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지/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안고 연락선을 타고가면 울릉도라 뱃머리도 신이 나서 트위스트 아름다운 울릉도~”
사실 세월호 참사 이후 배를 타는 일이 트라우마가 되어 선뜻 내키지 않았으나 2시간10분만인 최단시간에 간다고도 하고 그 일로 남겨진 좋은 일 중에 하나가 이제는 중고선박을 구해 운항하는 일이 없어졌다고 하니 맘이 편해왔다. 씨플라워는 첫 취항에 맞게 신상 여객선이라고 한다. 선박의 구입비가 얼마인지는 모르나 네델란드 주한 대사가 와서 축사까지 하는 것으로 보아 만만찮은 가격인가 보다. 작년, 재작년 우리나라 조선업의 수주가 제로여서 올해 대규모 구조조정이 있을 거라는 이야기들이 도는데 네델란드는 좋겠구나, 하는 부러움이 든다.
울릉도에 초대를 받고 선뜻 나선 데에는 이유가 있다. 아름답기로 치자면 수많은 곳이 있고 수많은 섬이 있지만 울릉도의 특별함은 바로 독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울릉도가 들으면 섭섭할지 모르지만 독도를 가기 위해 울릉도를 간다고 해도 넘치는 말이 아닐 정도로 독도는 사뭇 남다른 곳이다. 독도는 우리에게 무엇일까? 동쪽 끝에 위치해서 면적은 고작 187,554제곱미터이지만 우리나라 서쪽 위의 백령도, 남쪽 끝의 마라도와 달리 늘 우리의 애를 태우는 섬이다. 어디서부터 꼬인 건지 애먼 남의 땅을 일본이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면서부터 우리 국민의 독도 사랑은 지극하다.
세월호진상규명위원회가 제대로 된 조사도 마치지 못하고 여당 위원들의 사태로 파행을 거듭하더니 6월말이면 끝내야 한다고 한다. 처음 그 시한을 잡았던 것은 정부의 약속대로 세월호인양이 빨리 이루어져 이때쯤이면 정리가 될 것이라고 믿었기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잡았다고 알고 있다. 왜냐면 선박이 인양되어야만 실종자 수색도 가능하고 침몰 원인도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박 인양은 7월이나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데 시한에 쫓겨 규명위원회가 이 시점에서 문을 닫으면 더 큰 의혹만 증폭될 것이다. 국민들이 의혹을 가지고 믿지 못하는 사회에서 민생은 기운을 얻을 수 없다. 더구나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는 사회는 더욱 그러하다.
국민의 생활과 생계가 정말 걱정이라면 그들의 의욕을 먼저 살려줘야 한다. 타국과의 협상에서 국민의 동의를 얻고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현안 타결이라든가, 무언가를 숨겨서 끝없는 의혹을 갖게 하고 무엇 하나 시원하게 밝혀지는 것 없이 우롱당하는 느낌이 들게 하는 것이 아닌 떳떳하게 사실 그대로를 규명한다면 국민은 환호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은 시니컬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 테러를 구실로 누군가 나를 들여다보고 말도 편히 할 수 없게 하고 내 금전 거래도 다 까발린다면 국민들은 더 움츠러들 것이다. 국민들의 기운이 활발하지 못한 상태에서 민생을 운운하는 것은 억지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다 서로 연결되어 있다. 민생 활성화의 시작은 국민들, 특히 저소득층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게 우선이고 무언가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 시작하는 하루를 만들어줘야 한다. 20대 국회에서는 민생 핑계 대며 기득권을 대변하는 가짜 민생 말고 진짜 민생이 살아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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