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향기13-나라를 팔아먹어도!
지리산향기13-나라를 팔아먹어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1.24 19:48
  • 14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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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지/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1월이 되어도 날이 따뜻하다고 이상기온에 대하여 입 가진 사람마다 한마디씩 하더니 요 며칠 지리산 아래 자락에도 하얀 눈이 오셨다. 밤새 하얗게 쌓인 눈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새해라는 상념까지 겹치니 올해는 어찌 살아내나? 1월이라는 시간은 늘 우리에게 한해에 대한 고민을 안겨준다. 그래서 보지 않던 책들도 뒤지고 뉴스에도 관심이 간다. 분명한 건 올해도 조용하게 지나가지는 않을 것 같다. 벌써부터 4월 총선으로 어수선하고 여기저기서 문자들이 온다.


정치라는 것이 사람들의 일상을 만드는 초석인데 정치가 권력을 가지는 수단이 되다보니 사람들은 그 자체를 대화에 올리기 싫어하고 다 그놈이 그놈이라는 말로 폄하한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권력 싫어하는 이 없고 자기 삶의 근간을 돌아보지 않는 이 없으니 정치는 싫다고 하면서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삶의 밀접한 부분이다.

세금을 내는 일도, 아이들의 보육비를 내는 일도, 직장에 취직을 하는 것도,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만약 전쟁이라도 난다면 그것 또한 모두 정치권에서 결정하는 대로 우리들은 따라야할 것이다. 그러니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가! 그래서 더욱 올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이러는 사이, 인터넷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도는 한 영상이 화제다. 경상도 말씨가 구수한 어느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한아주머니의 인터뷰인데 질문이 무엇이었는지는 모르나 그 아주머니 결의에 찬 목소리로 ‘나는 여기 사람이니 나라를 팔아먹어도 모당을 찍겠다’고 말씀하신다. 기자가 다시 한 번 ‘정말 나라를 팔아도 그 당을 찍겠느냐’고 묻고 그 아주머니는 당연하다고 말씀하신다. 어쩌면 전라도 어느 시장에서도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엊그제 위안부문제를 두고 비가역적인 사과를 받아낸 우리 정부와 날로 우익화 되어 곧 평화헌법제정 70주년을 기해 자국의 군대를 합법적으로 가지고 교전권을 행사하겠다는 아베 정부를 보면서 그에 대응하는 미국이나 중국, 그리고 북한까지 합해서 어쩌면 그리 구한말처럼 세상은 돌아가는지, 이러다 또다시 어느 나라의 식민지가 되어 우리말을 못 쓰고, 이러다 또다시 이 한반도에 전쟁이라도 난다면 과연 누가 당하고 누가 죽어나갈 것인가! 혹자는 이제 그런 일은 없다고 말하겠지만 과연 장담할 수 있는가! 지금은 정보가 많으니 대처가 가능하다고 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구한말에는 사람들이 세상 돌아가는 것을 몰라서 당했을까!

그러니 따져볼 일이다. 당장 슈퍼마켓에 가서 물 한 병을 사고, 라면 하나를 사도 정치와 밀접하니 한 쪽 말만 듣고 송사하지 않는 것처럼 양쪽 다 들어볼 일이다. 신문도 한쪽만 읽지 말고 이쪽 성향의 신문도 읽고 저쪽 성향의 신문도 읽어야 한다.

얼마 전 나온 영화 <내부자>가 큰 인기를 끌면서 아직도 상영중이다. 원작은 드라마 <미생>으로도 유명한 인터넷만화가 윤태호의 또 다른 인기작인데 영화가 처음에는 두 시간짜리로 나오더니 우민호감독이 더 보이고픈 영상을 담아 디 오리지날이라고 해서 세 시간따리가 새롭게 나왔다. 나도 보았는데 세 시간이 어떻게 지나는지 모르게 빠져들었다. 모든 판을 엮는 언론인과 유력 대통령 후보, 그를 밀어주는 재벌, 줄이 없어 출세를 못하는 검사가 그들의 뒷거래를 캐고 하수인인 뒷골목 깡패도 내부자로 들어가려다 이용만 당하고 버림받으니 복수를 꿈꾼다는 내용이다.

그 영화에 나오는 인물 중 판을 짜는 언론인이 그런 대사를 한다. “어차피 대중은 개, 돼지입니다. 적당한 먹을거리, 유흥거리만 던져주면 결국 따라올 겁니다.”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지금 교묘하게 이용되는 지역주의에도 매몰되어 매우 바보 취급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많은 수가 서민인 우리 삶이 누군가의 의도된 대로 이어가서 우리가 우리의 발등을 밟는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싫다. 선거 때 마다 우리가 남이가!’로 현혹하지만 그 우리는 진정 이 나라에 사는 모든 사람이 ‘우리’여야 하지 않나! 그래서 오늘은 ‘나라를 팔아먹어도’ 이 말이 너무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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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hkror 2016-02-06 02:35:51
[어쩌면 전라도 어느 시장에서도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더러운 자들이 늘 사용하는 방법...[양비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