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샤, 어이샤’ 줄 당겨 보세!/민속문화의 상징, 줄다리기의 보존과 전승(2)
‘어이샤, 어이샤’ 줄 당겨 보세!/민속문화의 상징, 줄다리기의 보존과 전승(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5.24 18:1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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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교/진주문화원 향토사실장·문화재청 무형유산지기
 

지난시간에 이어 줄다리기의 여러 존재 양상과 그에 따른 특성을 설명하도록 하겠다.


먼저 줄다리기의 전승 집단으로 고을과 마을을 배경으로 이루어졌다. 고을의 읍치(邑治)를 중심으로 전승된 고을형 줄다리기는 평시에는 읍치 구성원들이 참여하여 연행하다가 풍년이 들어 경축할 일이나 흉년이나 질병 등 위기가 닥치게 되면 고을사람 대다수가 참여하는 초대형 줄다리기가 되었다. 또 마을을 배경으로 전승되는 마을형 줄다리기는 평시에는 마을사람들만 참여하다가 여건이 되면 인근 마을사람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줄다리기를 행하였다. 외집단 참여가 보장되는 줄다리기는 특별히 큰줄이라 하였고 소규모 줄다리기는 애기줄, 골목줄이라 불렀다. 줄다리기 연행 시기로 대보름과 단오, 추석 등으로 다양했지만 20세기 이후에는 주로 대보름에 당기는 것으로 보인다. 연행 공간은 줄을 당기는데 불편함이 없는 넓고 긴 공간이면 족하였다. 편 구성은 성별에 따라 또 공동체 공간을 둘로 나누어 지역별로 가르는 것이었다.

줄은 일반적으로 짚을 이용해 만드는 데, 시대나 지역에 따라 칡, 삼, 굴피, 대나무 등의 다양한 재료들이 사용되기도 했다. 또 어업에 사용되는 마닐라로프와 나일론로프들이 이용하기도 한다. 그 후 양질의 볏짚 확보가 쉬워지면서 짚으로 일원화되었다. 줄의 형태는 쌍줄과 외줄이 있다. 외줄은 주로 호남, 동해연안의 일부지역에 분포하고, 쌍줄은 외줄을 당기지 않는 호남지역과 그 밖의 지역에 두루 분포하였다. 쌍줄은 대개 하나의 몸줄에 수많은 곁줄을 달아서 그 줄을 잡아당기는 형태를 취한다. 줄을 당기기 전에 벌이는 앞놀이는 줄의 규모와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줄다리기에 이어서 행해지는 뒷놀이는 대개 양식적 독자성이 약하고 놀이 형식이 줄다리기와 직접 관계를 갖고 있지 않는 것도 있다. 줄다리기가 끝난 뒤에 줄을 처리하는 방식은 소비형과 보존형이 있다. 소비형은 즉시 또는 송액의 의미로 쓰이며, 보존형은 일 년 또는 영구보존 등으로 나타난다. 줄다리기는 공동체 신에 대한 제사, 풍물 등의 민속예술과 함께 축제를 구성한다. 이는 줄다리기와 제사가 일정한 관계를 맺고 있다. 먼저 놀이를 전개한 후 제사를 지내는 경우와 제사를 지내고 일정시간 후 놀이를 전개하는 경우가 있다.

다음시간에는 줄다리기의 주술•종교적 성격과 교육적 성격의 두 양상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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