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 라이프
세컨드 라이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6.0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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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상/한국교원대학교
교수
살다보면 현재 자신의 처지와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누구에게나 한 번쯤 있었을 것이다. 현재의 자신의 삶에 만족하든지 그렇지 않든지 간에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상상일 것이다. 이 같은 인간의 바람을 실현해 주는 인터넷 서비스에 ‘세컨드 라이프’라는 것이 있다.
세컨드 라이프는 미국의 린든 랩이라는 회사가 개발한 인터넷 기반의 가상 세계이자 게임의 일종으로 2003년에 시작되었다. 가상 세계이므로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하여 접속하고 컴퓨터 화면을 통하여 볼 수 있는 세계이지만 실제 삶과는 다른 삶을 살아 보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가상 세계는 우리가 현실적으로 접하는 물리적인 세계가 아니기 때문에 이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사이트가 없어지거나, 거기에 접속할 방법이 없어지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다. 단지 컴퓨터 화면을 통하여 물체들과 그것들의 행동을 눈으로 보고 귀로 보고 들음으로써 우리의 머리가 마치 실재하는 물체처럼 여기는 것일 뿐이다. 만들어진 가상의 환경이나 상황 등은 사용자의 감각기관을 자극하도록 만들어져 있어서 사용자로 하여금 실제와 유사한 공간적, 시간적 체험을 제공하게 해준다. 그렇게 되면 인간은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된다.

사용자로 하여금 이러한 가상 세계에 보다 잘 몰입하게 하기 위하여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장치를 이용해 가상 세계에 존재하는 물체들에 조작이나 명령을 가하게 함으로서 가상세계 속에 구현된 것들과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해 준다. 그렇게 되면 사용자와 가상 세계와의 상호작용으로 인하여 가상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이 마치 실제 세상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생생하게 전달되는 것이다.

이 같은 가상세계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세컨드 라이프에서 이용자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자신을 대표하는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아바타는 이용자에 의하여 만들어졌음으로 이용자가 나타내고자 하는 성격이나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설정이 가능하고, 또 다른 이용자를 대표하는 다른 ‘아바타’와 서로 상호 작용할 수 있고, 사회적인 관계도 갖도록 설계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각기 자신을 표상하는 아바타를 통하여 가상의 세계에서 거주하면서 다른 거주자들을 만나고 개인이나 그룹 활동에 참가하며, 가상의 자산과 서비스를 창조하고 다른 이와 거래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세컨드 라이프에서는 보다 실험적인 삶을 살 수도 있을 것이다. 가령 다리를 움직이는데 제한이 있는 사람도, 이 가상 세계에서는 자신의 현재 모습과는 전혀 다른 아바타를 통하여 가상세계에서 걷고 뛰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은 그의 실제 자존감에 큰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을 것이다. 도전적이지 않은 사람은 보다 진보적인 삶에 도전해보고, 사교적이지 않은 사람이 여러 사람(거주자)과 교제를 하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을 제공할 수 있기에 자신이 평소에 시도하고 누려보고 싶었던 일들을 가상의 세계에서 체험하게 함으로써 실제 세상에서의 삶이 풍성해 질 수 있다면, 이 세컨드 라이프는 매우 유익한 서비스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한 가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이 세컨드 라이프에서 이루어지는 일 가운데서 모든 물건은 다 거래할 수 있지만 좋은 친구나 사랑이나 사람은 살 수 없다는 점이다. 실제 세상에서도 그렇지만 가상 세계에서도 사람의 속성과 관련된 것은 구매할 수가 없는 것이니 세컨드 라이프에서의 행복 역시 현재의 삶이 행복할 때 얻어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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