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함께 하는 세상(6)
아침을 열며-함께 하는 세상(6)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7.12.14 18:4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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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

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함께 하는 세상(6)


‘빨리 가려면 혼자서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고 한다. 그 속담이 요즈음에 자주 입에 오르내리곤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혼자가 삶을 살아가는 세태를 보면 더욱 가슴에 와 닿는 말이다.

인생의 삶에 있어서 각 개인마다 사고하는 바가 달라 여러 가지의 사고를 갖고 있겠지만, 혼자서 사는 것보다는 결혼을 해서 친구같이 함께 의지하고 함께 동고동락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덜 외롭고 더 나은 생을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요즈음에는 직업도 포기, 결혼도 포기, 자녀도 포기 하는 등 혼자서 살아가려는 풍조와 더불어 혼자서 사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그기에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것도 있다. 장사치다. 온갖 것을 혼자서 살아가는데 편리하도록 만들어 더 혼자서 살도록 부추기는 듯도 하다.

지난 화요일에 우리학교 6학년 어린이들은 담임 선생님과 함께 뜻깊은 봉사활동을 하였다. 11월에 학교에서 스스로 물품을 재활용 한 것과 이웃돕기 알뜰시장을 열어서 올린 수익금으로 몸소 이웃돕기 봉사활동에 나선 것이다. 아직은 스스로 하기가 서툴러서 선생님이 이끌고 안내하면서 많은 것을 추진하였지만, 그런 가운데 아이들도 자기들의 의사를 많이 반영하고 스스로 진행하는 처음으로 하는 봉사활동이라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이날은 변두리에 있는 세 가구에 연탄을 각 200장씩 사서 기부하는 것이었는데, 차가 골목을 들어가지 못해서 조금 먼 거리에 있는 집들이라 고생을 많이 했다. 모두들 1회용 비닐 옷으로 무장을 하고 고무가 손바닥에 코팅된 실장갑을 끼고 줄을 지어서서 연탄을 한 장씩 옆으로 전달해 주는 방식으로 했다. 하지만 연탄차가 있는 곳과 집까지의 거리가 멀어 옆 사람과의 거리가 멀어졌고 몇 걸음을 걸어가서 전해주어야 했다. 마음이 바쁘다보니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있었는데 처음으로 이런 봉사활동을 하는 아이들이고 선생님이라 모두들 온몸이 녹초가 되는 듯 하였다고 한다. 다른 사람을 도운다는 것이 이렇게 힘이 드는 줄 몰랐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마치고 학교로 돌아 왔는데 얼굴이 시커멓고 손도 시커멓다. 장갑을 끼었지만 손등에는 고무로 코팅이 되어 있지 않아 연탄가루가 손등으로 해서 손에 묻었는데 손으로 얼굴을 만지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따뜻한 물로 씻게끔 했지만 야무지게 씻지를 못해서 군데군데 얼굴이 시꺼멓게 된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표정들은 힘이든 속에 흐뭇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전에 있은 1차 봉사활동은 학교 옆에 있는 양로원에 가서 위문품과 공연을 하고 어깨를 안마해주면서 말벗도 하여 주었는데, 2차 봉사활동은 조금 특별한 이웃돕기 활동이었던 것 같다.

이제 이 아이들은 진정한 이웃돕기 봉사활동에 대하여 많은 것을 몸으로 체득을 하였으리라 여겨진다. 자라서 어른이 된다면 함께 살아가는 이웃을 생각하게 되고, 서로 도우고 협력을 할 수 있는 봉사활동에 대하여도 많은 생각과 실천을 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기부하는 문화 조성에도 많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사회, 나 혼자만 행복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의 늠름한 모습을 상상해 보면서, 멋지고 아름다운 우리사회에 대한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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