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A고교 '페미니즘 특강' 후폭풍 몸살
함양 A고교 '페미니즘 특강' 후폭풍 몸살
  • 박철기자
  • 승인 2018.07.01 18:54
  • 3면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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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과 인권' 특강 취소로 촉발된 '페미니즘 보이콧'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함양 모 고교 학부모 대표들과 교장 등 학교 관계자들이 지난달 27일 밤 교장실에 모여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남녀학생간 설전이 ‘여성혐오ㆍ미투’로 비화
학교측 특강 중지 통보-특강진행단체 반발
교육청 조사에 학부모들 “학생 흔들지 마라”

함/양 A고교에서 지난 5월 진행한 페미니즘 특강 취소 사태로 ‘페미니즘 보이콧’, ‘학내 미투’ 등 논란이 발생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함양군이 명문고로 육성하기 위해 지역 역량을 모으고 있는 학교인데다가 미투 바람이 거센 시기라 더욱 눈길을 끈다.

◆사건의 발단=A고는 남원시 모 여성주의 문화단체 주관으로 지난 5월 23일 학생회 간부 대상 성교육, 26일엔 수강 신청한 1·2학년 남녀 학생 25명을 대상으로 ‘성과 인권’ 특강을 실시했다. 이후 5월 말께 ‘맘충? 아이를 돌보는 게 왜 엄마만의 일인가요?’ 등 페미니즘 메시지가 담긴 포스트잇이 학교 여자화장실에 게시되고, 이에 대해 남학생들이 ‘일부를 보고 전체를 판단하지 마라. X같은 페미들아’ 등 온라인 댓글로 언어폭력을 가하며 설전이 오갔다. 여학생들이 피해를 호소하자 학교에서 중재해 관련 남학생들이 공개사과문을 게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교내에서 ‘메갈은 정신병’, ‘쿵쾅 쿵쾅’ 같은 남학생들의 공격과 조롱이 이어지자 SNS에서 ‘H고 여성혐오 공론화’라는 계정을 통해 관련자료와 증빙을 모으고 공개하기 시작했다. 이를 시작으로 3학년 여학생들 중심으로 교사들의 성차별과 혐오발언을 모아 해당교사들의 공개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했다. 그러자 학교 측은 이 요구를 수용·이행했고, 특강 단체에 “특강 이후 남녀학생 간의 언어폭력과 대립, 교사·학생 간의 갈등과 피해가 극심해 강의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사태 공론화와 대립=강의 취소에 대해 특강 단체는 “페미니즘 보이콧과 백래시(반발) 사태에 유감을 표하며 학내 여성혐오 문화와 미투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한다”며 도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25일 도내 일간지에 내용이 보도되며 사태가 커졌다.

이에 도교육청과 함양교육지원청 학교폭력 담당자 3명은 지난달 26일 오전 학교를 찾아 1차 조사를 벌였다. 이날 특강단체는 미투경남운동본부, 경남여성연대, 민변 경남지부 등 여성·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OO고 학내 미투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조직하고 “사건 관련자와 책임자를 처벌·징계하고 성평등 문화 정착 등을 위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자 이번엔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섰다. 학부모회장 등 학부모 대표 20여명은 27일 밤 학교를 찾아가 교장, 교감 등과 만나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학부모들은 “우리는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며 “학생들이 논란의 중심이 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강사의 입장과 파장에 대한 해결책을 묻는다 ▲도교육청의 전수조사를 반대한다 ▲남은 강의를 거부한다 ▲강사가 강의했던 자료 제출을 요구한다 등의 결의안을 내놓았다.

이들은 다음날 도교육청 장학관 등 5명과 함양교육지원청 1명, 미투경남운동본부 추천인 2명 등이 전교생 대상 전수조사에 나서자 이들을 막아섰다. 조사에 나섰던 도교육청 관계자는 “3시간여에 걸친 대담 끝에 (설문조사) 진행을 하는 게 더 후폭풍도 없고 오히려 학생들이 빨리 안정될 수 있다는 데 공감해 학부모 대표 2~3명도 함께 입회해 설문조사를 했다. 오늘(금요일)부터 분석하고 있으나 분량이 많아 월요일까지는 해야 정리가 될 거 같다”고 말했다.

◆관련 당사자들의 입장=특강 단체와 비대위 측은 ▲‘미투’와 페미니즘 백래시를 단순한 ‘갈등’ ‘대립’으로 치부하고 처리한 함양고에서 여학생들의 안전과 인권이 보장될지 우려되며, 정확한 사건 조사와 실질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학교가 현 상황을 진정성 있게 처리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학교는 학내 여성혐오 문화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며 학교폭력으로 이어진 페미니즘 백래시에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등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학부모 측은 문제의 핵심이 ‘미투’가 아닌데 논란의 본질이 호도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27일 학교·학부모 대표 면담에서 학부모들 사이에선 “‘학내 여성혐오’, ‘스쿨 미투’ 등 성폭력 같은 큰 문제를 학교가 숨기고 있는 듯이 언론 플레이부터 나서 학교 이미지와 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큰 피해와 상처를 입었다”며 “누가 책임질 거냐”는 등의 성토가 봇물을 이뤘다.

학교 측은 “특강 신청이 들어왔을 때 강사 프로필과 강의 원고 ,자료 등을 제출해달라고 했으나 응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학교가 사전에 특강 실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강의가 학생들에게 적절한지, 믿을 수 있는 강사와 단체인지 등 여러 측면을 신중히 검토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알아보니 (특강 단체의) 실체나 사무실도 없고 오히려 (학교에서) 찾아온다고 민원을 넣더라”고 어이없어 했다.

A고 교감은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학생들끼리 욕설이 오가고, 학교폭력으로 이어질까 두려웠다. 교사들도 수업진행이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부장회의에서 ‘논란이 계속되면 피해가 커진다’고 의견이 일치했다”고 강의 취소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 부당해고라는 공문이 와서 황당했다. 그 강의는 필수과목이 아니라 (실시나 진행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며 “학교는 3강까지 하기로 계약한 바가 없으며, 강사 측이 인문학교실 담당교사와 3강까지 하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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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 반대 2018-07-06 13:50:52
학교에 페미니즘 괜히 들여와서 이 지경이 된겁니다. 페미니즘 말고 좀 교사 재량껏 남학생과 여학생 입장을 두루둘 살펴볼 수 있는 교육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yzX4cqnt5E&t=1s

https://www.youtube.com/watch?v=zEfa8bQOHNU&t=111s

https://www.youtube.com/watch?v=2YvDFGTaxi8&t=285s

뷔페니즘 aut 2018-07-02 18:44:59
단체의 실체와 사무실도 없는 여성단체가 교단에 서서 특정이념을 주입한다는게 말이 되는가? 강사의 프로필과 원고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학교측이 강의를 취소한건 밴번 옳은 결정이다.

여성주의 게라웃! 2018-07-02 17:33:43
정권 바뀌고나니 언론에서 페미 빨아주느라 바쁜데 아무리 포장질해도 페미니즘이 더 싫어졌다! 여성단체가 뭐 벼슬이냐? 페미니즘 거부할 인권은 어디로 실종?

ㅇㅇ 2018-07-02 15:59:59
페미니즘 처음 취지가 어쨌든간에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변질된건 맞음. 페미니스트 말고 평범한 교육자를 원합니다.

페미니즘 ㄴㄴ 2018-07-02 15:46:09
https://www.youtube.com/watch?v=M3Ry8FrBDh0
(지난해 위례별초등학교 페미니즘교육 실태에 논란 학부모 발언)
페미니즘에 빠진 여자들 절대다수가 남성혐오하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혀있어요.
거기다가 이게 그냥 여성주의도 아니고 동성애 성소수자가 페미니즘에 반드시 따라붙는 추세입니다.
페미니즘 심각한 문제점도 교육을 해야죠.
여성차별 문제만 크게 다루는 교육은 반대합니다.