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77년만에 고향에 온 산청 범학리 석탑

2018-11-27     경남도민신문

일제 강점기에 일본인에 의해 반출됐던국보 제105호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이 진주박물관 내에 복원돼 27일 점안식을 개최했다. 산청군 범학리에 있던 이 석탑은 1941년 일본인 골동품상에 의해 대구로 반출되었다가 조선총독부에 압수되었고 1946년 경복궁 안에 세워졌다. 그러나 1994년 경복궁 정비사업으로 다시 해체되어 23년간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되어 왔다.

신라 양식을 계승한 범학리 석탑은 탑 외면에 부조상이 새겨져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당대의 뛰어난 조각기술과 경남 지역의 불교 미술 수준을 보여주는 걸작이어서 1962년 국보로 지정됐다. 특히 이 석탑은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우리나라 대부분의 석탑과는 달리 섬장암을 깎아 만든 것으로 더욱 유명하다. 섬장암은 화강암에 비해 부드러운 특징을 갖고 있는데 산청 범학리 인근에 분포된 섬장암으로 이 삼층석탑을 만들었다.

범학리 삼층석탑의 운명은 기구하다. 통일신라시대인 9세기 무렵 제작된 후 조선시대까지 둔철산 자락에 자리해 있었으나 1941년 일본인 골동품상이 매수해 산청을 떠나 대구의 공장 공터에 해체돼 보관됐다가 1942년 조선총독부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이후 이 탑은 1946년 미군 공병대의 도움을 받아 경복궁 안에 세워졌으나, 1994년 경복궁 정비사업으로 다시 해체돼 23년간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왔다.

이에 국립진주박물관이 77년만에 탑을 복원해 고향으로 되돌아 올 수 있게 된 것이다. 범학리 석탑의 복원을 계기로 해외에 반출된 우리 문화재의 반환 노력이 가속화되고 곳곳에 방치되어 있는 문화재의 복원에 박차를 가해 우리 문화재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