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표의 세상스케치-함께하지만 둔감한 마음
홍민표의 세상스케치-함께하지만 둔감한 마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06.04 17:5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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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표/단성고등학교 수석교사

홍민표/단성고등학교 수석교사-함께하지만 둔감한 마음


격식을 갖추기보다는 마음이 편한 장소에 가면 어쩐지 기분이 편안해진다. 그러면서 스스로 명랑함과 쾌활함을 유지하며 감성의 민감한 기류에 의존하려고 한다.

지난주 고향 친구 30여명이모여 대자연의 정취를 한껏 즐겼는데 동해안 관광 1박2일 코스로 강원종합박물관과 대금굴, 낙산사와 동강을 관람하며 함께 어울렸다. 이 바쁜 세상을 사는 동안 이렇게 시간을 내어 환한 웃음과 맛있는 먹거리로 좋은 구경하며 깔깔 웃고 사는 재미는 겪어보지 못하면 알 수 없다.

 

▲ 소나무 예찬

그런데 무엇인가 그때 그 자리에서 함께한 유쾌한 기분을 민감하게 감지하지 못하면 어디에서도 그 감정을 살려 낼 수 없다. 그래서 지나고 나서 보면 항상 그 놀이의 현장이 그립기도 하고 아쉬워지기도 하다. 여러 친구들과 함께하는 모임에서 유독 같이 붙어 다니는 친구를 수년 째 보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도 자리도 같이 앉고 화장실도 같이 가고 식사도 마주보고 방도 같이 쓰고 사진도 같이 찍고

▲ 설레임

쇼핑도 같이 간다. 인천서도 오고 부산서도 창원서도 온 친구들은 뒷전이고 늘 함께 한다. 진주서도 수십년 째 같이 만나는 사이다.

그런데도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는 대화가 없다. 오랜 습관 때문일까? 인천서 온 친구가 바로 옆 자리에 혼자 계속 앉자 있었다. 한번쯤 애기를 했으면 했는데 헤어지기 막바지에 내가 자리에 앉자 애기를 좀 나눴다. 지금의 이야기는 사소한 일에 불과한 것은 틀림없다.

진실한 자기 마음으로부터 부드럽게 사람을 사랑하는 자기를 찾아내려고 민감한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임도 틀림없다.

우리가 가족이나 친구를 만나거나 사회생활을 하는 가운데 애정을 깨닫거나 가지는 것은 날마다 시간마다 말씨나 어조, 몸짓, 표정으로 나타나는 사소한 배려의 덕택이기도 하고 궁극적으로 우리 인생의 행복은 애정이 깃든 표정이나 사소한 마음 쓰임에 의하여 나타나는 약간의 배려로 크게 증진됨을 일깨워준 소중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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