고 한다. 전기 판넬이나 돌 침대 같은 것들도 온도를 잘 맞추면 뜨겁기는 하나 구들 온돌이 갖는 그러한 느낌은 느낄 수 없다.


어릴 때 뗄감이 귀해 불을 많이 못 떼던 시절에도 이불을 덮어 놓은 아랫목은 잘잘 끓었었던 기억이 있고, 허리가 휘도록 일을 하고 밤에 온돌에서 지지면 휘어진 허리가 펴지면서 다시 일할 에너지가 생기곤 했다. “초가집을 없애고”하는 새마을 노래가 퍼지면서 바닷물 빠지듯 온돌은 연탄 아궁이로 또 보일러로, 전기 판넬로, 다시 핫메쉬로 변하면서 따뜻함은 느낄 수 있으나 잘잘 끓는, 다시 말하면 구들장 황토 온돌에서 나는 느낌의 기분은 못 느끼는 것이 오늘날 우리들의 주거문화이다.

국수주의적 생각이 아니라 필자가 경험한 난방문화는 아프리카 마사이 족은 우리의 화로 같은 것을 집 가운데 피워놓고 잡 전체 난방을 하는데 집 안에는 구획만 나눠져 있지 방문이 없어 따뜻한 기운이 집 전체를 돌아다니니까 공기 난방과 같은 효과를 지니고 있고, 서양식 주택은 중앙공급식 공기 난방이고, 일본은 다다미 방이니까 따뜻한 물통이나 물 주머니를 이용하는 유담프나 전등열을 이용한 고다쯔 난방이고, 중국은 침상 문화였는데 현재는 공기 난방으로 유지되고 있는 상황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조상들께서는 참 머리가 좋아도 엄청나게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좋은 구들장 온돌 문화를 버리고 퓨전 온돌 문화를 만든데 대해 참 죄송하게 생각한다.

인간은 생애의 1/3을 잔다. 생애의 1/3을 자면서 잠을 통해 쉬고, 재충전을 하고, 건강을 회복하고, 그래서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면 건강하다고 하지 않던가! 90살을 살면 30년은 잠자는 시간이다. 유목민족으로 대표되는 몽골인들도 잠을 자기 위해 게르라는 이동식 조립 주택을 가지고 다닌다. 에스키모 인들도 밖의 온도는 영하 40-50도를 오르내리더라도 얼음 온도는 0도니까 얼음으로 집을 짓는데 이걸로 내 온도는 밖의 온도 보다 4-50도 높음으로 난방 방법으로는 참 좋은 방법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이용해 하얼빈 겨울 축제때는 얼음집 호텔이 등장하여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입에 맞는 음식을 적당하게 맛있게 먹고, 잘잘 끓는 방에서 푹 자고, 아침에 화장실 가서 쾌변을 하고 났을 때의 기분은 느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 음식을 잘 못 먹으면 아침에 몸이 무겁고 붓기도 하고, 숙면도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변비 기운에 시달리게 된다. 이러한 생활이 반복되면 몸 어디선가 이상 신호를 보내오게 되는데 이를 칭하면 병이라고 하는 것이다. 먹고 자고 싸는 것이 삶인데, 일상의 삶이 잘못되어 있는데 몸이 건강하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겠는가! 먹는 것은 몸에 좋다면 전 세계 것들을 죄다 갖다가 먹고 변을 잘 보기 위해 좋다는 것들을 먹는 사람들도 잠자리를 통해 건강을 회복해야 하는 불변의 진리 앞에는 무식하기 짝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고문 중에 가장 무서운 고문이 잠을 안재우는 것이라고 한다. 먹지 않고, 자지 않고, 싸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삶이 건강한 삶이라는 사실을 진정으로 깨닫는다면 잘잘 끓는 방에서 자는 것을 실천함이 우선해야 한다. 병원 갈래? 잘잘 끓는 방에서 잘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