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덧뵈기 한 가락 놀아보세!/영남지방의 탈놀이 중심으로(10)
칼럼-덧뵈기 한 가락 놀아보세!/영남지방의 탈놀이 중심으로(10)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2.27 18:0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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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교/문화재청 무형유산지기ㆍ진주문화원 향토사 실장ㆍ진주향교 장의

정창교/문화재청 무형유산지기ㆍ진주문화원 향토사 실장ㆍ진주향교 장의-덧뵈기 한 가락 놀아보세!/영남지방의 탈놀이 중심으로(10)


지난시간에 이어서 세번째, 우리나라 민속극, 탈놀이의 일반적인 성격에 대해 분석해본다.

우리나라 민속극인 탈놀이의 성격을 6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본다.

우리의 탈놀이는 기층 민중들이 탈을 쓰고 절실한 삶의 욕구와 억눌린 생활감정을 풀어내는 민중의 자생적 연희 형태이다. 그들은 해마다 일정한 시기에 일정한 장소에 모여, 마을의 풍요와 안녕을 빌고, 현실적인 고달픔과 소박한 그들의 바라는 내용을 춤과 노래, 재담, 몸짓으로 풀어버린다.

먼저 우리의 탈놀이에서 전개 방식을 보면 서구의 극이 가지고 있는 구성적 특징인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과정을 갖지 않는다.

탈놀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극적 환상에 빠지게 하지 않는다. 서구 연극처럼 일정한 시공간을 설정해서 사건이 일어나고, 설정된 인물의 갈등과 화해의 과정에 굳이 몰입할 필요가 없다.

탈놀이는 민중집단을 중심으로 전승되었다. 연희에 직접 참여하는 주요 연희자는 다양한 기층집단이다. 이를 분류하면 농민이나 상인과 임노동자, 하급 향리층 및 수군, 그리고 관노 따위의 중심이다. 이런 다양한 계층이 참여했지만, 전반적으로 탈놀이는 피지배계층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탈놀이의 전승 계층은 연희를 주선하는 주재자층, 탈춤을 추고 반주를 하는 연희자층, 걸립에 참여하고 놀이를 준비하며 단순 구경꾼이 아니고 적극적으로 판에 참여하는 향유자 층으로 나뉜다. 이들이 모두 전승의 한 축을 이루며, 탈놀이를 전승하는 핵심 계층이다. 이런 면을 보면 탈놀이는 바로 민중의 연희라고 할 수 있다.

탈놀이는 개방적 공간에서 춤, 노래, 몸짓, 재담이 유기적인 상호 관련성을 지니며 전개되어 간다. 이에 재담은 갈등을 유발하고 극을 진행시키는 역할을 주로 한다. 또 춤과 노래는 갈등을 해소하고 화해를 이루며 신명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탈춤은 자연과 인간의 삶에서 의미 있는 몸짓을 지닌다. 탈놀이에는 많은 노래뿐만 아니라 다양한 몸짓이 삽입되어 있다.

끝으로, 우리 탈놀이에는 공연 장소, 참여자, 공연 내용 등에 있어서 개방성이 저변에 깔려 있다는 점이다. 요컨대, 공연 장소인 탈판이 열린 공간적 특성을 지닌다. 마을 공터, 뒷산 언덕, 시장터, 냇가 등이 연희의 공간으로 사용된다. 다음, 탈판에 구경꾼으로 참여하는 사람도 판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동일한 민중집단으로 극적 전개에 친근감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아는 처지이므로 구경꾼들은 단순한 방관자가 아니고 놀음에 적극 개입한다. 한편, 중요한 요소인 춤과 노래는 탈판에 신명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춤도 빠른 장단에 의해 주로 신명을 불러일으키며, 극적 환상을 거부하면서 향유자들에게 흥겨움을 북돋워주기도 한다.

다음시간에는 네번째,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가면극에 대해 조사·분석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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