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판단을 필요로 한다
현명한 판단을 필요로 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4.10 20:10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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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곡/시인
 

이번 국회의원 총선은 3일에 걸쳐 투표를 하는 셈이다. 8일, 9일이 사전 선거일이었고 13일이 선거일이니 유권자들에게는 세 번의 기회에 걸쳐 투표를 할 수 있게 배려하는 것이다. 투표율을 올리려는 이유도 있겠지만 부재자들에게 쉽게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이다.


알고 있듯이 국민투표는 국민 된 자의 의무이자 권리다. 대의민주주의 제도 하에서 의사를 표현하고 결정하는 방법으로 많은 나라들이 직접선거를 채택하고 있고, 본인이 혼자만의 비밀로 기표를 해서 나의 의사를 대변하는 행위가 투표제도다.

표를 얻기 위해서 각 정당들은 입후보자들과 함께 여러 방법을 다 쓴다. 정당에 투표하는 투표용지가 하나 더 있기 때문이다. 정당의 득표 순서에 따라서 비례대표 후보자들은 당선이 배분되기 때문이다. 자기를 선전하기 보다는 정당을 위해서 득표 전략을 짜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전선거가 있은 주말에는 450만 대 이상의 차가 고속도로를 통해 봄나들이를 오간 것으로 집계가 되었다. 아무리 투표가 중요해도 산에 들에 피어나는 꽃들과 푸른 새순들을 못 본 척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둘레길을 걷는 것도 좋고 꽃구경을 떠나는 것도 좋다. 아침 일찍 투표를 하고 출발을 해도 어디를 가나 너 댓 시간 안이면 닿게 되는 것이 우리나라다.

고사리도 나오고 쑥, 머위, 취, 달래, 두릅, 냉이 등도 보인다. 한낮은 봄날을 지나 여름으로 간다. 봄날이라 할 만한 것은 새순이 피어나고 새싹이 돋아날 때뿐이다. 이내 온도가 25도를 넘나드니 기온으로 봐서는 여름이 어느새 다가오는 것이다.

봄날의 정취를 느끼러 산으로 들로 나들이를 할 것인데, 국회의원 선거 때문에 삶의 터전을 한 발짝도 못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투표가 종료되면 모든 상황은 끝날 것이지만, 지금으로서는 감내하는 수밖에 없다. 자기가 싫어한다고 외면하고만 살 수도 없고, 자기가 좋아한다고 마냥 좋은 것만 누리며 일평생을 살 수 있는 것도 아닌 게 인생이지 않은가.

길거리에서 한 표를 호소하는 입후보자들의 하소연을 한 번쯤은 뜻깊게 들어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타산지석이라던가. 솔직히 말해서 나 보다는 어디를 봐도 나은 사람들인 저들은 왜 아침마다 가는 곳마다 구걸을 마다하지 않는가? 어디를 봐서도 나 보다 못한 구석은 정말 보이지 않는데도 말이다. 저렇게 표를 구하기 위해 애걸복걸을 하는 것은 대체 무엇 때문인가? 진정 지역사회의 발전과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제대로 된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서인가? 아니면 자기 자신의 정치적 욕구나 금수저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인가를 조심스럽게 간파해내는 지혜의 눈도 필요할 것 같다.

밤길에서도 눈이 부시게 화려하게 벚꽃을 피우고 있던 나무들이 이제는 푸른 잎들을 달고 나타난다. 산을 보면 셀 수조차 없는 색깔들로 만화방창 어우러지고 있다. 꽃은 꽃대로 자기들의 목소리 자기들의 때깔로 피어나고 나뭇잎들은 나뭇잎들대로 제 색깔 제 빛으로 하나의 산을 이루는데 함께하고 있다. 우리 사람들도 저와 같았으면 좋겠다.

총선이 끝나 국회의원들도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모이면 오늘 보는 이 봄날처럼 다양한 색깔과 다양한 생명력으로 국민을 보살피며 건강하고 경제력 있는 나라를 만드는데 힘써주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다시 한 번 필요해진다. 정당이 어느 당이어야 하느냐는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 선거에 의하면 될 일이지만 국회의원의 선택은 정말 우리들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필요로 한다. 누군가는 말했다고 한다. 한 나라의 정치수준은 그 나라 국민들의 정치에 관한 의식 수준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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