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개발 방산제품 신뢰 추락 ‘전전긍긍’
KAI 개발 방산제품 신뢰 추락 ‘전전긍긍’
  • 구경회기자
  • 승인 2017.07.23 18:27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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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온 이어 미 공군 고등훈련기 교체사업도 불똥 우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방산비리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으면서 국민들의 혈세를 들여 개발한 방산제품들의 신뢰도까지 함께 추락하고 있다.


KAI 임직원들과 방산업계 관계자 등은 지난 2006년부터 1조3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다목적 헬기 수리온 판매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검찰이 지난 14일 수백억원대 원가 부풀기와 횡령혐의 등으로 KAI 사천 본사와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17일에는 비자금 조성 등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협력업체 5곳을 압수수색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성용 전 KAI 사장의 측근이자 핵심 인물인 ㄱ 경영지원본부장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더구나 감사원이 최근 수리온의 엔진 등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것으로 발표하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쓸모없는 기계’로까지 몰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검찰의 전방위 압박이 심해지자 하성용 사장은 지난 20일 전격 사의를 표했다. 실제 연내 수리온 1기 도입을 계획하고 있던 제주소방안전본부는 지난 17일 KAI에 안정성 추가검증을 요구했다. 감사원이 수리온의 비행 안전성이 우려된다는 발표가 있은 직후다. 경찰과 산림청도 의료와 산불진화용 헬기를 조만간 구매해야 하는데, 소극적인 자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특히 KAI가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미 공군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에 불똥이 튀지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국산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를 미 공군 요구에 맞게 T-50A로 개량해 최종 제안서를 미 공군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올해 말 선정을 앞두고 보잉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사업규모가 18조 원이며 향후 38조 원에 이르는 대형 사업이다. 하지만 방산비리에 경영진의 공백까지 겹치며 수주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사임한 하 사장을 대신해 직무대행을 맡게 된 장성섭 부사장이 조직을 추스러야 하지만 영업 등 대외관계를 아우르는 정무적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수리온이 매도 당하는 것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군용에서 초기 결함을 보완해가며 인명 구조·산불 진화에까지 입지를 넓혔고, 이에 따라 경찰이 수리온을 선도적으로 구매하며 외산 일색이던 구조 헬기에서 국산의 존재감을 높혀왔다. 그런데, 마치 수리온이 심각한 결함으로 쓸모없는 기계로 취급 받는 등 매도당하고 있어, 수리온 개발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는 것.

전투헬기 조종사와 조종양성교육을 담당했던 퇴역장교 ㄴ 씨는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 특히 항공기는 운용되면서 수 많은 DN(설계변경) 사항을 보완해가며 완전체에 접어든다”며 “지금 발견되는 결함들, 그리고 그 해결의 경험이 축적되어야만 우리나라 항공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행착오 없는 위대한 산물이 어디 있느냐”며 “수리온의 개발과 운용은 대한민국의 자랑인데 이것을 만들기 위해 피땀흘린 사람들, 목숨걸고 시험비행에 참가했던 조종사들, 그들의 얼굴에 먹칠하는 언행은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100년이 넘는 역사에다 최고라 평가받는 벤츠도 결함으로 고장이 나고 리콜도 하는데 이제 갓 10년된 수리온이 완벽할 수가 있겠냐”며 ”세계 그 어떤 항공기도 완벽할 수 없는데 마치 수리온만 결함투성이인냥 매도하는 것은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경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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