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여성농업인을 찾아서]함안군 대산면 생활개선회 이금자 전 회장
[경남 여성농업인을 찾아서]함안군 대산면 생활개선회 이금자 전 회장
  • 배병일기자
  • 승인 2016.10.05 18:37
  • 4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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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생활 어려움 노력으로 결실 맺어

▲ 함안군 대산면에서 수박농사를 짓고 있는 이금자(오른쪽) 전 생활개선회장
처음 농촌생활 어려움 연속…꾸준한 노력 결실 
유기농비료·EM 등 사용 품질높은 수박 생산
생활개선회 활동으로 농촌생활의 활력소 찾아
농촌건강장수마을육성 운영위원장 맡아 추진
이젠 예전 어려움 추억으로 이야기하는 여유도

▲ 비닐하우스 작업 모습
◆도시 직장생활, 결혼, 농촌생활의 시작
함안군 대산면 이금자 전 생활개선회 회장은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중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과 결혼해 낙동강과 남강의 합류 지점에 위치한 함안군 대산면 고원마을에 서 농촌생활을 시작했다.
농촌생활은 처음부터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막상 시집을 와보니 시할머니에 시부모님, 시동생, 시누이 등 10명의 대가족을 둔 어려운 형편이었다. 시동생, 시누이의 교육비와 생활비 등 대가족의 생계는 오롯이 남편의 몫이었다.
당시 부부에겐  황폐화된 과수원과 논 9920㎡(3천평)이 전부였다. 신혼 초 과수원에서 약 2km 떨어진 헌집을 사서 논농사와 비닐하우스 농사로 부채와 싸워야했다. 최소한의 생필품도 살 돈이 없어 하루하루를 겨우 넘기며 우리 내외는 부둥켜 안고 울기도 수없이 울었다.
첫 아이를 낳고도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생후 2개월된 아이를 강풍이 휘몰아치는 날씨에도 업고 일을 해야했다. 때로는 이집 저집 아이를 맞겨 가며 일을 했고 동네 어르신들이 우리아이를 동네아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우리 부부는 다른 생각을 할 여유도 없이 밤낮없이 일해야만 했다. 1년내내 피땀흘려 일했으나 각종 부채의 원금은 커녕 이자도 갚을 수 없을 정도였다. 절망적인 나날을 하루하루 보내고 있던 시절 둘째가 태어났다. 농사일을  하느라 아이들에게 신경을 쓰지 못한 탓일까 둘째가 폐렴이 걸렸으나 돈이 없어 제대로 된 치료도 받아보지 못하고 내 품에서 떠나보내야 했다.

▲ 마을 어르신들과 노래교실을 즐기고 있는 이금자씨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우리 부부는 절망에 빠져있을 틈도 없었다. 다음해 어린 아이를 할머니에게 맡기고 5950㎡(1800평) 남의 땅을 임대하여 하우스 참외 10동을 지어 빚을 갚기 위해서 밤낮없이 일했다. 그러나 첫해 시세가 너무 좋지 않아 7동을 수확했으나 빚을 갚기엔 태부족이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더욱 열심히 관리한 결과 우리의 노력에 대한 답이라도 하듯 나머지 3동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많은 수익을 올렸고 급한 빚을 갚을 수 있었다.
다음해에는 참외 하우스 12동을 했다. 숨이 턱턱 막히는 하우스에서 땀에 젖은 옷을 짜가며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쉴 틈도 없이 정말 열심히 일을 했다. 끼니도 거르며 밤낮없이 일한 결과 그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고 어느정도 빚도 정리되었다.
이금자씨 부부는 참외에서 수박으로 작목을 전환했다. 수박으로 작목을 전환한 후에도 농사일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농사일도 점차 자리를 잡았다. 우리 부부는 수박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저렴한 비료대신 비싸지만 유기농비료와 EM등을 사용하여 품질 높은 수박을 생산하는데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맛 좋고 질 좋은 수박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한 노력에 답하듯 수익도 늘어나 최고 1억5000만의 수익을 올린 적도 있었다.
이제는 예전의 어려웠던 생활을 추억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우리 부부의 성공으로 주위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농법으로 바꾸면서 품질 좋은 수박을 생산하여 함안 대산수박의 인지도를 높이고 더불어 높은 수익도 올릴 수 있었다.

▲ 제19회 여성주간 기념식 연주 공연
◆이웃들과 함께 하는 삶이 곧 행복
모든 농촌여성이 그러하겠지만 집안일과 농사일을 병행하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정말 힘든 생활이다. 그러한 나에게 생활개선회 활동은 농촌생활의 활력소와도 같았다. 
2011~2014년까지 대산면 생활개선회장을 맡으며 회원들과 한지공예, 수박공예 등 다양한 교육도 받고 봉사활동도 했다.
농사일로 바쁜 중에도 틈틈이 시간을 내어 수박공예를 배워 각자 작품을 완성해 수박축제 행사 때 전시하고 김치, 고추장 등을 담가 연말에 불우이웃 돕기를 하기도 했다. 그럴 때 마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적극적으로 참여해 준 회원들이 너무 고마웠다.
어려운 농촌생활 중에도 이웃들과 함께 하며 많은 도움을 주고 받았다. 이웃 어르신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이 없었을거라 생각한다.

▲ 함안군 대산면 생활개선회 활동 모습
항상 마을 어르신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리라 마음먹고 있는 차에 우리 마을이 올해 농촌건강장수마을육성 사업 대상자로 선정되었고 제가 운영위원장을 맡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의 일환으로 국학기공, 요가, 노래교실 등 평생학습교실을 통해 어르신들이 건강을 되찾으시고 즐겁게 생활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수면제 없이는 쉽게 잠들지 못하는 저도 어르신들과 같이 운동을 하며 즐겁게 활동하면서 이제는 수면제 없이도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게 되었다.
옛말에 ‘덕은 닦은 데로 간다’고 남을 위해 봉사하는 생활이 나에게 긍정적 방향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이번 일로 더욱 깊이 깨닫게 되었고 앞으로도 마을과 어르신들을 위한 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고 싶다.
이런 말이 있다.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 좋은 일을 행하는 것이다. 지금 저는 너무 행복하다. 열심히 일한 만큼 결과가 말해주고 이웃과 더불어 같이 나누면서 이웃도 행복한 미소로 가득한 마을, 앞으로도 열심히 일하며 이웃들과 함께 마을을 가꾸고 지키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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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자 - 왕은주 농촌지도사(함안군농업기술센터 농업정책과)
자신보다 마을 일에 발벗고 나서 칭찬 자자  

함안군 대산면에서 수박농사를 짓고 계신 이금자 전(前) 대산면 생활개선회장님은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여성이다.

농사로 바쁜 생활 중에서도 대산면 생활개선회 회장으로 회원들과 소통하며 역대 회장님 중에 가장 회원들로부터 칭송받는 회장님 중 한분이다.

자신의 힘든 일보다는 마을의 일에 발벗고 나서서 일하시고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항상 봉사하며 사는 것을 보람으로 생각하신다. 이금자 회장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왜 회원들과 어르신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지 느끼게 된다.

농사일도 바쁘신데 마을일까지 챙기시려면 힘들지 않으시냐고 하면 내가 힘든것 보다 어르신들의 밝은 얼굴에서 보람을 더 느끼다고 말하신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농촌을 떠나지 않고, 이웃들과 함께 하신 회장님의 앞날에 지금보다 더 좋은 날들만 있기를 바란다. 배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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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웅 2016-10-06 13:58:45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