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거주시설은 수용소가 아니다
장애인 거주시설은 수용소가 아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5.17 19:2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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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이병헌과 최민식이 주연을 맡은 ‘악마를 보았다’라는 영화 제목이 온통 머릿속을 차고 있어 어떤 다른 사고를 할 수가 없다. 그저께부터 방송에서 보여주고 있는 어느 한 장애인시설에서 자행된 중증장애인 폭행장면 때문이다. 누구 한 사람의 충격이 아니다. 뉴스를 본 전 국민이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영화 제목 그대로 우리 국민들은 정말 악마를 보았다.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럴 수 있을까. 익명의 제보자가 경찰에 제공한 영상에는 중증장애인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머리채를 잡고 바닥에 패대기 치는가 하면, 다리를 잡아 질질끌고 다니더니 등 뒤에서 목을 조르기도 한다. 또 고꾸라져 발버둥 치는 장애인을 마치 레슬링하듯 공격한다. 외국영화에서나 본 듯한 인권이 말살된 공포의 수용소 같다.

영상이 아니었다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자행된 곳이 자랑스런 대한민국 중증지적장애인 거주시설이다. 폭행을 가한 자는 사회복지사들로, 이들의 역할은 중증장애인들의 생활재활을 돕는 교사이다. 일반 가정에서 생활하기 어려운 중증의 지적장애인에게 거주·요양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시설에서 이러한 무자비한 폭력이 지속적으로 자행되어 온 것이다.

이러한 시설의 관리감독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과 공무원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을까. 때가 되면 형식적으로 한바퀴 휘 둘러보고 잘하고 있습니다 하는 시설관계자의 말에 합격 하고 돌아서는 모습이 상상되는 건 지나친 비약일까. 2년 전 서울의 한 장애인시설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발끈한 박근혜 대통령이 장애인시설에 대해 전수조사를 지시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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