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소방장비 현대화 더이상 미루면 안돼
소방관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지금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공포 속에서 화마와 맞서고 있다. 소방관들은 업무와 관련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참혹한 사고를 목격하면서 생기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우울증, 무기력, 불안을 겪고 있는 것이다. 고질적인 인력부족, 노후화된 장비 등 열악한 근무환경은 좀체로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1월 1일 현재 소방관 개인안전장비는 기준보다 4.5% 부족했다. 그나마도 16.5%는 노후화된 것이었다. 안전화·안전장갑 부족율도 각각 7.4%, 4.4%에 달했다. 방화복의 43.5%, 헬멧의 38.9%, 공기호흡기의 20.0%도 낡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도내 각 소방서의 전체 소방차량 603대 중 내구연한 경과로 성능이 저하되는 위험성 있는 소방차량이 전체의 17%에 달하는 103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화된 소방 장비는 인명사고로 이어진다. 최근 5년간 소방관 29명이 공무중 순직했다. 소방관 1만명 당 순직자는 미국·일본의 2~3배에 달한다. 한마디로 우리 소방관들은 언제 생명을 잃을지도 모르는 위기에 항상 높여 있는 셈이다. 소방안전서비스 분야는 날로 확대되고 있지만 국가가 부담하는 소방예산 비중은 2% 수준에 그치고 나머지 예산은 여전히 지방에 전가하고 있다.
소방장비 부족·노후화로 인한 인명 손실은 이제 더이상 없어야 한다. 화재를 초기에 진압할 수 있는 여건도 만들어주지 않고 무조건 소방관들만 탓해서는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소방관들이 재난현장에서 더욱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장비 현대화를 비롯한 제도적인 뒷받침에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