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수신제가 못하면 공직에 나서지 말아야
칼럼-수신제가 못하면 공직에 나서지 말아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2.16 18:2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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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균/칼럼니스트 중용의 리더십 연구소 소장

이태균/칼럼니스트 중용의 리더십 연구소 소장-수신제가 못하면 공직에 나서지 말아야


정치지도자나 지자체 단체장으로 나서려면 수신제가(修身齊家)는 필수조건이며, 우리사회의 보편적인 가치관이 되고 있다. 수천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공자님의 이 가르침은 우리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어 공자님의 인품이 얼마나 훌륭했는지를 실감하게 한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자신의 명예와 영달을 위해 출세 지향적인 인사들이 예상외로 많다. 우리 국민은 그렇게도 정치권을 혐오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신이 국가 발전과 국민을 위해 지도자가 돼야 한다는 당위론을 편다. 선거때는 유권자와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국민의 머슴이 될 것이라고 낮은 자세를 취하다가도 막상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민생법안 처리에는 관심없이 버젓이 세비를 챙기고 국정감사장과 청문회장에서 호통치는 국회의원이란 직업, 참 매력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회청문회에서 당당하던 국회의원도 자신과 가족문제가 도마위에 오르면 국민에게 사과한 후 매스컴의 화려한 조명에서 사라지고 만다.

어디 국회의원뿐이겠는가? 시·도지사와 시·도의원을 비롯한 기초자치단체 의원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단체장도 당선된 후 자기 사람 먼저 챙기다 보니 세간에는 늘 풍문이 많은데, 내고장 경남의 지자체장과 시·군의원들이 다른 시도 지자체에 모본을 보여주었으면 어떨까.

1991년 김영삼 정부가 출범시킨 지자체 의원들은 국민에 대한 봉사를 명예로 삼으며 무보수 명예직으로 출발했었다. 그러나 지방의회도 선거를 거듭하면서 지금은 지방의원들이 지자체의 재정여건에 따라 차별은 있으나 수천만 원대의 보수를 지급받고 있다. 따라서 기초단체 의원들이 무보수 명예직이라는 지자체 출발시의 명분은 상실한지 오래되었다.

정치권과 일부 지자체 단체장의 도덕성 결여는 전체 정치인과 지자체장들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불신풍조는 공직자와 사회지도층이 사리사욕 때문에 윤리와 사회 규범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사회지도층의 도덕성 회복과 인식변화 없이는 우리사회와 국가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공직자가 마음자리를 바꾸지 않는한 제도만으로 개혁은 기대할수 없다.

최근 대선후보들의 발길이 무척 빨라지고 있으나, 엄동설한의 추위만큼이나 대한민국에는 병신년의 액운들이 물러가지 않고 있다. 작년에 시작된 탄핵문제가 우리사회의 최대 화두가 되어 특검과 헌재 재판상황이 거의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2월에 졸업할 대학생들이 취직을 못해 자신은 물론 부모의 속을 태우지만, 여·야 정치권은 청년실업문제를 속히 풀어나갈 묘안보다 대선에만 몰두해 세간의 모든 관심과 뉴스는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대선 예비후보들의 동정에만 오로지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요즘 지인을 만나면 누구집 자녀가 어느 대학에 합격하고 낙방했으며, 어느집 자녀가 고시에 합격하고 대기업에 취직이 됐는지가 화제다. 자녀가 취업하지 못한 것 이 무슨 부모의 죄인가. 하지만 우리네 부모들은 자녀가 일류대학 못가고 좋은 직장에 취업 못한 것이 자신의 잘못인냥 기가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어두운 소식에도 근래에는 정계와 저명 인사들이 부모님 상을 당한 것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장례식을 치루고, 자녀들의 혼사를 조용히 마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보통사람들을 감동받게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정계와 재계, 사회 저명인사들 소위 거물집안의 혼례와 장례식에는 식장주변의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하객이나 문상객들이 찾아들어 붐비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려는 우리사회의 분위기는 바람직한 변화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보면서 차기 우리의 최고 지도자는 수신제가가 제대로 된 가정에서 원만하게 성장해 높은 도덕성과 중용의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되길 기대한다. 좌.우 진영은 누가 되더라도 또 한번 나라가 시끄러울 수밖에 없거니와 이제 보통 사람들은 보다 안정되고 민생고가 없는 행복한 국가에 살고 싶다. 촛불과 태극기 집회도 정말 진절머리 난다. 도대체 나랏꼴이 이게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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