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상식 (11)-vintage
와인 상식 (11)-vintage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5.12.21 18:54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칠레 산페드로 회사는 회사 설립일인 1865 라는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18홀을 65타에 친다는 골프 마켓팅 전략으로 국내에서 매년 30만병이상 판매되고 있는 톱 10위 안에 들어가는 골프와인으로 알려져 있다.

어느 날 돈 많은 재력가 집에 도둑이 들어 와인 셀러에서 1865 와인만을 훔쳐 갔다는 이야기가 있다.
오래되면 좋다는 와인 상식만으로 큼직하게 라벨에 쓰인 년도만 보고 훔쳐 간 것 생각되는데, 만약 와인을 평소에 마셨던 도둑이라면 1865 수 십병 대신 맨 아래 칸에 있는 단 하나의 와인병만 들고 나오지 않았을까 한다.

사람은 태어난 해가 있고, 자동차는 년식이 있으며, 와인에는 수확된 해의 빈티지(VINTAGE)가 있다.

빈티지는 포도를 수확하고, 와인을 만든 해를 뜻한다.
훌륭한 와인이 되기 위해서는 그 해의 강수량, 일조량, 일교차등 자연의 혜택과 사람의 정성이 함께 해야 된다.

천혜의 조건일지라도 사람이 정성을 다하지 못하면 좋은 와인이 될 수 없고, 버림받은 조건의 자연일지라도 사람이 정성을 다하면 좋은 빈티지로서 이야기되는 와인들이 있다.

동일한 회사의 같은 와인일 선택할 경우에는 좋은 해의 빈티지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지만, 와인을 처음 접할 경우에는 빈티지 보다는 다양한 품종과 나라별로 마시면서 미각의 깨달음을 가져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샴페인 같은 경우에는 재배하기 까다로운 피노누아 품종으로 인해 서로 다른 해의 와인을 블랜딩 하기 때문에 논 빈티지(non vintage)해의 샴페인이 있으며, 신대륙의 칠레, 호주, 미국 같은 와인 산지에서는 기후의 변화가 적어 맛의 폭이 크기 않은 일정한 맛의 와인들이 생산되기 때문에 기후에 따른 빈티지가 아닌 숙성에 따른 빈티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오래된 빈티지 와인이라고 무조건 맛있지는 않다.
긴 세월로 변화되는 맛과 향으로 인해 그만의 개성 있는 와인이기에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마시는 경우가 있다.

사람이나 와인이나 세월이 가져 다 주는 깊이가 있어야 하는데, 와인을 오랜 기간 잘 못 보관되면 식초가 된다.
사람 또한 나이만 먹고 식초처럼 깊이 없는 사람들을 만나면 살아온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다.

좋은 해의 빈티지에 제대로 숙성된 와인을 마셔보면, 향기롭고 섬세하며 깊이가 있고 기억된다.
필자 역시도 먼 날 좋은 와인의 빈티지처럼 다른 이에게 좋은 향과 깊이로 기억되도록 숙성되어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