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을 노래한 '지리산음악제' 감동
함양을 노래한 '지리산음악제' 감동
  • 함양/박철기자
  • 승인 2016.07.17 18:34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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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볕문화 주최…최영섭 헌정 가곡 등 여름밤 힐링공연 호응
▲ 지난 13일 함양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지리산음악제’공연 모습.

갑자기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소프라노 김옥이 고운 맵시로 무대에 오른다. 잠깐의 정적이 사뭇 길게 느껴졌다. 지휘자가 가수와 눈을 맞춘 후 가만히 손을 들자 바이올린을 앞세운 관악기 소리가 낮게 깔린다. 꼬리를 물듯 “만강에 둥근달~이 뜨는 지리산…” 고운 목소리가 초연의 시작을 알린다. 대가의 헌정곡 초연을 함께 한 함양주민들은 숨을 죽이고 역사의 한 페이지 속으로 몰입해 든다.


13일 밤 9시께 아름다운 상림숲과 필봉산을 병풍처럼 둘러친 함양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지리산음악제’ 2부의 시작 장면이다.

7시30분 시작한 이날 음악제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으로 1부 문을 열었다. 5분 가까운 연주가 마지막 음을 멋들어지게 휘어감으며 끝나자 ‘브라보’와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이는 청소년관악단으로 10여년 내공을 축적한 다볕유스윈드오케스트라가 코리아경남심포니(KGS)오케스트라로 업그레이드된 후 성공적인 데뷔를 한 데 대한 찬탄이기도 했다.

이날 음악제를 주최한 다볕문화 측은 공연 시작 전에 곡을 헌정한 최영섭 선생과 최동호 작사가에게 특별한 선물을 증정했다. 독특한 화풍의 호랑이 그림으로 유명한 함양 출신의 중견화가 이목일 화백의 대작이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두 사람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진 공연으로 최 선생의 ‘그리운 금강산’을 비롯한 동심초, 목련화, 가고파 등 귀에 익숙한 8곡을 소프라노 김옥, 바리톤 노희섭, 소프라노 강민성, 테너 박현재가 차례로 불렀다.

1부 마친 후 잠시 무대에 오른 임창호 군수는 “문화예술은 지역의 미래를 밝게 하는 핵심 분야로,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다볕문화와 다볕오케스트라, 최영섭 선생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2부는 최영섭 선생이 헌정한 5곡이 초연되는 메인 무대였다. ‘상림의 향기’, ‘함양에 살리라’, ‘함양 영혼의 동산 논개여’, ‘농월정’, ‘함양이 좋아요’ 등 5곡이 연주될 때마다 큰 반향이 일었다. 특히 ‘함양에 살리라’와 ‘함양이 좋아요’는 관객들이 함께 박수치며 흥겨운 분위기가 연출돼 호응도가 높았다.

초연이 끝난 뒤에도 감동의 여운이 가라앉지 않은 관객들이 '앵콜'을 연발하는 바람에 공연은 10시 가까이 돼서야 마무리됐다.

객석 뒤쪽에 홀로 앉아 박수와 ‘브라보’를 연발하던 다볕문화 전진석 대표는 “함양 음악계에 서광이 찾아왔다. 이 분위기를 이어가 반드시 국제음악제 유치와 ‘음악의 메카 함양’의 꿈을 실현시키겠다”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나름 음악에 조예가 있다”며 웃음을 터뜨린 한 관객은 이날 초연곡 중 특히 ‘상림의 향기’와 ‘함양 영혼의 동산 논개여’를 지목하며 “제2의 ‘그리운 금강산’ 후보작이 이 두 곡 중에서 나올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다.

이날 공연에는 임 군수와 임재구 군의회의장, 손병규 부군수, 김정옥 함양교육장, 김흥식 문화원장 등과 군 각 실과장들이 대부분 자리를 함께 했다. 참석한 주민들은 “보기 좋고 바람직한 모습”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500석의 객석을 거의 메운 관객들은 지역문화운동에 헌신하고 있는 지역예술인들의 열정에 진정어린 박수를 보내며 그들의 꿈을 응원했다. 함양/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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