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상식-14 와인 잔 ②
와인상식-14 와인 잔 ②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1.25 18:36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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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한식과 잘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은 보르도 잔보다 크기가 작다.


바디감 보다는 산미와 향을 즐기며 온도가 천천히 올라가지 않도록 작게 만들었으며, 마셨을 경우 와인이 혀의 앞쪽과 중간에서 산미를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보는 즐거움과 마시는 행복을 주는 스파클링 잔이다.

스파클링 잔 또는 샴페인 잔은 기포가 올라오는 모양을 감상하기 위해 가늘고 긴 모양을 가지고 있다.

와인은 어울리는 잔에 따라 마셔야 제 맛을 느낄 수 있지만 샴페인만큼은 샴페인 전용 잔에 부어야 만이 끝없이 올라오는 탄산의 즐거움을 눈으로 감상하며 마실 수 있다.

좋은 와인 잔은 와인의 색을 더 잘 보이도록 얇고 가벼우며 입술에 부드럽게 닿는 느낌이 좋다.

유명한 와인 잔을 생산하는 리델(Riedel), 슈피겔라우(Spiegelau) 회사의 고가 잔들은 와인 값 이상으로 비싸다.

그래서 와인 잔으로 건배를 할 때에는 잔 입구를 부딪치지 말고 잔의 몸통을 살짝 부딪치며, 자신이 마신 잔은 되도록 깨지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한다.

와인전문으로 하는 레스토랑이나 귀한 와인을 마실 경우에는 잔을 바꾸는 것이 당연하다. 식전주로 화이트 와인을 마셨을 경우에는 화이트 와인 잔을, 식사와 함께 레드와인을 마셨을 경우에는 레드 와인 잔으로 마시는 것이 좋다.

와인 잔을 잡을 때 볼을 감싸는 것이 좋은지, 받침대 또는 다리의 어느 부분을 잡을지 난감해 하는데 어느 부분을 잡아도 상관이 없다.

리델 와인회사에서는 손의 체온이 와인에 전달되는 것이 무의미하다 하여 다리와 받침이 없는 볼모양의 와인 잔을 생산해 내고 있다.

하나의 잔으로 돌려 마시기도 하는 소주 잔!

헬리코박터 균과 간염균 까지 나눠 가질 만한 선후배의 우정과 직장 상사와의 관계가 돈독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때로는 만지작거린 소주잔을 맥주잔에 넣어 마시기도 하고, 다 마셨는지 머리에 털어 확인까지도 한다.

더 진상인 것은 군화에 마시기도 하고, 큰 대접에 온갖 잡다한 것을 섞어 강제로 마시게 끔도 한다.

소위 막 잔으로 막 가는 술판이 되는 경우다.

좋은 잔이 없고 좋은 술이 없어 만들어진 대한민국의 문화다.

버려야 할 것은 하루빨리 버리고, 좋은 문화를 널리 알리는 대한민국 음주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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