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대/경남도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
이상대/경남도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잡초와의 전쟁?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부는 언덕에 이름 모를 잡초야 ~ ~ 라는 유행가처럼 주변에는 알 수 없는 수많은 잡초가 우리와 같이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잡초란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나서 자라며 우리를 귀찮고 힘들게 하는 여러 가지 풀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제까지 우리에게 알려져 있는 식물종은 어림잡아 20만~25만 종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0.1%쯤 되는 200여종의 식물이 잡초로 문제시 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짓는 농사의 역사와 더불어 생활에 도움이 되는 식물을 찾아 가꾸고 거두어들이는 일을 거듭 하는 동안에 이들 하찮은 풀들은 언제나 제자리에서 쫓겨나는 존재였다. 인간은 식물을 재배하기 시작한 이래 농작물 경작지에 침범하는 잡초와 싸워야 했다. 어떤 잡초들은 처음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가치가 훗날 발견되어 잡초의 목록에서 그 이름이 삭제되고 우수한 약초로 발굴되어 인류 생명연장에 크게 기여하는 작물로도 재배되었다. 그런가 하면 재배식물을 새로운 기후대에 이식하면 잘 자라지 못해 잡초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잡초는 어떤 시기에는 전혀 쓸모가 없었더라도 과학자의 연구나 기술의 발달로 신비의 식물로 발굴되어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귀한 대접을 받기도 한다.
국민들이 먹고있는 우리 농산물은 잡초를 없애기 위해 수많은 방법으로 잡초를 관리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 중에는 비닐깔기를 통한 잡초억제를 비롯하여 기계를 이용한 초기 제초, 물 관리 방법, 천연제초제, 우렁이, 오리를 이용한 친환경적인 제초방법 등 수 십가지를 동원하여 풀과의 사투를 벌여서 극복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 인도, 케나다 등 대규모 기계를 활용한 옥수수, 콩 등을 생산하는 곳에서는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다. 인구는 늘어나고, 입맛은 지속적으로 고급화되어 육류소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제초제 없이 농사를 짓는 것은 전 인구의 절반이 풀 뽑는데 동원이 되어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러므로 제초제 사용의 불가피성을 충분히 이해를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초제도 예전에는 고독성농약으로 독성이 높았지만, 요즘 생산하는 제초제는 사용기준만 잘 지키면 일정기간 내에 분해가 되는 저독성농약으로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일부 국민들은 농약만 치면 전부 나쁜 농산물로 오해를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농약제품 1개가 등록되려면 수많은 과학자들이 수천 억원의 비용을 들여 개발을 한다. 개발의 기준에는 어류나 곤충에 미치는 영향, 환경에 미치는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정밀하게 분석을 한다. 또한 60kg 기준의 성인이 매일 먹어도 건강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양을 정하여 “이 농약은 수확 며칠 전까지 사용하십시오” 하고 표시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준대로 사용된 농약으로 재배한 농산물은 온 국민이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농산물이다. 물론 일부 다급한 농민은 이 기준을 무시하여 사용하다가 농산물품질관리원의 무작위 점검에서 발각되어 전량 폐기하는 일도 있지만 대부분의 농산물은 안전한 농산물임을 알아야 한다.
장마기에 접어든 이 시기에 잡초의 생육은 가장 왕성하다. 풀을 메거나 자른 후 1주일만 지나면 어디서 그렇게 많은 풀들이 나오는지 한숨이 절로 나온다. 농사를 짓는 자체가 애국자요 가장 신성한 직업중의 하나이다. 효율적으로 잡초와의 전쟁을 잘 극복하는 길이 부농으로 가는 길이면서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방법이다. 오늘도 뙤악볕에서 잡초와의 사투는 농업인에게 인내와 사람됨의 가르침을 배우는 참교육장의 하나라 생각된다. 잡초와의 전쟁! 꼭 이겨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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