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의 지구종말시계 자정 3분전
2016년의 지구종말시계 자정 3분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3.01 18:1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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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주/환경부 환경교육홍보단·경남환경연구원장

핵 보다도 환경파괴문제가 지구 종말시계를 더 빠르게 앞당기고 있다. 지구종말을 자정으로 가정한 예고시계로, 핵 위험도에 따라 분침이 움직이는데 '운명의 날 시계'라고도 한다. 핵전쟁 발발 등으로 인한 지구 종말을 자정으로 가정한 예고시계로 이 시계의 오전 0시를 핵에 의한 인류파멸의 날로 보고 그것이 어느 정도까지 다가오고 있는가를 장침의 움직임으로 나타낸다.


1945년 시카고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에서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을 만드는데 기여했던 핵과학자들은 핵과학자협회(The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이들은 1947년부터 소위 지구종말시계(Doomsday Clock)를 발표하고 있다. 이 시계는 이 단체에 속하는 전세계의 과학자와 운영자들이 16명의 노벨상 수상자들을 포함한 고문들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는 가상의 시계이다.

시계의 시각은 전 세계 핵무기 보유국들의 움직임과 핵실험, 핵무기 협상의 성공과 실패 등을 고려해 결정되는데, 2007년에는 새로운 위협요인으로 지구온난화가 포함됐다. 지구종말의 시간인 자정 3분 전. 이 시계의 분침은 세계의 과학자들이 우리 지구가 파괴될 때까지 얼마나 근접해 있는가를 표시하는데 매년 여러 변화를 고려하여 정한다. 자정은 지구가 종말을 맞는 시간을 표시한다. 작년에는 자정 5분전이었는데 올해는 자정 3분전으로 2분 당겨졌다. 이것은 지구의 문명이나 지구 자체가 파괴될 가능성이 더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년에 시간을 당기게 한 중요한 이유로는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와 인도-파키스탄의 분쟁 등과 같이 전략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분쟁이 존재한다는 것을 들었다. 올해 그 시간을 2분이나 더 당긴 이유로는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 그리고 최근 시행된 북한의 핵실험이라고 한다.

지구종말시계에서 말하는 1분이 어느 정도의 시간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환경이나 사람들 사이의 싸움이 점차 지구를 위협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사이언스 학술지는 지난 50년 동안 핵전쟁에 의한 지구 최후의 날까지의 남은 시간을 ‘지구 종말시계’로 기준하여 미ㆍ소간 냉전이 고조 되었을 때 이 시계는 종말 3분 전까지 진행된 적이 있으며, 미소 중ㆍ단거리 핵 폐기조약이 발표되었을 때는 종말 6분전까지 표시 됐었다.

역사적으로 지구종말시계가 자정에 근접했던 경우는 여러 번 있었다. 1953년에는 자정 2분전으로 지금까지 가장 자정에 가까웠던 시기이다. 이때는 미국과 소련이 수소폭탄 실험을 한 탓으로 소련이 서방세계에 핵폭탄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1981년에는 자정 4분전으로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고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가 소련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미국선수단을 철수시킨 것이 이유였다. 1991년에는 자정 17분전으로 동서간의 냉전이 공식적으로 끝나면서 미국과 소련이 핵무기를 감축하여 세계를 파괴할 위협을 제거한 때이다. 1998년에는 인디아와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함으로써 자정 9분전까지 시간이 당겨졌다.

우리나라의 종말시계 이야기는 조선조 명종 때 홍계관(洪繼寬)을 든다. 당시 덕정(德政)을 베푼 정승으로 상진尙震이라는 분이 있었다. 상 정승은 해마다 홍계관에게 길흉를 점쳐 몸을 사리곤 했는데 그 점쾌가 잘 맞음에 자타가 신통하게 생각했다. 노후에는 죽는 날까지 점쳐놓고 사계(死計)를 세웠다. 죽을 해를 자오선(子午線)으로 잡은 시계판을 만들어 머리맡에 붙여두고 해가 가고 달이 가면 그 시계판을 돌려나갔다. 인생 종말시계인 것이다. 그렇게 시계를 돌려가며 남은 인생에 할 일이며 해야 할 인사를 차근차근 처리해 나갔다. 종말시계를 돌려가면서 여유있게 사는 품이며 음덕으로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도덕적 사생관은 멋이 있지만 한국판 의 종말시계는 ‘인생 종말시계’인 것이다.

지구 종말시계는 2015년 자정 5분전까지 가까워졌는데 그 이유는 조절이 안 되는 기후변화, 세계적으로 핵무기의 현대화와 거대화로 인하여 비정상적으로 인류의 존재가 위협을 받는 상황이 이유였다. 하지만 이제 사이언스 학술지는 종말시계는 핵전쟁의 위협 하에서만 종말시간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파과문제 즉 대기오염, 수자원오염, 토양오염, 동식물멸종 등 환경문제로도 진행된다고 선언했다. 인류를 종말시키는데 환경문제가 핵(核)보다 가공해졌다는 종말시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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