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꼭 해야 할 일

2012-01-01     경남도민신문

나는 걷기를 싫어한다. 아니 운동 자체를 싫어한다. 그런 내가 올해 목표를 ‘꾸준히 운동하기’로 정했다. 에어로빅이나 수영처럼 거창하게 회원권을 끊고 하는 운동이 아니라 걷기부터 열심히 해서 운동이 몸에 배이도록 체질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내가 이런 결심하게 된 것은 사촌동생 때문이다.

사촌동생과 나는 한 동네에 산다. 그래서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도 만나고 집안 대소사에서도 늘 얼굴을 마주대한다. 내가 등산로 입구에서 음식점을 할 때 일 손이 딸리는 주말마다 도와주러왔었고 같이 다육식물 농장에서 아르바이트를 가기도 했다. 부지런하고 싹싹한 동생이었다. 그런 동생이 어느 날 갑자기 쓰러졌다. 그 전날에도 마트에서 만났는데…. 뇌종양이란다. 이름도 어려운 교모세포종. 아무런 전조증상도 없이 어제까지 멀쩡했는데 암이라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병의 진행은 놀랍도록 빨라 하루아침에 동생은 아무것도 제 손으로 할 수 없는 환자가 되었고 누군가가 옆에 꼭 있어야했다.

억장이 무너진다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우리 모두 제 정신이 아니었다. 병이 노크를 하고 오는 것이 아님을 그때서야 알았다.

병도 병이지만 치료비 걱정도 되었다. 동생은 친구가 보험설계사여서 예전에 보험을 들어둔 것이 있다고 해서 모두들 다행이라고 했다. 덕분에 나도 내 주변을 살피게 되었다. 홈쇼핑에서 보험광고하면 무시하고 채널을 돌렸는데 이제는 자연히 눈길이 가고 예전에 가입해두었던 보험 증권들을 챙겨보고 암에 대해서 공부도 하였다. 그러고 보니 주변에 암환자가 참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국가암정보센터의 통계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이 평균수명 80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이 34.0%로 3명중 1명이 암에 걸린다고 한다. 보고도 믿기 어려운 끔찍한 사실이다. 

이렇게 무서운 암도 예방할 수가 있다고 한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자료에 의하면 암 발병원인으로 흡연이 15~30%, 만성간염이 10~20%, 음식에서 오는 것이 30%이며 유전적인 요인은 5%라고 한다. 발병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암 예방법이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주 5회 이상 하루에 30분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할 것을 권장하며 특히 45~60분의 운동을 할 경우 암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예전에 동생과 나는 등산로 입구에서 산으로 향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돈 주고 가라고 해도 등산은 안한다며 왜 사람들이 힘들게 산을 오르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도 힘들게 산을 오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건강하다는 것이 나 하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우리 가족 모두를 위하는 것임을 알게 된 지금은 날이 아무리 추워도 비가와도 눈이 와도 운동이 내 삶의 일부가 되게 만들어야겠다. 나의 새해 목표는 운동을 밥 먹듯이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