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에 생각나는 것들
현충일에 생각나는 것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6.06.06 19:0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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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다움생식 회장·이학박사
 

승자독식(勝者獨食)이라는 말이 있다. 이기는 사람이 전부를 갖는다는 말인데, 전쟁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를 수 있다. 필자는 6.25 전쟁을 체험한 사람이다. 전쟁은 체험을 해 보지 않으면 그 실상을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무리 상상을 잘 한다 해도 전쟁은 상상으로 그려지는 그러한 실체가 아니다. 전쟁은 제로 섬 게임이다. All or nothing 이라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지만 전쟁은 이기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게임이다. 필자가 9살이던 1950년 부터 53년 휴전이 도기 까지 4년간 겪은 체험은 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1950년 불과 3개월 전후한 공산 지배는 지금까지 김일성 찬양노래를 머릿속에 기억하게 하고, 좁쌀알을 헤아려 공출로 받아가는 지독한 통제경제를 생각하면 어린 시절의 경험이지만 이땅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 당시 저녁이면 하루도 빠짐 없이 마을 공회당에 나가 공산주의를 주입 시키는 연극과 김일성 장군을 찬양하는 노래로 보냈고, 부모 형제는 물론 이웃 까지도 공산당에 반대하는 활동에 대해서는 반드시 고발을 해야한다는 교육을 받았다. 소득은 전부 국가에 바쳐야 하는데 소출의 양을 속이지 못하게 좁쌀 알 까지 헤아려 바치는데 그 방벙이 참으로 기상천외한 발상이라 지금도 생각해 보면 참 머리가 좋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밭에 조를 심으면 먼저 한 고랑의 조 이삭 수를 헤아리게 한다. 그리고 그 이삭 수와 고랑의 수를 곱하면 전체 이삭 숫자가 나온다. 그 다음 조 이삭 약 10개 정도를 가져다 훑은 다음 그 알 수를 헤아리고 그것을 다시 되나 말로 헤아린다. 그렇게 하면 밭에서 나오는 조 수확량이 몇 가마니, 몇 말, 몇 되라는 숫자까지 나오게 된다. 그러면 그 양을 공출로 바쳐야 한다. 만일 그 양을 속이거나 안 바치면 그 사람은 반동이라는 낙인이 찍히고 그러면 인민재판을 받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사유 재산이라는 것은 가질수가 없고, 만일 양이 모자라면 모자란 만큼 까지 채워서라도 바쳐야 하는 것이다.


하루도 빠짐 없는 세뇌 교육은 근 7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김일성 장군 찬양 노래가 잊혀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어릴적부터 가르치는 세뇌 교육이 무섭다는 것을 증명하고도 남음이 있다. 광복 70년이 흘렀는데 70년 간을 지탱해 오고 있는 북한 정권을 생각하면 6.25 전쟁 기간 동안 겪었던 세뇌 교육이 자꾸 생각나게 함은, 필자가 경험한 어떠한 종교도 북한 공산당이 가르친 세뇌 교육을 따르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현충일은 국가의 제삿날이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 애국 선열들을 기억하고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되 새기는 날이다.전쟁이 일어나면 아무 것도 남아나지 않는다. 오직 잃는 것만 있고 얻는 것은 전혀 없다. 전쟁을 모르는 사람들이 전쟁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데 이는 정말 전쟁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모르는 소치이다. 승자라도 전쟁은 얻을 것이 없는데 하물며 패자의 경우는 더더욱 비참하다. 인권을 논한다는 자체가 전쟁시에는 사치일 뿐이다. 일제 강점기 같은 나라를 송두리체 빼앗긴 경우는 더더욱 할 말이 없다. 나라가 없으면 자유 권리 인권 은 물론 말할 권리, 배울 권리 등 아무리 발버둥 쳐도 자력으로 해결할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 선열과 순국 선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이 나라가 지금 평화를 누리고 있음에 깊이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어떠한 경우라도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되며 더더욱 나라를 잃는일이 생겨서는 절대 안된다. 공산당 특히 북한 공산당이 얼마나 무섭고 지독한가는 불과 3개월간 겪은 체험만 가지고도 7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음에도 생생한 체험으로 남아 있음이 증명하고 있다. 삼가 순국 선열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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